술 안 마셨는데… 경찰 신고 후 강제 정차시킨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
음주운전 의심 행위를 경찰에 알리고 추적·검거 과정을 생중계하는 유튜버가 애먼 운전자를 괴롭힌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로 활동하는 유튜버 A 씨가 최근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 행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 씨는 지난해 12월 말 광주 북구 한 도로에서 다수의 구독자와 공동으로 차량 여러 대를 동원, 주행 중인 다른 차량을 멈춰 세운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 차량 운전자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의심해 경찰에 신고한 뒤 이같은 행동을 했는데, 경찰 확인 결과 피해 운전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
이에 피해 운전자는 A 씨와 현장에 함께 있었던 구독자들을 고소했고,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돼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A 씨는 지난 1월에도 광주 광산구 유흥가에서 음주운전 적발 현장을 유튜브로 중계하다가 구독자와 운전자 간 폭행 사건의 빌미를 제공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2일 새벽에는 광주 광산구 도로에서 구독자들과 함께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경찰에 신고하고 이동 경로를 뒤쫓으며 온라인 생중계를 하기도 했다.
당시 A 씨는 30대 중반 B 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약 2km 떨어진 상태에서 뒤쫒았다. A 씨의 구독자가 운전하는 차량 2대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쫒기던 B 씨 차량은 도로변에 주차된 대형 화물차를 추돌했는데, 이 충격으로 B 씨는 심하게 다쳐 사망했다. 차량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다.
경찰은 A 씨를 조만간 형사 입건해 사망 사고와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