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의 눈] 단속을 넘어, 따뜻한 한 끼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 이용이 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으로서 위험한 자전거 운행을 발견하면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올바른 이용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얼마 전 신고를 받고 출동해 픽시 자전거를 타던 한 청소년을 만났다. 안전에 대해 지도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학생이 그날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순히 주의를 주고 귀가시키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기에는 마음이 쓰였다. 가까운 편의점에 함께 들어가 학생이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게 하고 간단한 식사를 챙겨준 뒤 보호자에게 인계하였다.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배고프다는 아이에게 어른으로서 한 끼를 챙겨준 것뿐이었다.
청소년들의 행동만 바라보면 무질서하고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잠시 멈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행동 뒤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어려움이나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법과 원칙을 알려주고 위험한 행동을 바로잡는 것은 경찰의 당연한 역할이다. 그러나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왜 그랬을까”라고 한번 더 물어봐 주는 어른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아이에게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날 학생에게 건넨 것은 작은 한 끼였다. 그 한 끼가 그 학생의 삶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기억 하나만큼은 오래 남기를 바란다. 경찰의 제복에는 법을 지키는 책임과 함께 우리 이웃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도 담겨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정영오·부산기장경찰서 일광파출소 경위
2026-09-08 [17:59]
-
[독자의 눈] 보행자 사고 위험에 노출된 인도
부산 금정구 금사동과 해운대구 반여동을 연결하는 도로의 보행로 폭이 너무 좁아 문제가 많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 금사역 4번 출구에서 반여4동 금사대우아파트 들어가는 2차선 도로다.
이곳은 20여 년 전 차도와 보행로 공사를 하면서 한쪽에만 보도블록을 설치했다. 문제는 보행로 폭이 두 사람이 비켜 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는 것이다. 폭이 너무 좁아 오고가는 보행자가 마주치면 한 사람은 차도로 내려서야 한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더 불편하다 못해 사고의 위험까지 있다. 우산이 서로 부딪쳐 한 사람은 꼭 차도로 내려서 비켜가야 한다. 금사역에서 대우아파트 방향으로 걷는 사람은 차량 진행 방향을 등지고 있어 뒤에서 오는 차량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얼마 전 본 폭염경보가 내려졌을 때 양산을 펼쳐들고 걷다가 반대편에서 오는 행인을 피하기 위해 차도로 내려서려다 아찔한 순간을 맞을 뻔했다. 30여m 뒤에서 차량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마주오는 행인이 “차! 차!”라며 외쳐준 덕분에 보행로에서 멈춰서 위험을 면했다.
이곳에는 마을버스 환승역이 있고, 주변에는 금정구 보훈회관과 어린이회관, 노인회관이 있어 많은 교통약자가 오간다. 지난 지자체 선거운동 기간에는 해운대구에 출마한 여러 후보들이 왕복 2차로인 삼어로를 4차로로 확장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폭이 좁아 사고의 위험이 높은 이 보행로의 문제점도 간과하지 않았으리라.
금정구와 해운대구 2개 구의 업무 담당자들은 직접 현장에 와서 상황을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가능하다면 맞은편에서 사람이 오는 상황에서 우산이나 양산을 쓴 채 보행로를 걸어보면 불편과 위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행자의 안전과 교통사고의 예방을 위해 제대로 된 조치를 빠른 기간 안에 실천하기를 바란다.
박경영·부산 해운대구 삼어로
2026-09-06 [18:07]
-
[독자의 눈] 검찰 개편,제도의 무게 헤아려야
조선시대에는 사헌부, 의금부가 고위 관료의 비위를 감찰하고 중대한 범죄사건을 조사했다. 형조와 포도청은 형률, 형벌을 관장하고 범인을 추적·체포하거나 도성의 치안을 담당했다. 오늘날의 검찰과 경찰이 이들 기관을 그대로 계승한 것은 아니나, 권력의 비리를 감시하고 범죄를 수사하며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 기능은 여러 제도적 변화를 거쳐 현대 형사사법체계로 이어져 왔다.
권력형 비리와 중대범죄에 대응하는 기능, 민생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체포하는 기능은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분화·발전해 왔다. 오늘날의 검찰과 경찰 역시 국가 사법제도의 경험과 시행착오 위에서 형성됐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개편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국가의 중대범죄 대응 체계와 권력 감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설계하는 중대한 제도 변화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집중을 막고 기관 간 견제를 강화한다는 취지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검찰의 수사 경험과 전문성, 조직적 책임체계가 약화될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현직 대통령과 여권 관계자들을 수사했던 검찰 조직을 해당 정부가 폐지하는 상황에서는 개혁이라는 취지만으로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 이러한 개편이 공정한 형사사법제도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기능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검찰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 있는 권한을 고치는 것과 국가 수사기관의 조직과 역량을 급격히 해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충분한 검증과 국민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급격한 조직 개편은 국가 형사사법체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 이종건·부산 남구 전포대로
2026-09-0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