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세컨드 화랑 전시, 본관보다 더 눈길 가네
부산 해운대구 오케이앤피(부산)와 수영구 리앤배(구 갤러리이배)가 각각 운영하는 스페이스토핑과 이젤리(Easelly)는 중견 이상의 작가 전시를 주로 하는 본관과 달리, 개성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 전시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화랑의 의지가 반영된 공간이다. 화랑 측은 “자매 갤러리 혹은 세컨드 갤러리는 점점 늘어나는 영 컬렉터 트렌드를 반영한 면도 없지 않다”며 “이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은 확실히 젊은 층이 많다”고 밝혔다.스페이스토핑(해운대해변로 292, 그랜드조선부산 4층)이 오는 20일까지 마련하는 ‘돌과 나무’는 문지영·조정환 두 작가의 2인전이다. 두 사람 모두 부산시립미술관이 부산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전에 참여한 바 있다. 오케이앤피 이보성 큐레이터 총괄은 “각기 독창적인 주제와 표현 방식을 가진 두 작가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다른 환경에서 무엇이 변했는지 한자리에서 확인할 소중한 기회”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표현주의적 회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현대 사회를 다층적으로 조망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조정환 작가는 삭막한 도시 풍경을 그리면서도 거대한 생명체가 꿈틀거리는 모습을 담아낸다. 훨씬 전에는 흑백 그림이 많았는데 점점 컬러를 많이 쓰게 되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더욱더 추상적으로 변해간다. 그런데 삭막하기만 한 도시 공간에 따스한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빛 인상’ ‘빛 응고’ ‘빛 연기’ ‘빛 사이’ ‘Red Alert’ 등이다. 그에게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는 장소인 것이다. 동의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부산대 미술학과에 편입해 서양화 전공으로 졸업했으며 홍익대 회화과 석사과정을 마쳤다.같은 유화 작품인데도 문지영 작가 작품은 오일을 듬뿍 사용해 훨씬 가벼운 느낌이 난다. 문 작가는 ‘나무’ 시리즈를 새로 시작했다. ‘나무가 된 여자(들)’와 ‘살갗은 나무’ 등이다. 문 작가를 설명하는 장애, 여성, 가족, 돌봄 키워드도 더 단단해지고 있다. 그에게 나무는, 단단한 뿌리로 연결된 공동체적 존재이면서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다. 문 작가는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통해 여성의 강인함과 연대, 지속적인 변화를 형상화한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대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으로 편입해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마쳤다. 현재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이다.이젤리(좌수영로 127, 3층)가 기획한 2인전 ‘토폴로지컬 랜드스케이프(Topological Landscape)展’도 주목할 만하다. 5월 3일까지 이어질 이 전시는 시공간을 콜라주 하는 방식으로 작가만의 독특한 회화적 지도로 풍경을 창조하는 김 봄 작가의 ‘나무’ 시리즈와 실리콘 페인팅으로 일상에서 펼쳐지는 자연경관을 공감각적 심상으로 재구성하는 문준호 작가를 초대했다.서울서 활동 중인 김 봄 작가는 일상에서 익숙한 풍경을 선택하고, 선택과 삭제, 추상적 변형의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독창적인 풍경으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위성지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바라본 낯선 풍경은 작가가 경험하고 기억한 감각들과 결합돼 새로운 풍경을 완성한다. 김 작가는 정부청사갤러리 열두 달 공모 기획전에 당선돼 내달 30일부터 ‘수집된 기억’이란 제목의 전시를 약 한 달간 연다. 김봄 작가는 덕성여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첼시 칼리지 오브 아츠에서 파인 아트를 전공했다.문준호 작가는 재료적 물성을 통해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자연풍경을 재구성한 ‘Landscape’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실리콘의 다양성을 회화의 드로잉 작업에 활용하며, 이를 쌓아 중첩하거나 드라이버와 같은 공구를 사용해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대구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한 문 작가는 호반문화재단의 전국 청년작가 대상 미술공모전인 ‘2024 H-EAA’ 대상을 수상하면서 많이 알려졌다. 그는 이번 부산 전시와 관련해 “이젤리가 부산에 있고, 리앤배의 세컨드 갤러리여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진드기감염병 환자 올해 첫 발생…야외활동 때 기피제 챙기세요
