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3 일요일
부산 댄서 김기재, 세계적 ‘플레버라마’ 하우스 댄스 한국인 첫 우승
스트리트 댄서들에게 ‘꿈의 무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플레버라마 페스티벌’(Flavourama Festival).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트리트 댄서 김기재(활동명 만개)가 지난 5일 이 대회 ‘하우스’ 댄스(House Dance) 분야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고 부산문화재단이 전했다.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매년 개최되어 온 플레버라마는 스트리트 댄스, 특히 하우스 댄스와 힙합 장르에서 유럽 최고의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는 메이저 세계 대회로, 올해로 18회를 맞았다. 세계적으로 브레이킹(Red Bull BC One 등)이나 팝핑, 락킹 중심의 대형 배틀은 많지만, ‘하우스’와 ‘힙합’이라는 클럽 기반 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워 이만큼 대형 규모로 개최하는 메이저 무대는 드문 편이다.김기재는 치열한 예선과 토너먼트를 뚫고 하우스 분야 최종 우승자가 됐다. 우승 직후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상도 못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기쁨을 전했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도 “국제 무대에서 부산의 청년 스트리트 댄서가 독보적인 실력을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하우스 댄서 김기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고 부산문화재단이 운영기관으로 참여하는 ‘2026년 청년 K-컬처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통해 현지 파견된 ‘051 스트릿아트 프로젝트’ 소속이다. ‘참여자 제안형’ 프로그램인 이 사업을 통해 ‘051 스트릿아트 프로젝트’가 직접 기획·제안한 현지 활동이 최종 선정되면서 해외 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기관의 체계적인 지원 속에서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얻어냈다.김기재와 함께 팀을 이뤄 파견된 다른 청년 예술가들도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조성담(Jodeee)은 하우스 댄스 분야 16강에 진출했으며, 김동희·전예서 팀(Maca&Rillro)은 힙합 분야 8강, 김예찬·조은빈 팀(Yeachan&Jopony)과 안수빈·황한솔 팀(ankong&hAPS)도 힙합 분야 16강까지 올랐다.한편 김기재, 조성담, 김동희·전예서, 김예찬·조은빈, 안수빈·황한솔 등 이번 ‘051 스트릿아트 프로젝트’로 파견된 부산의 청년 댄서들 모두가 ‘부산 스텝업 댄스 페스티벌’ 등 지역 메이저 무대에서 기량을 다지고 활약해 왔다.
이창동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한국 영화 최초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 감독은 지난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탄 이후 24년 만에 다시 베네치아국제영화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가능한 사랑'은 현지시간 12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영화의 궁전)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베네치아국제영화제는 세계 최초의 국제영화제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칸 영화제와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수상 직후 이 감독은 무대에 올라 "이 영화에 생명력을 준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네 분에게 감사드린다. 이 상은 여러분들의 것"이라며 주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인내가 없었으면 아마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특히 이 영화를 기다리느라고 매일 술을 마셔야 했던 제작자 이준동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첫 넷플릭스 영화로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했다. 부유한 남편(조인성 분)을 둔 다큐멘터리 감독(조여정)이 해고 노동자 부부(설경구, 전도연)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계급적 배경이 다른 이들이 서로의 삶과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이달 23일부터 극장에서도 일정 기간 상영할 예정이다. 지난 6일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고, 외신들의 호평도 쏟아졌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마이 엘투키 감독의 '우먼 언노운'에 돌아갔다.
