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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무총리·장관 후보자 엄정한 검증이 국정 동력의 출발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늘부터 이틀간 열린다. 이에 앞서 23일 이재명 정부는 11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장관 인선은 깜짝 발탁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실용주의, 전문성, 탕평의 철학을 살리려 노력한 점은 보인다. 다만, 김민석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안갯속이다. 제기된 의혹을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총리 후보자의 국회 동의와 장관 지명자 인사청문회를 끝내야 새 정부는 국정 운영의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그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게 검증의 시간이다. 엄정한 국회 청문회를 통과할 때 국정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하며 “실용성과 효능감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철학에 따라 성과를 내는 행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지명자나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은 다소 의외다. 부산 이전을 약속한 해양수산부 장관에 부산 유일의 민주당 현역 전재수 국회의원을 선택한 것도 지역 공약을 지키려는 다짐으로 읽힌다. 국방장관 지명자 안규백 의원이 임명되면 1961년 5·16 군사정변 이래 최초의 민간인 출신이 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명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새 정부가 인수위 없이 출발했다고 검증을 어물쩍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문성과 탕평, 통합의 가치를 실현했다는 국무위원 인선이 실제 국정의 동력으로 되려면 청문회에서 적합성과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 중심에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있다. 국민의힘은 금전 의혹, 아들 특혜 논란을 문제 삼으면서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까지 거론하고 있다. 5년 간의 세비 수입이 5억 원인데 13억 원을 지출한 경위, 11명에게 빌린 1억 4000만 원의 성격을 국민의 눈높이로 해명해야 한다.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미흡한 해명으로 일관하면 결국 여야 갈등만 커진다. 새 정부의 협치 기조와 맞지 않는 일이다. 인사청문회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국민적 검증과 신뢰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과거 권위주의나 여야 극한 갈등 때는 국회 청문회 절차 무시가 되풀이됐고, 그 결과 국민적 불신과 정치적 갈등이 커졌다. 청문회에서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국회 다수석의 힘을 내세워 임명을 밀어붙이면 정치 문화가 과거로 퇴행하고 만다. 실용과 통합, 소통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는 과거를 답습해선 안 된다. 원칙과 절차를 존중하는 새로운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국정을 수행할 국무위원에 대한 투명한 검증은 국민 신뢰의 바탕이 되고, 국정 동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설] 수도권-비수도권 초양극화 지역 부동산 부양책 시급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는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2022년 6월 시작된 아파트값 하락세가 3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부동산 ‘불장’이 지속되면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폭증한 반면 부산은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서울 집값이 오르면 부산 등 지역도 순차적으로 들썩이는 수순을 보였으나 현재는 인구 유출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전혀 다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부동산의 초양극화 현상이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새 정부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 2월 3일 상승 전환한 이후 20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1만 7325건으로 전년(8722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부산은 지속적 가격 하락세를 보이면서 거래량도 6799건으로 전년 6383건 대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거래 부진이 지역 경제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아파트 평당 가격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10년간 148.5% 올랐다. 하지만 부산은 51.4% 상승하는 데 그쳐 양 도시의 격차는 기존 2.1배에서 3.5배로 확대됐다. 비수도권에서 “지역 부동산이 다 죽어가는데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는가”라는 볼멘소리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수도권 신도시 건설, 대출 기준 강화와 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공급 증가와 규제 강화 위주의 부동산 정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런 근시안적인 땜질식 처방이 초래한 결과가 지금의 초양극화인 것이다. 과거와 완전히 차별화된 지역 위주 부동산 부양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청년층 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실질 구매력 약화 등 비수도권 부동산이 직면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실수요자를 늘려 주택 수요 기반을 증대시키는 지역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 비수도권 주택의 경우 1가구 2주택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금융 규제를 강화할 경우 지역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 지역 상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주의를 해소하고, 부울경 메가시티 등 초광역 발전축을 비수도권에 조성해야 한다. 