올해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발생했다. 치명률이 높지만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어 철저한 예방이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은 SFTS 환자가 올해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첫 환자는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에 거주하는 80대 여성으로, 집 주변에서 농작업 중 진드기에 물린 후 구토와 발열, 전신 쇠약, 식욕 부진 증상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의료 기관에 방문해 SFTS 확인 진단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올해 SFTS 첫 환자 발생은 2022년 4월 11일, 2023년 4월 5일, 2024년 4월 23일 등 최근 3년 간 발생일과 비슷했다. SFTS는 주로 4~11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물린 후 2주 이내 38~40도의 고열,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며 중증일 경우 혈소판․백혈구 감소로 사망할 수 있다. SFTS 환자는 2013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총 2065명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381명이 사망하면서 약 18.5%의 높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 누적 발생 환자 수는 경기도가 344명(16.7%)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원도(290명, 14.0%), 경상북도(279명, 13.5%), 경상남도(193명, 9.3%) 등의 순이다. 질병청이 지난해 발생한 SFTS 환자 170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57.1%(97명)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60세 이상이 83.5%(142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주요 임상증상으로는 발열(64.7%), 설사(25.9%), 근육통(25.3%), 오한(20.6%), 두통(19.4%) 순이었고, 감염 위험요인은 논밭(과수업, 하우스 포함) 작업과 제초작업(성묘, 벌초 포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SFTS는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고 치명률이 높은 만큼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 모자, 양말 등을 착용해 노출 부위를 줄이고, 기피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농작업이나 야외 활동 이후 2주 안에 발열이나 설사 등 주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 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기술창업투자원, 피알지에스앤텍 방문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주)피알지에스앤텍은 부산기술창업투자원(BSIA) 서종군 초대원장이 지난 15일 피알지에스앤텍을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2017년 부산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설립된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인 피알지에스앤텍은 희귀유전질환 신약개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성과를 달성하며 부산 바이오산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회사가 개발 중인 신경섬유종증2형(NF2) 치료제 ‘Trineumin’은 환자 대상 투약에서 높은 효과와 미미한 부작용을 보여 식약청으로부터 임상기간 단축을 승인받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피알지에스앤텍 박범준 대표는 “올해 말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만큼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며 현재 연구진 포함 30여 명이 근무하는 공간과 부산대 내 4곳에 분산된 연구소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BSIA 서종군 원장은 “바이오산업 기반이 약한 부산에서 피알지에스앤텍이 높은 기술 수준과 발전성을 보이고 있는 모범사례”라며 “피알지에스앤텍을 비롯한 부산지역 벤처기업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 정기총회 개최
(사)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5일 부산진구 부전동 이리스뷔페에서 ‘2025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총회는 서면 의료관광 성과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회에선 지난해 사업 실적 및 결산 보고, 올해 사업계획 발표, 신규 회원사 5곳 소개 등에 이어 서면 의료관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도 활발히 논의됐다. 이날 행사에는 협의회 회원사와 주부산미국영사관,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 주부산카자흐스탄총영사관, 주부산몽골영사관 뿐만 아니라 유관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협의회 이형철 이사장(예바치과교정과치과의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면 의료관광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 지향적 성장을 위해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협의회 김병준 회장(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원장)은 지난해 부산진구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에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전년 대비 무려 330%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고, 부산시 16개 구군 중 외국인환자 유치 1위를 차지했다”며 “글로벌 의료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산진구가 부산을 대표하는 의료관광 메카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는 2009년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위원회’로 출범한 후 2011년 협의회로 개편됐으며, 2016년 사단법인으로 전환돼 지금까지 부산 의료관광의 중심 거점 역할을 수행 중이다.