부산시의사회, 원로 회원들과 따뜻한 만남의 시간
부산광역시의사회는 ‘2026년도 부산광역시의사회 원로회원의 밤’ 행사를 갖고 시의사회 임원과 원로회원이 따뜻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도 부산광역시의사회 원로회원의 밤’은 지난 10일 오후 6시 부산 연제구 해암뷔페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시의사회 김태진 회장과 박연 대의원회 의장을 비롯해 고문과 임원, 원로회원 등 약 80명이 참여했다. 이날 본 행사에 앞서 부산시의사회 80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이 있었다. 김기태 총무이사의 사회로 문을 연 1부에서는 박연 의장과 김광용 행사 준비위원장의 행사 취지 소개 등이 있었다. 김태진 회장은 평생 환자 진료와 지역 보건의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원로회원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원로회원들의 친목과 소통을 위해 뜻깊고 따뜻한 만남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은퇴한 원로회원 3명에 대한 감사패도 증정됐다. 행사 2부에는 개인 회원들의 사진 슬라이드 소개, 리코더·유포늄·트럼펫·기타·바이올린 연주 등이 이어졌다. 더불어 퀴즈쇼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부산대병원 난임센터 체외수정시술 3회 연속 1등급
부산대학교병원은 난임센터가 ‘2025년 제3차 난임시술 의료기관 평가’ 체외수정시술 부문에서 3년 연속 1등급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평가에서 부산대병원 난임센터는 임신율 관련 지표에서 최고점을 획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난임시술 의료기관 평가는 난임 시술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국민의 의료기관 선택권 보장을 위해 2019년에 도입됐다. 3년 주기로 시행하는 평가는 전문인력의 질, 시설과 장비, 시술 실적과 실적 분석 등을 평가한다. 부산대병원 난임센터는 1984년 진료를 시작했으며, 체외수정 또는 베아이식술 등 난임 치료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난임센터 이전을 통해 진료 공간과 시설·장비의 정비 등 체계적 난임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 부산대병원 주종길 난임센터장은 “3회 연속 1등급은 난임 환자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진과 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환자와 가족이 신뢰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연구와 진료 역량 강화를 통해 난임 치료의 질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뇌 신경망 데이터 통합분석 도구 개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은 이현수 의생명융합연구원 교수 연구팀이 제조사가 서로 다른 다중전극칩 데이터를 하나의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는 오픈소스 분석 도구 ‘캐스케이드’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다중전극칩은 배양한 신경세포나 뇌 오가노이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신호를 여러 전극으로 동시에 측정하는 장비다. 다중전극칩은 뇌질환과 치료제 연구, 의약품·화학물질의 신경독성 평가 등에 활용되지만 제조사마다 데이터 형식과 분석 프로그램이 달라 연구 결과를 직접 비교하기 어려웠다. 이 교수는 국가독성과학연구소 동물대체연구센터 박순현 센터장과 순천향대·성균관대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캐스케이드는 서로 다른 5개 제조사의 데이터를 동일한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게 설계됐다. 원본 데이터를 입력하면 신경세포의 전기신호와 발화율, 신경망 활성은 물론 신경세포의 활동이 주변으로, 연쇄적으로 확산하는 현상과 신경망의 정보처리 상태까지 자동으로 분석한다. 캐스케이드의 소스코드와 검증 데이터는 연구자 누구나 활용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29일 생명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인포매틱스’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뇌전증을 비롯한 여러 뇌신경질환은 개별 신경세포뿐 아니라 신경망 전체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 다른 장비에서 얻은 데이터를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 만큼, 약효 검증과 뇌질환 치료제 발굴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신경세포의 신호를 어떤 장비로 측정하더라도 같은 기준으로 분석해야 과학적인 비교가 가능하다”며 “캐스케이드가 동물을 대체하는 신경독성 평가와 바이오 지능 연구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부산 대동병원 환자안전·감염관리 주간 운영