새 정부가 예전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설] 해수부 2029년 부산 이전? 조직 이기주의 발로면 큰 일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 실행을 놓고 당사자인 해수부가 자꾸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해수부는 본부 청사 부산 이전을 이재명 정부 끝자락 시점까지 미루는 청사진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항로 개척 등 새로운 해양환경이 도래하면서 부산을 거점으로 한국이 해양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새 정부의 지향점과 거꾸로 가는 듯한 행보다. 불과 몇 주 전에도 해수부 공무원 노조가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며 거친 목소리로 성명을 내놓은 바 있어 국가 대계를 외면하는 공무원들의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해수부가 청사 이전 계획을 국정기획위원회에 공식 보고했다고 보도한 일부 언론은 해수부가 다음 달 중 청사 이전추진기획단을 구성해 부지 선정과 청사 설계, 공사 발주, 예산 편성 등의 본격 이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사 이전 로드맵은 내년 5월 설계 발주, 2027년 공사 발주, 2029년 말 준공 및 이전 완료를 내용으로 한다. 총사업비가 1425억 원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예산 수치도 포함됐다. 문제는 로드맵이 정한 2029년 말은 이재명 정부 말기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해수부는 보고 과정에서도 청사 이전이 가져올 행정 효율성 저하와 직원 사기 위축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예산안까지 포함된 데다 국정기획위도 보고 내용 사전 유출만 지적한 점으로 미뤄 지역사회는 이번 보고를 해수부 공무원의 집단 반발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해수부 공무원 노조가 “세종에서 멀어질 경우 행정부처 간 정책 조율은 구조적 한계를 가지게 된다”며 “본부 이전이 오히려 해수부 기능 약화와 해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을 한 것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당장 지역사회에서는 해수부가 민간 시설을 임대해서라도 내년 1월부터 부산에 와야 한다는 격한 반응들이 쏟아진다. 이재명 정부 초반에 나온 지시도 이렇게 반발이 심하면 정권 말기엔 과연 영이 통하겠느냐는 우려다.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한 정부 부처가 다시 청사를 부산까지 옮기게 되면서 공간적으로 변방이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일 테다. 하지만 과거 정부에서 해수부가 없어졌다가 부산이 앞장서 해수부를 부활시킨 점을 기억한다면 해수부의 반발은 부산으로선 유감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은 해양강국에 대한 의지를 내세운 새 정부의 기치 아래 산업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 타 정부 부처에 흩어져 있는 조선, 해양물류, 해양플랜트 관련 기능까지 해수부로 모두 끌어올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일 수도 있다. 조직 이기주의 표출로 부산 이전에 어깃장을 놓고 있기에는 해수부를 둘러싼 환경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이버 BTS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 복무가 지난 21일로 완전 종료됐다. 7명의 BTS 완전체를 아쉬워했던 전 세계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과거 BTS 멤버 입대 때, ‘아미’(팬덤명)들이 들으면 놀라 자빠질 만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군대 간 멤버 1~2명 쯤은 ‘가상’으로 만들어서 공연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그런데 상상은 이미 현실이었다. 이른바 ‘버추얼 아이돌’(Vitual Idol)이 활동하고 있었다.버추얼 아이돌은 가상의 그래픽 아바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이버 가수다. 이들은 실제 사람이 일부 개입해 목소리를 입히거나 움직임을 구현한다.2023년 3월 데뷔한 ‘플레이브’(PLAVE)는 대표적인 5인조 남성 버추얼 아이돌이다. 2024년 8월 디지털 싱글 ‘Pump Up The Volume!’이 발매 6시간 만에 멜론 TOP100 1위를 기록했다. 역대 남자 아이돌 그룹 중 6번째이자 버추얼 아이돌 최초의 기록이란다. 발매 24시간 만에 스트리밍 183만 1300회를 기록해 그해 24시간 스트리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뮤직비디오로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무대 위에도 오른다. 2024년 4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팬콘서트를 열었고, 10월에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가졌다. 티켓 가격은 12만 원이었다.2023년에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LA 컨벤션센터, 중국 광저우 세계무역센터에서 다른 팝아티스트와 합동 공연을 열었다. ‘진짜 사람’ 가수가 노래를 하다가 커다란 스크린에 등장한 버추얼 아이돌과 악수도 하고 율동도 주고 받으면서 때론 화음도 나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중국에서도 인기 있는 버추얼 아이돌 콘서트에는 2만~3만 명은 거뜬히 모인다고 한다.지난 11일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 토크쇼에서 버추얼 아이돌이 화두가 됐다.노시용 MBC 예능PD는 “새로운 기술로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노래는 물론 작사·작곡 실력도 탄탄하다. 실시간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끔씩 드러나는 기술 상의 오류조차도 버추얼 아이돌의 인간미로 느껴진다. 내년 BOF 무대에 버추얼 아이돌을 올려보라”고 제안했다.가상의 공간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아이돌을 부산 BOF 무대에서 만나는 건 기대되는 일이지만 생경하기도 하다.
