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남고, 모듈러 교실 아닌 학생인성교육체험장에 임시 ‘둥지’
강서구 학부모 설문 결과 반영
공기질 우려 모듈러 결국 철회
내년 동삼·명지동 이원화 운영
2026년 3월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이전이 확정된 부산남고가 예정 부지 인근 부산학생인성교육체험장에 임시로 문을 연다. 명지동 일대 고등학교 과밀 학급 문제가 심각한 데 따른 임시 조치다. 대안으로 거론됐던 모듈러 교실 설치 계획은 교실 내 공기질에 대한 우려(부산일보 4월 7일 자 11면 등 보도) 등으로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2~18일 2025학년도 명지 지역 일반고 학생 배치 방안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강서구 8개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1300여 명이 참가했다. 학부모들은 △서부학교군(사하구) 고교 분산 배치 △임시 교육시설(모듈러교실) 활용 △명지동 내 명호고·경일고 배정 △인성교육체험장 활용 등 4가지 방안 중 인성교육체험장 활용에 다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경일중·명지중·오션중 등 8개 중학교의 현 중3 학생 일부는 내년에 인성교육체험장 내 부산남고 임시 교사로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기존 인성교육체험장 시설을 보강해 일반 교실과 특별실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남고는 2025년에는 ‘이원화 체계’로 운영된다. 2025년 영도구 동삼동 기존 학교에서는 고3 학생 수업이, 명지동 임시 부지에서는 고1 학생 수업이 진행된다.
이번 학부모 설문조사는 당초 지난달 8~12일 △사하구 분산 배치 △모듈러 교실 활용 △기존 학교 배정 등 3가지 방안을 두고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지난 5일 진행된 학부모 설명회에서 인성교육체험장 활용안을 4안으로 추가해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고, 시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시교육청은 당초 명지동 호산나교회 인근 부산늘봄전용학교 예정 부지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예산 37억 원도 편성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모듈러 교실의 공기질 우려를 제기했고, 인성교육체험장 활용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에서는 시교육청의 학부모 의견 수렴 절차와 부산남고 운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존 시설인 인성교육체험장 활용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모듈러 교실 설치 예산을 우선 편성한 것이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2025년 한시적이지만, 고1과 고3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무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