대동병원은 환자안전과 감염관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실천하기 위한 ‘2026 환자안전·감염관리 주간’을 운영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운영된 제11회 환자안전·감염관리 주간에는 임직원과 내원객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병원 적정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위원회가 주관했다. 환자안전·감염관리 주간 선포식을 시작으로 △경영진 그랜드 라운딩 △환자안전 캠페인 △환자안전사고보고 개선활동 전시회 △올바른 손위생 체험 △휴대폰 청결도 측정 체험 △스피크 업 부스 운영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스피크 업, 함께 만드는 안전한 대동병원’ 부스는 진료 과정에서 궁금하거나 우려되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확인하며, 필요한 정보를 의료진과 공유한다. 부스에서는 △모르는 내용은 직원에게 질문하기 △이름·약·검사·시술과 시술 부위를 의료진과 함께 확인하기 △알레르기와 복용 중인 약 알리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환자안전에 참여하기 등 환자안전 수칙을 안내했다. 대동병원 이광재 병원장은 “환자안전과 감염관리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병원 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하는 기본적인 가치”라며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역시 진료 과정에서 궁금하거나 우려되는 사항을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필요한 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등 의료진과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앞으로도 환자안전과 감염관리가 지속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What’s up? SUP
해양 레저 하나쯤 즐겨야 부산에 사는 특권을 제대로 누리는 게 아닐까. 요트는 엄두가 안 나고, 서핑은 이 나이에 위험한 것 같고, 바다 수영은 좀 부담스럽고…. SUP(섭)! 진입 장벽이 낮다고 소문난 ‘스탠드업 패들보드(Stand Up Paddleboard)’가 떠올랐다.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통나무나 뗏목을 타고 노를 저어서 이동했으니, 이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종목도 없다. 게다가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광안리 SUP Zone을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했고, 요즘 외국인들까지 많이 신청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광안리 바다로 쑥 들어가 SUP 일일 체험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새벽. 알람을 맞춰 놓은 덕분에 오전 4시가 되기 전에 일어났다. 크레이지서퍼스의 ‘썬라이즈 SUP’ 에 참가하는 날이다. SUP을 타고 광안리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약속한 4시 40분 이전에 광안리 입구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대만인 부자, 반려견을 데리고 온 커플 등 모두 9명. 대부분이 첫 체험이라고 했다. 반려견도 SUP을 탄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개는 몸통이 낮고 네 발이 넓게 분산되어 중심 잡기가 편하다. 개가 사람보다 낫다. 파도가 치는 바다의 보드 위에서 훨씬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다.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는 매년 가을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참가하는 ‘태안 서프 독(SUP DOG)’ 축제가 열린다. ‘월드 도그 서핑 챔피언십’이라는 전문 서핑대회도 있다. 반면에 발끝에 물기만 닿아도 기겁하며 도망치는, 물을 무서워하는 개도 많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수영을 못해도 SUP을 탈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답은 “물을 지나치게 겁만 내지 않으면 가능하다”이다. SUP을 탈 때는 다리와 보드를 리쉬(Leash)로 연결해 놓는다. 리쉬는 보드에서 떨어졌을 때 보드와 멀어지지 않도록 안전을 위해 착용하는 필수 장비. 튜브가 발에 묶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기다 구명조끼나 수영 슈트까지 입으면 더욱 안심이 된다. 오전 5시. 광안리 SUP Zone으로 이동했다. 사방은 아직 컴컴한데 광안대교만 반짝인다. 크레이지서퍼스 박현수 대표가 이날 강사로 나서서 20분 남짓 기본 교육을 했다. 처음 만져 보는 패들보드, 생각보다 넓고 길다. 이래서 ‘항공모함’이라고 부르는가 싶었다. 보드는 서핑, 요가, 투어링, 레이스 등 용도에 따라 길이와 형태가 달라진다. 같은 SUP도 하드보드와 공기주입식에 따라 또 차이가 난다. 초보자들은 대개 길이 3m 너비 80㎝ 남짓한 올라운드 SUP을 사용한다. 