논설주간/이사
강윤경
논설위원/대기자
강병균
논설위원
김승일
정달식
이상윤
김상훈
천영철
[데스크 칼럼] 난 그런 노인이 좋더라
노화는 눈에서부터 시작됐다. 노안이 와서 침침하고 잘 안 보인다. 요즘 회사 출근은 내가 일등이다. 타고난 근면 성실 때문은 아니고, 아침에 잠이 너무 일찍 깨서다. 집에서 빈둥대기보다 차라리 지하철 덜 붐비는 시간에 조기 출근 중이다. 언제부터인가 오른팔이 아프고 들어올리기도 힘이 들어 병원에 갔더니 오십견이라고 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로프 당기기를 열심히 하는 중이다. 오십견 예방과 재활에 효과가 있다는데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몇 년 전 우체국에 갔다가 날 보고 ‘아버님’이라고 불러 화를 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오는 나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정년퇴직이 머지않은 이제는 차라리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가, 장차 어떤 노인이 될 것인지 고민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라는 유대인 속담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정치 관련 유튜브를 크게 틀어 놓는 노인은 되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지하철에서 보청기가 아니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정치 유튜브 대신 음악을 듣는 교양 있는 노인이 되고 싶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8.2%로 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 노인이 되어서도 밥값 정도는 서로 내겠다고 경쟁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면 좋겠다. 기자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다. 다가올 노인 생활에 롤모델로 삼고 싶은 두 분이 떠오른다. 첫 번째는 90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실버넷뉴스〉 방송보도부 이성용 기자다. 조선총독부가 신사참배를 강요하던 1935년에 태어난 그는 정년퇴직 후에야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뒤 영상편집지도사, 드론항공지도사 자격증 등을 차곡차곡 따서 지금은 노인복지관 컴퓨터 강사로도 활동하며, 틈틈이 영화도 찍고 있다. 장수의 상징 거북이처럼 느려도 꾸준하게 노력하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한 분은 역시 부산에 사는 77세의 ‘할매 에세이스트’ 이옥선 작가다. 그가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출간한 책 〈즐거운 어른〉은 요즘 같은 시대에 19쇄를 찍으며 4만 5000부가 넘게 판매됐다. 예스24는 2024 올해의 책, 알라딘은 2024 올해의 신인상으로 선정했다. 세상에는 76세에 신인상을 타는 사람도 있다. 그가 지난 1월 북토크를 열었을 때 한 여성 독자가 “시어머니와 나이가 같은데 저의 시어머니였으면 좋겠다. 혹시 언니나 누나라도 불러도 괜찮겠느냐”라고 말해 환호성이 터졌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이미 대만에 진출했고 일본에도 판권이 팔려 곧 나올 예정이라니, K-컬처의 다음 주자는 K-할매가 아닌가 싶다. 새로 찍은 책의 뒤표지에는 그의 딸 김하나 작가가 쓴 추천 글이 다음과 같이 붙어 있었다. “부모가 자식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한데 자식이 부모의 성숙을 지켜보는 기쁨도 못지않게 크다. 우리 엄마가 마침내 이런 할머니가 되었다. 자식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다.” 자식으로부터 이런 평가를 들었다면 이 세상 누구보다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된다. 건망증 이즈 뷰티풀! 슬기로운 노인 생활에 관심을 가지다 아카세가와 겐페이가 쓴 〈노인력〉이란 책을 읽고 무릎을 쳤다. 노인력이 하나의 능력이라면 나는 걸음마 수준이고, 부산은 노인력 만렙의 세계적인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이 들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는 상황을 ‘노인력이 생겼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세월에 저항하는 대신 “이것은 약해지는 게 아니라 힘의 변화다”라고 간주한다니 참으로 지혜롭다. 저자는 나이를 먹어 건망증이 심해지는 일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듯해 흥분된다고 했다.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다. 요즘 사람들은 신체의 노화를 늦추는 ‘저속노화’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노화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겠다. 〈노인력〉은 유쾌하게 늙어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정신의 저속노화를 실현하고 있어서 좋았다. 