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미국 나노네크와 차세대 배터리 공동개발 생산 나선다
20일 부산 본사서 나노테크와 MOU 체결
미국 현지 공동연구법인·생산기지 설립
ESS·UPS 분야 등 사업 확장 길도 열려
이차전지 대표기업 금양이 미국 이차전지 제조기업과 손잡고 미국 현지에 공동연구법인과 생산기지를 세운다. 지난 3월 4695 배터리 개발 성공 이후 공급처 확보에 집중한 금양은 이를 발판으로 미국 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양은 미국 나노테크 에너지(이하 나노테크)와 화재 억제력을 갖춘 차세대 배터리를 공동 개발해 생산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금양과 나노테크는 MOU 이후 논의를 거쳐 미국 현지에 공동연구법인을 설립하고 별도 생산기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양은 앞서 지난 19일 나노텍과 내년부터 6년간 17억 2000만 달러(2조 3000억 원) 상당의 2170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MOU 체결식에 참석한 커티스 칼라 나노테크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부산 사상구 금양 본사에서 류광지 금양 회장과 협약서에 서명했다. 칼라 COO는 MOU 체결 이후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연간 3억셀 생산 규모의 기장 드림팩토리 2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이차전지 셀 제조 및 판매 전문 회사 나노테크는 그래핀 기반의 에너지 저장 배터리 제품을 각 처에 공급하고 있다. 나노테크가 특허를 획득한 단일층 그래핀 물질은 비 연소성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 투명 전도 전극, 전도성 잉크, 전도성 에폭시, 정전 방지 코팅 등 여러 응용 분야에서 사용되는 혁신적인 소재로 꼽힌다.
이날 체결식에서 칼라 COO는 금양이 보유한 다양한 제품 생산 기술과 배터리의 질적 수준을 최고로 꼽았다. 국내외 여러 회사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금양 제품의 정교함이 월등히 뛰어났다는 것이다. 나노테크는 금양과의 협력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나노테크의 혁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칼라 COO는 “자사의 그래핀 소재 기술과 금양이 에스엠랩을 통해 구축한 하이니켈 97%의 양극 소재 기술을 접목하면 보다 강력한 화재 억제력을 갖춘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안정적인 공급라인을 구축하는 것인 만큼 금양이 제조 파트너로서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금양 역시 나노테크와의 협력으로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분야와 무정전 전원장치(UPS)에 2170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미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셈이다. 금양은 지난 3월 글로벌 완성차 기업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한 468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를 44%가량 늘릴 수 있는 4695 원통형 배터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류광지 금양 회장은 “금양 제품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인정한 나노테크 에너지와 함께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적극 개척할 계획”이라며 “향후 기장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클러스터를 구축해 보다 많은 지역 기업과 함께 하는 것이 금양의 또다른 미래”라고 밝혔다.
한편 금양은 기장 드림팩토리 2에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2170 배터리를 연간 2억셀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내년 6월부터는 4695 배터리를 연간 1억셀 양산할 계획이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