먼저 보드의 앞뒤를 구분하는 법부터 배웠다. 노 젓고, 방향 바꾸고, 멈추고, 후진, 유턴하는 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한 번 듣고 그대로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게 쉽지 않다. 인생도, 보드도 현장 학습만 한 게 없다. 생애 첫 보드를 들고 바다로 뛰어 들어갔다. 바닷물이 허벅지에 닿을 무렵 남들을 따라 보드 위에 올랐다. 이제부터 파도에 몸을 맡긴다. 보드 위에 양 무릎을 대고 엉덩이는 들고 노를 저었다. 감히 일어설 엄두는 내지 못했다. 처음엔 앞으로 잘 간다 싶었는데 이내 방향이 자꾸 틀어진다. 노를 수직으로 세워 저으면 직진성이 강해진다는 말이 생각났다. 노를 10번 저어도 방향이 틀어지지 않고 직진하는 방법이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 좌우를 대충 섞어서 저었다. 그때 박 대표가 다가와 노의 앞뒤 방향을 거꾸로 들고 젓고 있다고 지적했다. 힘만 들고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였다. 로고가 새겨진 쪽이 앞으로 향하면 된다. 파도가 잔잔한 광안리는 확실히 초보자가 보드 타기에 좋았다. 서퍼들은 중심을 잃고 보드에서 넘어져 파도 소용돌이 속에 말려 들어가는 현상을 ‘통돌이 당한다’라고 표현한다. 통돌이 세탁기의 빨래가 된 것처럼 몸이 물속에서 데굴데굴 정신없이 굴러간다는 뜻이다. 센 파도를 만나 통돌이 한번 당하면 “서핑이 나하고 안 맞구나”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광안리는 곱게 세팅한 머리가 마칠 때까지 그대로 유지될 정도로 파도가 순하다. 광안대교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질 무렵이었다. 선두로 달리던 여성이 처음으로 일어나 노를 젓기 시작했다. 우리는 두 발로 서서 걷는 호모 에렉투스, 지금 타고 있는 것은 스탠드업 보드가 아니었던가. 용기를 내어 나도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보드가 마치 사시나무 떨듯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보드가 뒤집히고 곧 물에 빠질 것 같아 주저앉고 말았다. 두세 번 시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이다. 선두에 서서 달리는 분의 보드가 옆에 붙었다. 전에도 해보셨냐고 묻자 “일 년 전에 경험이 있었는데, 문득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라고 대답했다. 어느덧 광안대교 교각 아래에 도착했다. 해변에서 광안대교까지의 거리는 약 1.5km. 광안대교는 완벽한 해상 표지판이자 반환점 역할을 한다.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함께 출발한 사람들이 하나둘 보드 위에 눕기 시작한다. 나도 따라서 보드 위에 누웠다. 그리고 ‘말랑말랑하게’ 흔들리는 파도에 내 몸을 맡겼다. 무념무상(無念無想). 이 기분은 안 해보면 모른다. 그만큼 파도가 잔잔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때였다. 수평선에서 해가 올라오며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새벽 바다 한가운데서 맞이하는 일출의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일몰 때가 더 아름답다지만, 멋진 풍경을 볼 확률은 일출이 더 높다. 광안리 해변부터 해운대의 마천루, 이기대의 울창한 산림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다는 깨달음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쉽지만 이제 육지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갈매기는 수면 위를 낮게 날고, 숭어도 코앞에서 뛰어올랐다. 마치 육지 손님에게 하늘과 바다에서 환송 인사를 하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광안리 해녀도 만났다. 물질하던 해녀 세 분이 모여서 “내 나이 어쩌고…”라고 하는 이야기를 바로 옆에서 들었다. 이 모든 소득이 바다에 나온 덕분에 생겼다. 자신감이 차올라 보드에서 다시 일어나 보았다. 신기하게도 이번에는 크게 힘들지 않게 일어났다. 그새 몸이 바다에 적응이 된 모양이었다. SUP은 역시 일어나서 노를 저어야 맛이 난다. 돌아보니 일행 중 꽤 여러 사람이 서서 노를 젓고 있다. 보드에서 실수로 떨어졌다가 쉽게 보드 위로 올라오는 모습도 보였다. 모두 무사히 육지로 돌아왔다. 고작 오전 7시다. 이날 하루는 길었고, 종일 기분이 좋았다. 새로운 도전을 한 덕분인지 활기가 넘쳤고 더 젊어진 느낌마저 들었다. 경남 김해에서 온 박기윤·박주현 씨는 “유기견 헤몽이를 입양해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참가했다. 광안리 바다에서 세 가족이 함께 즐겨 더욱 뜻깊었고, 바다에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SUP을 타는 장면으로 SNS 프로필 사진을 바꿨더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다음엔 친구, 가족들과 함께 참가해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 아참, 보드 위에서 물에 안 빠지려고 얼마나 용을 썼던지 지하철 계단 올라가는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사진 제공=크레이지서퍼스 .