돌이켜보면 청소년기에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했고, 청년기에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공부했다. 중년의 나이는 좋은 노인, 아니 더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기에 딱 좋은 때인 것 같다. 누구나 노인은 처음이 아니던가. 가수 노영심이 불러 크게 인기를 끌었던 노래 ‘희망 사항’의 가사를 바꿔 중얼거려 본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노인, 술을 적게 먹고 배도 안 나온 노인, 내 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노인, 난 그런 노인이 좋더라.’ 꿈꾸던 노인이 된 내 모습을 그려본다. ‘노인과 바다’라던 부산이 노인력을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노트북 단상]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영화 ‘밀양’의 메시지
최근 재주목 받고 있는 영화 ‘밀양’. 직장 내 괴롭힘을 한 번이라도 당해본 사람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자식을 잃은 신애가 교도소에 있는 아들의 유괴범을 찾아간다. 그녀는 절망 끝에서 용서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고자 한다. 그 순간, 유괴범은 담담하게 말한다. “하나님께서 제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아들을 잃은 그녀는 이 한마디에 다시 한 번 무너진다. 도대체 누구에게 용서를 받았는지, 영화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하나님’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메타포라 볼 수 있다. 직장 내 폭행이나 갑질,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 가해자 대다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직에 남고, 정작 피해자에겐 트라우마와 악몽이 삶의 일부가 되는 현실을 선명히 보여준다. 피해자는 무너진 자존감과 정체성,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속에서 지옥 같은 삶을 견디는데 말이다. 통계는 이 비극을 수치로 입증한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10명 중 7명은 회사를 자발적으로 퇴사한다. 반면 가해자의 약 90%는 그대로 조직에 남는다. 일부는 30년 넘게 재직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 비정상적인 풍경이 너무나도 익숙한 게 한국 사회 문화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그 중심에는 가해자 중심의 조직 구조가 단단히 놓여 있다. 심리학자들은 가해자의 자기 합리화 기제를 지적한다.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가해자는 “순간의 실수였다”, “내 본심은 그런 게 아니었다.” “그땐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그 사람도 날 자극했잖아” 식의 자기 구원 서사를 만든다. 영화 ‘밀양’ 속 유괴범 역시 그렇다. 그의 “신께 용서 받았다”는 말은 피해자를 향한 사죄가 아니라, 자신의 죄책감을 없애기 위한 자기중심적 언어였다. 한국 사회의 문화적 문제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국 사회는 갈등을 회피하고, 체면을 중시하며, 집단의 평온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공감보다 회피, 진실보다 침묵, 책임보다 체면이 우선 시 된다. 그래서 피해자에게 “분위기를 흐린다”, “그만 좀 해라”,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냐?” 같은 말로 ‘용서’를 강요한다. 특히 “술에 취해 그랬다”, “몇 대 맞은 걸로 오버하냐?”라는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직장 내 괴롭힘을 정당화하는 핑계로 쓰인다. 한국 문화가 이렇다 보니 직장 내 괴롭힘을 방관하는 이들도 많다. 방관자들로 인해 그동안 ‘가족’, ‘선배’, ‘동료’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폭력과 폭언이 용인돼 왔는지 우리는 스스로 되물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 사회가 여전히 형벌 중심의 구조인 점도 가해자에게 ‘가짜 반성’의 기회를 준다. 징계나 사과가 이뤄지면 사건은 끝났다고 간주된다. 그러나 피해자의 고통은 형벌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통계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의 사과와 징계 후에도 피해자는 심리적 후유증에 시달린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조직 생산성에도 심각한 손실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WHO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손실은 연간 1조 달러에 달한다. 영화 ‘밀양’은 일상이라 여기는 이 사회의 부조리를 직시한다. 진짜 잘못한 가해자가 고통을 안고 반성하며 살아가는 게 정상적인 사회다.