SUP 체험 신청은 어떻게
부산 수영구는 2020년부터 ‘광안리 SUPrise 스포츠관광 특화사업’을 하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 남쪽 해변 500m 백사장을 SUP zone으로 설정하고, SUP 성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6월 수영구민 SUP대회, 7월 부산시장배 전국 SUP대회가 열렸다. 12일에는 120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수영구청장배 전국 SUP대회가 열린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지난 2025년에 이어 올해 대회에도 참가한다. ‘수영구청’ 홈페이지에 가면 수영구 내 SUP 샵 6곳으로 연결되어 체험 날짜와 시간을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수영구청 관광스포츠과 손세일 전문관은 “일반적인 SUP 체험뿐만 아니라 노을을 감상하면서 즐기는 ‘선셋 SUP’, 바다 위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는 ‘SUP 요가’, 광안리 M드론라이트 쇼와 함께하는 ‘드론쇼 SUP 투어’가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또 “SUP은 함께 즐길 때 더 안전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실력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SUP 같은 수상레저 활동은 일출 전 30분부터, 저녁에는 일몰 후 30분까지 활동이 가능하다. 토요일 야간에 이루어지는 광안리 LED SUP 드론쇼 투어는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의 엄격한 안전 관리하에서만 가능하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탐방] 문득 들린다… 섬들이 저마다 간직한 흥미로운 이야기
‘바다, 파도, 해산물, 무인도… 고립 그리고 나만의 섬’. 섬(島)을 떠올리면 많은 생각이 든다. 어릴 적 배를 처음 타고 비진도를 향하던 일. 학창시절 추억이 깃든 매물도. 잔인한 장면이 아직도 생생한 영화 〈섬〉까지. 섬은 누구에게나 많은 추억과 희망, 그리고 나만의 안식처를 느끼게 한다.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우리나라는 현재 3390개(유인도 480개, 무인도 2910개)의 섬이 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섬들이 적지 않다. 섬과 관련된 흥미로운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전남 여수로 달려갔다.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열리는 국제행사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그것이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 지난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전 세계 104개 국이 보유한 섬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해수면 상승과 인구 소멸 등 지구 위기에 공동 대응하자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에 해외 33개 국과 유니세프, 국내 7개 지방정부, 11개 공공기관, 15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4일까지 두 달간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통해 기후 위기와 섬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 등을 알릴 계획이다.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리는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는 바다를 품고 있다. 박람회장 주변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어 섬 이야기를 풀어 놓는 데 적합해 보였다. 주행사장인 진모지구에서는 주제섬을 비롯, 해양생태섬, 문화섬, 미래섬, 국제교류섬, 보물섬 등 6개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더웠다. 전시관으로 가는 길목마다 물 안개를 분사하는 쿨링포그와 그늘막 쉼터가 반가웠다. 물 안개를 맞으며 전시관으로 향하는데 피라미드 모형의 대형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났다. 가로·세로 40m, 높이 20m에 달하는 거대한 건물 외벽이 미디어파사드로 빛났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360도 건물 전체에 섬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비친다. 압도적이면서도 현란하다. ‘주제섬’은 여수세계섬박람회 주제를 담은 핵심 전시관이다. 섬의 현재 가치와 미래비전을 제시해 섬을 지키고 보전해야 하는 이유 등을 알려주고 있다. 주제섬 입구에 들어서자 커다란 나무가 반긴다. ‘생명의 나무’다. LED 조명과 스크린이 나무를 비추면서 섬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명의 나무에 생뚱맞게 로봇팔이 박혀 있다. 섬이 견뎌온 힘든 역사를 현대기술(로봇팔)이 치유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생명의 나무를 지나면 섬의 탄생 과정, 전 세계 섬의 분포와 생태계, 섬이 지닌 다양한 즐거움 등을 소개한다. 화산섬, 퇴적섬, 침식섬, 산호섬 등 다양한 섬들의 탄생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이해를 도왔다. 데이터로 보는 세계의 섬 코너도 인기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어디일까? 정답은 자바섬(인도네시아). 1억 5000만 명이 살고 있다. 퀴즈 형태의 패널로 만들어져 관람객들의 재미를 더했다. 주제섬을 나와 해양생태섬으로 향했다. 이곳은 바다 위에 떠있는 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해수면 아래로 내려가 바다와 섬의 생태계 속으로 들어간다. 섬이 해양 생태계를 이루는 하나의 존재로 인식되는 곳이다.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섬과 바다가 어떻게 연결되고, 서로 어떤 영향을 주며 하나의 생태를 이루는지 알 수 있다. 오염된 바다를 보여줌과 동시에 치유의 과정을 시각화한 것이 인상적이다. ‘문화섬’으로 향했다. 문화섬은 섬이 품어온 문화를 표현한 곳으로,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전통, 신화와 예술의 풍경을 알려준다. 