[중앙로365] 선악과(善惡果)와 선과 악
구약성경에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을 받아 선악과를 따먹고, 선과 악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일로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고, 하느님은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생명나무 열매를 그들이 따먹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둘은 카인과 아벨을 낳았으며, 카인은 밭을 가는 농부가 되었고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가 되었다. 이러한 성경의 내용은 종교적 관점이 아니라 역사학의 관점에서 보면 인류 역사에 대한 은유이다. 우리의 단군신화도 역시 역사적 은유이다. 곰과 호랑이는 동물에 대한 토템신앙을 보여주고, 신석기 단계를 가리킨다. 하늘에서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내려온 환인은 청동기와 농경문화를 가진 우월한 집단을 상징한다. 단군신화가 신석기에서 청동기 단계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에덴동산이라는 낙원을 상실한 이야기는 인류가 채집, 수렵, 어로의 구석기 단계에서 농경과 목축의 신석기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셈이다.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나무 열매를 마음대로 따먹을 수 있었고, 짐승도 잡고 물고기도 잡을 수 있었다. 채집, 수렵, 어로 생활이다. 그러나 에덴동산을 나온 단계에 이르러 그 자식들은 농경과 목축에 종사하게 되었다. 에덴동산이 인류문명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농경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실낙원 이야기가 역사적인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 선악과도 무엇인가를 은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악과가 열리는 나무는 하느님이 심은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가 선악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담과 이브는 알몸으로도 서로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 그러나 선악을 구별하게 되면서 옷을 입게 되었다. 과연 인류는 어떻게 세상을 선악으로 구별하게 되었을까? 이것은 자연의 순환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농경과 목축을 영위하게 된 결과이다. 지금의 농사와 목축도 자연의 조건에 크게 좌우된다. 초보적인 농경·목축 단계에서는 그 영향력이 지대하였을 것이다. 홍수, 가뭄, 이상 기온 등은 농경민 전체의 삶을 좌지우지할 만큼 강력하였으리라. 순조로운 자연의 순환과 삶을 위협하는 자연의 순환을 경험하면서, 인류가 볼 수 없는 세상 저편에서 자연을 순조롭게 운행하는 선한 존재와 자연을 흉폭하게 만드는 악한 존재가 있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이 순간 인류는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다. 드디어 추상적인 관념을 갖게 된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나누어 보고, 마침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조차 선과 악으로 나누는 거대한 이분법(Grand Dichotomy)에 도달한 것이야말로 현생인류의 정신적 원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선한 신과 악마의 대립이 대표적이다. 동일한 이분법은 우리에게도 있다. 음양의 이분법이다. 선과 악의 이분법이 극한 대립을 초래하는 관념이라면, 음과 양의 이분법은 조화와 균형의 이분법이다. 태극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양의 세력이 강해지다 보면 이미 그 속에서 음이 나타나고, 음이 커지고 있는 중에도 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음양의 상호보완적이고 조화로운 대립조차도 원래 나눌 수 없는 하나였다고 생각해 왔다. 동시에 세상을 선과 악으로 극단적으로 나누어 보지 않았다. 선의 건너편에는 불선이 있을 뿐이다. 즉 선의 반대편에 악한 존재가 아니라, 선을 행하지 않거나 선을 행하지 못하는 존재를 상정한 것이다. 그러기에 한 시대 전에는 구걸하는 거지도 “적선합쇼”라는 품격을 갖춘 말을 썼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나는 선, 상대는 악이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상대가 나와 왜 다른지를 생각하지 않고, 나만 선이라고 확고하게 단정하는 순간 대화와 타협이 설 자리를 잃는다. 조선시대에도 당쟁이 있었고, 그 당쟁이 조선이라는 나라를 좀먹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처절한 당쟁의 과정에서도 우리는 군자이고, 상대는 소인이라고 생각하였을 뿐,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는 않았다. 어찌 보면, 보수와 진보도 각각 자유와 평등, 그리고 파이 키우기와 파이 나누기 중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이냐는 정도만 다를 수 있다. 양쪽 모두 중요한 가치이자 과정이다. 어느 한 쪽을 중시한다고 해서, 상대를 악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대통령은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서서, 태극기에 그려진 음과 양의 세계, 그리고 나아가 대동(大同) 세계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국에서] 사람이 추해지는 순간