입구에 들어서자 배를 상징하는 곡선의 벽면이 마치 배 안으로 들어가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구에 설치된 책 모양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설화와 함께 섬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곳은 전 세계의 섬 문화와 신화를 통해 섬이 어떻게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은지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담수 관리 체계인 ‘수박시스템’, 그리스 메가니시섬의 마실 물 구하는 방법인 ‘스테르나’ 등 다양한 전통 방식이 인상적이다. ‘사씨남정기(김만중)’, ‘어부사시사(윤선도)’, ‘자산어보(정약전)’ 등 국보급 문화적 유산들이 섬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이 새롭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 바다 위에서 마주한 단절과 표류, 그리고 고립.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며 견뎌야 했던 많은 시간들. 이들 유산은 유배지로 활용됐던 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문화섬을 나와 ‘미래섬’으로 향했다. 테마별 전시관의 동선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편의성이 돋보였다. 미래섬은 미래기술과 변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미래 이동수단인 헬기와 비슷한 버디포크와 수소선박 등이 실제 전시돼 있다. 이들을 이용하면 섬은 더 이상 고립의 공간이 아니다. 앉아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미래탐험존’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앉은 자리에서 섬의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존이다. 해저와 육지를 잇는 각종 이동 수단과 해저로부터 얻는 에너지 자원 등이 특히 인상적이다. ■세계 33개 국 정보 교류의 장·다양한 먹거리 여수세계섬박람회에는 세계 33개 국이 참가했다. ‘국제교류섬’에서는 케냐의 라무섬을 비롯해 필리핀의 푸에르토갈레라, 튀르키예의 괴크체아다, 페루의 타킬레, 스페인의 오로타바 등 각국의 관계자들이 부스를 운영하면서 섬의 생태나 미래 활용 방안 등을 홍보하며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특히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는 세계 최초의 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섬의 보전과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준점이 되고 있다. 공원 관리원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생명 다양성을 보호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박람회에서 먹거리를 빼 놓을 수 없다. 세계섬박람회가 열리는 여수하면 남도의 맛으로 유명하다. 세계섬박람회에서는 ‘섬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두 군데의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문화섬 인근의 ‘식당·마켓A’에서는 벌교 꼬막튀김과 연평도 게장반상, 여수 노을 서대회무침, 제주 고기국수 등 한국의 남도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국제교류섬 인근에 있는 ‘식당·마켓B’에서는 흑해 아일랜드 양고기와 인도양 탄두리치킨, 에게해 직화 케밥, 괌타히티플래터, 큐슈 규동, 지중해 쉬림프 로제 파스타 등 세계 각국 섬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1300여 석이 마련된 식당 공간이 넉넉함을 준다. 야외 행사장도 인기다. 특히 행사장을 거닐다 보면 박람회 마스코트인 ‘다섬이’를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어린이들과 여성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섬테마존에 설치된 바오밥나무와 모아이석상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곳은 여수의 섬과 독도, 가파도 등 국내 섬을 물론 이스터섬, 몰디브, 마다가스카르 등 세계 유명 섬들을 구현해 관람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섬테마존 전망데크에서 여수 앞바다를 바라보는 느낌도 남다르다. 어린이를 동반한 관람객이라면 ‘보물섬’도 추천한다. 이곳은 어린이들을 위한 탐험형 놀이터를 컨셉으로 한 전시관이다. 대형 미끄럼틀과 볼풀장은 물론 해적선 컨셉까지 마련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여기다 해양쓰레기를 치우며 미션을 해결하는 AR 섬 생물 체험과 암벽 등반의 느낌을 내는 매직 아트도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번 여수세계섬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장을 넘어 실제 섬 전체가 무대가 된다는 점이다. 섬에 들어가 걷고 먹고 머물며 섬의 삶과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개도 16종, 금오도 21종의 체험·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개도에서는 ‘섬섬캠핑’이 눈에 띈다. 섬섬캠핑장을 중심으로 캠핑과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지역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는 그래피티 전시·체험도 마련돼 있다. 금오도에서는 18.5㎞ 해안 절벽을 걷는 비렁길 트레킹과 드론 이색 체험도 가능하다. 여수세계섬박람회는 단순한 전시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매력이 있다. 진모지구의 주행사장을 관람한 뒤 금오도로 이동해 비렁길을 걷고, 안도에서 별밤을 경험한 뒤 개도에서 섬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면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진수를 모두 경험하게 된다. 섬은 단순히 바다 위에 떠 있는 땅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이어온 섬마을의 역사이자 문화이고 주민들의 삶 그 자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진다. 글·사진=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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