교수 출신 한 인사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알만한 공기업 이사장으로 낙점을 받아 업무 보고를 받다 적잖게 놀랐단다. 급여나 복지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고 여겼는데 인사 파일을 열어보니 서울대 출신이 수두룩했다고. 공단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서울을 떠나서는 수행할 수 없는 업무라는 게 그 이유였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지방 이전은 안 하는 공기업’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오버스펙의 사원이 줄줄이 입사를 했다는 것이다. 균형발전은 지극히 양가적인 화두다. 수도권 일극주의를 치료할 해법은 균형발전이라고 떠들면서도, 속으로 나와 내 가족만큼은 열외라고 다들 생각한다. 같은 직장인으로서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젊은 시절 원치 않던 인사로 겪었던 서울 타향살이는 부산이 고향인 나 역시도 편치 않았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개인사는 개인사일 뿐이라는 점이다. 개인의 욕심이 그럴싸한 대의명분으로 둔갑할 때 조직은 몸살을 앓게 된다. 조직은 고달픈 개인사를 보듬어 줘야 하지만, 개인이 그걸 명분 삼아 대자보 붙이고 동네방네 떠들게 방치해서도 안 된다. 언제나 그랬듯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게 원칙인 까닭이다. 경남 사천시를 우주항공복합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대한민국의 의지는 첫걸음을 뗐다. ‘우주항공의 날을 기념은 해야겠는데 우주항공청은 멀리 있으니 가까운 경기도에서 기념식을 하자’던 과기부의 희한한 발상이 지난달 경남과 사천의 비난 여론에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대전의 항공우주연구원 노조가 나서서 우주항공청을 세종시로 돌려보내란다. 사천시 국회의원이 산하 연구기관도 본청이 위치한 사천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로 다음 날에 벌어진 일이다. 법안 개정이라는 게 이득을 보는 쪽과 손해를 보는 쪽의 입장이 갈리기 마련이다. 본회의를 통과하던, 폐기되던 법안이 꾸준히 발의되는 과정 자체는 건강한 입법 행위라고 봐야 한다. 한데 개정안이 나오자마자 산하 기관 노조가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지역 이기주의란다. 산하 기관이 본청을 우리 동네로 다시 옮기라는 선 넘는 발언까지 내지른다. 지난해에 우주항공청이 이전을 해도 연구개발은 여기서 계속할 테니 연구개발본부를 분리신설하자는 법안까지 발의했었다. 이쯤 되면 과연 지역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건 어느 쪽일까. 개인사를 대의명분으로 둔갑시키는 몰염치가 전국적인 유행이다. 수도 이전에 반대하며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관습헌법에 해당한다’라던 2004년 헌법재판소의 어이없는 판단이 빌미를 제공했다. 몰염치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서도 볼 수 있듯 현재진행형이다. 우린 못 간다고 버티는 여의도 금융노조를 앞세워 서울과 부산을 싸움을 붙이던 이가 협치를 진두지휘할 국무총리가 되겠다고 나선 상황이니 말이다.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는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신임을 묻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내년 부산 선거에 대한 큰 기대를 내비쳤단다. 여야 간 승부는 여당이 공언한 해양수산부와 HMM의 이전 성공 여부에 갈릴 터다. 그러나 해수부와 HMM 이전이라고 무탈하게 진행될까. 달랑 연구기관 두 곳을 이전하자는 법안이 발의만 되어도 난리가 나는 세상이 됐다. 공공기관 이전에서 원칙이 깨지면서 그 후유증이 부산과 사천에 이어 전국을 돌며 환부를 들쑤신다. 조직 개편으로 한순간에 사라졌던 해수부를 다시 부활시킨 일등 공신은 부산 시민이다. 그런 해수부 내부에서도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HMM에서도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혼재한단다. 1차 이전 당시 부산으로 터를 옮긴 한국거래소의 올해 정기인사에서는 순환근무 지원자가 몰렸다. 내규까지 동원해 근무자를 선발했다니 고무적인 현상이다. 다른 공기업에서도 가족 이주를 거부하는 직원이 줄고 정주 만족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그 사이 부산 대학가의 금융 관련 학과 입결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원칙을 지킨 공공기관 이전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무원칙에 부화뇌동했다면 과연 가능한 일이었을까. 사람이 추해지는 건 내 욕심과 대의명분을 착각하는 순간부터다. 언제부터 녹을 먹고 사는 공직 사회에서까지 ‘악쓰고 뭉개면 우린 열외다’라는 식의 몰염치가 만연하게 됐을까. 순환근무 확대나 분소 설치 등으로 원칙에 상응하는 해법을 찾더라도 더는 소수의 악다구니에 휘둘려 지역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공공기관 이전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권상국 지역사회부장 ksk@busan.com
[이은철의 정가 뒷담화] 무치(無恥)의 출판기념회
정치 윤리의 기본은 ‘염치’(廉恥)다.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정치인들이 사라지면 국가는 흔들리고 국민들은 고통에 빠진다. 이 때문에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이들을 비판하는 데 있어 몰염치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 몰염치를 넘어 ‘무치’(無恥), 부끄러움을 숨기려 하는 마음이 부끄러움의 당위를 외면해 버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오래된 정치 관행인 출판기념회는 경조사로 분류돼 책 한 권의 정가도 정할 필요가 없으며 수익 역시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또는 부정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까닭에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만들어내는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출판기념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자성도 나오기도 한다. 일종의 악습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한국 정치에서 염치가 작동한다면 이는 오히려 정치 후원이 양성화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무치의 출판기념회’가 아니라면 말이다. 최근 부산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현직 구청장 A 씨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예비후보 등록 전후로 출마 선언과 동시에 출판기념회가 열려 온 그간의 부산 정치권 관례를 고려하면 상당히 이른 시점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구청장 예비후보 등록의 경우 선거일 90일 전부터 가능한데, A 씨의 출판기념회는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부터 340여 일을 앞두고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권력 탈환 의지를 이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A 씨의 행보는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야권에서는 그가 받고 있는 재판과 연결 짓는 시선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A 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번 출판기념회가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경우의 수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단순히 여권뿐 아니라 A 씨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물론, 그가 기반으로하고 있는 해당 지역에서도 심심찮게 나오는 이야기다. 특히 A 씨의 이같은 결단을 두고 지역 야권의 시선은 더욱이 고울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를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데다 23일에는 이례적으로 광역의원들까지 나서 공세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지만 A 씨의 이러한 행동이 단일대오를 이탈한 것은 물론, 정치의 중요한 요소인 명분 차원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션 뷰] 해양수도 부산, 재개항의 시대를 기대하며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4일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날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전격적으로 지시했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공약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 4월 18일이다.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해양 강국 도약을 위해서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SNS에 실었다. 그때만 해도 표를 얻기 위한 공약(空約)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지난 5월 24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그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거듭 약속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최대 외항선사인 HMM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공약까지 내놨다. 그럼에도 공약은 공약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국민의힘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 공약은 실현 가능성 없는 공허한 정치쇼”라고 힐난할 정도였다. 이재명 대통령, 해수부 이전 전격 지시 단순 이전 넘어 해양 업무 집적화 관건 ‘소멸위험 단계’에 들어선 도시가 부산 새 정부 미래 동력 이곳에서 실험 당연 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그것도 첫 국무회의에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직접 지시하면서 그 말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 대통령의 약속이 어떻게 실현될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겠지만, 추진 동력만큼은 놀랍다. 2018년 해양진흥공사의 부산 설립에 이어 부산으로서는 놀라운 쾌거이다. 물론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부산의 숙원인 것은 사실이지만, 반발도 적지는 않다. 해수부 노동조합은 86%의 반대 목소리를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해수부 퇴직 공무원 단체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재고해 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지역 간 갈등 조짐도 감지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항만공사 기능부터 지방에 적절히 분산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고, 최민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급선무”라는 말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반대했다. 부산에서도 마냥 환영 일색은 아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시민이 진정으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지역 민심을 직시하라”면서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먼저 완수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해수부를 이왕 부산에 두려면 ‘체급’부터 올려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단지 해운과 항만, 수산에 국한된 권한만으로는 부산이라는 대도시 경제를 견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진정한 시너지를 내려면 단순히 물리적 공간 이동이 아닌 각 부처에 흩어진 해양 업무를 집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선 및 해상풍력, 국토부의 국제물류, 환경부의 해양기상 업무까지 바다와 관련된 행정을 모두 해수부에 맡겨야 한다는데 필자도 궤를 함께한다. 해운물류 대기업 HMM의 부산 이전, 해사전문법원 부산 설립도 함께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론에는 생각보다 많은 추측이 뒤따른다. 특히 많은 이들이 ‘왜 지금이냐’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북극항로를 통한 부산 경제 발전을 주장한 데서 그 시점의 단초를 찾기도 한다. 북극항로는 2030년을 전후해 얼음이 녹는다는 전제로 미국이나 유럽 항로를 기존 바닷길보다 최대 40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산이 아니면 진짜 안 되는 이유’는 없을까. 지금 국가적으로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 다급한 현안은 ‘지역 소멸’이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는 대한민국의 존재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지방분권, 균형발전, 청년 실업 완화 등 많은 정책 목표도 바로 지역 소멸 방지에 무게를 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통계청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저출생과 초고령화로 광역시 중 가장 먼저 ‘소멸위험 단계’에 들어선 도시가 바로 부산이었다. 20~39세 출산 적령기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소멸위험지수가 부산의 경우 0.49로 전국 광역도시 중 유일하게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 소멸위험도가 높은 지역은 양질의 일자리도 당연히 더 줄어든다. 이는 부산이 처한 현실이고 미래다. 진보든, 보수든 새 정부가 지역소멸 위기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고사하고 국가 존립의 책임까지 져야 할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소멸 위기에 가장 먼저 놓인, 그러나 해양도시라는 인프라를 갖춘 대도시 부산에서 새 정부가 미래 동력을 실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시나리오는 이미 시작됐다. 북극항로 개척을 통하든,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초석으로 삼든, 그 동력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부산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소멸 위기를 해결한 정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이 실패하면 정권도 실패한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그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전초기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져 올리겠다는 새 정권의 국정 방향에 해양인으로서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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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열매 무엇? 박나래 '비파주 만들면 30년 된 양주 색깔'
'세상에 이런일이' 껌딱지 비둘기-종이비행기 아시아 1인자-도심 한복판 스파이더맨
'김혜연 고향' 인천, 강화 교동도 강아지떡&젓국갈비-함허동천-옹진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소사나무 군락지…2TV 생생정보(생생정보통 맛집오늘)
'퀸' 프레디 머큐리, 사망원인은? 에이즈 왜?
[속보]이재명 정부 첫 해수부장관에 민주당 전재수 의원
[속보]외교 조현, 국방 안규백, 통일 정동영…이 대통령, 장관 후보자 지명
이재명 대통령, 울산 첫 방문…“AI 고속도로, 지역 성장 출발점 되길”
부산 온 정청래 '해수부 이전 잘 챙겨 보겠다'
이 대통령 '나토 불참'에 더 멀어진 한미정상회담
전재수, 해수부·HMM 부산 이전 중책… 내년 지방선거 포석
부산 국힘, 김민석 ‘결사 옹호’ 與 향해 “저급한 정치”
美 이란 타격 후폭풍…안보리 긴급회의서도 충돌
여야, 법사위·예결위 놓고 기 싸움… 민주당 “단독 본회의도 검토”
민주당 부산시당 “해수부 안이한 부산 이전 대책…신속 추진돼야”
해수 전재수·국방 안규백·통일 정동영
박찬대, 당대표 출마 선언 “이재명 정부 성공에 모든 역량 걸어야”
행안부, 민생지원금 지급 범정부 TF 구성…세부 지급 방안 논의
해수부 2029년 이전설에 부산 발칵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이례적 유임…정권 교체에도 유임 첫 사례
[단독] 신한은행, 7월부터 대출모집인 주담대 중단…지방은 정상 접수
서울 부동산 고삐 풀렸는데, 부산 아파트값 3년째 내리막길
국민 90%에 인당 10만 원 추가 지급… 할인쿠폰 780만 장 [2차 추경안 국무회의 통과]
부산 대형 청사 잇단 '수주전' 건설 냉기 녹일까
은행권, 이재명 정부에 ‘소상공인 금융공사’ 설립 제안
한국도 ‘디지털화폐’ 첫발… 행정 혁신 가능성 확인
13개 공공기관 ‘경영평가’ 낙제점…HUG 사장 해임 건의
‘해수부 2029년 이전설’…정권 말까지 시간 벌기? 해양업계 “민간 건물 빌려서라도 부산 와야”
‘막말·여성비하’ 윤동한 회장, 콜마 지분 되찾아도 분쟁은 지속…진짜 속내는
대망의 개관 부산콘서트홀 '예술 도시' 자부심으로 우뚝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6월 24일 화요일(음 5월 29일)
미술제와 아트마켓, 부산 미술인 큰 잔치 열린다
활짝 열린 부산콘서트홀, 부산 시민 매료시켰다
화제의 전시 ‘힐마 아프 클린트’ 부산에 온다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5년 6월 16일~ ]
부산 청년 예술인 열정 무대 온다
연일 최고의 클래식 공연 성찬, 지금은 ‘부산이 클래식 수도’
외화 점령 극장가 ‘할리우드 영화 3파전’
조성진·정명훈의 화려한 무대…'클래식 부산' 시대 열었다
[부산 전시] 이번 주에 뭐 볼까?[2025년 6월 23일~ ]
부산 '2028 마술올림픽' 유치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