'애니계 봉준호' 정유미 감독, 한국 영화 자존심 살렸다… 칸영화제 초대장
한국 애니메이션계 젊은 거장 정유미 감독의 신작 ‘안경’(Glasses)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경쟁 부문 공식 초대장을 받았다. 앞서 한국 영화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경쟁,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등 모든 부문의 초청장 리스트에 단 한 편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정유미 감독의 비평가주간 초청은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킨 낭보로 평가받는다. 정유미 감독의 ‘안경’이 초청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부문으로, 협회 소속 평론가들이 참신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를 엄선해 초청 상영한다. 새로운 영화 언어를 보여주는 감독의 작품을 중심으로 1962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전 세계에서 10편 안팎의 작품이 초대장을 받아 칸영화제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으로 알려져 있다. 정유미 감독의 ‘안경’은 젊은 여성이 깨진 안경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내면의 그림자와 마주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받아들이는 심리 성장 서사를 담은 15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정유미 감독의 칸영화제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뒤 영화진흥위원회가 설립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전공한 정 감독은 앞서 2009년 ‘먼지 아이’로 제62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초청됐다. 정 감독은 칸영화제 외에도 ‘수학시험’(2010)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초청된 후 ‘연애놀이’(2013) ‘존재의 집’(2022) ‘서클’(2024)로 베를린에 모두 4차례 진출한 독보적 커리어를 이어왔다. ‘연애놀이’로는 2014년 제24회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23년엔 ‘파도’로 로카르노영화제에 초청되며 또 하나의 ‘최초’ 타이틀을 더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애니계 봉준호'로 불리기도 하는 정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먼지 아이’를 그림책으로 출간, 2014년 볼로냐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라가치상 대상(뉴호라이즌 부문)을 수상하며 그림책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림책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가치상은 뉴호라이즌을 비롯해 픽션, 논픽션, 오페라 프리마 4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듬해에는 ‘나의 작은 인형상자’로 픽션 부문 라가치상을 받아 2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제7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은 5월 14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며, 상영작 중 두 편을 선정해 최우수 단편영화상과 카날상을 수여한다. 심사는 스페인 영화 감독 로드리고 소로고옌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위원단이 맡는다. 부산이 고향인 정 감독은 KAFA 동기인 김기현(제작사 매치컷 프로듀서) 감독과 결혼해 2018년부터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제 개막에 맞춰 내달 14일 칸으로 향할 예정인 정 감독은 “칸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게 영광스럽다”면서 “(이를 계기로)관객을 만날 기회가 늘어나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칸 이후 한국에서도 상영을 많이 하고 싶다”며 “관심을 갖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 영화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해진 낭보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단순히 축하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필남 영화평론가는 “굉장히 반갑고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상업영화의 그늘에서 고군분투했을 감독의 작업 과정을 떠올리면 괜히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이어 “외로운 작업일 수밖에 없는 독립영화나 애니메이션계를 향한 관계 기관의 제도적 지원과 관객 발길이 뒤따르는 게 제대로 축하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계에서는 초청작 발표를 앞둔 학생부문(라 시네프)에 우리나라 작품이 포함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 부문은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초청작을 선정하고 상영작 중 3편을 뽑아 상을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윤대원 감독의 ‘매미’(2021), 황혜인 감독의 ‘홀’(2023),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2024)가 이 부문에 초청받아 윤대원·황혜인 감독이 2등 상을 받았다.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 자료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부산박물관은 17일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343건 686점)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고 밝혔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자료들은 지난 2023년 3월 국가유산청에 문화유산으로 등록 신청했으며 약 2년간의 심의 과정을 거쳐 17일 등록 예고됐다.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청의 심의를 거쳐 자료들은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서영해는 1902년 부산 초량에서 태어나 3·1운동에 참가한 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 1920년 프랑스로간 뒤 고려통신사를 설립해 일본의 침략과 조선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해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등 일제강점기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서영해 관련 자료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한 그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려통신사 관련 서류, 임시정부 요인들과 주고 받은 서신, 서영해가 쓴 원고와 유품 타자기 등 개인 자료들이 포함돼 독립과 외교는 물론 서영해 인물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한 인물과 관련된 다종, 다양한 자료가 일괄 등록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서영해는 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 한국 전래민담 <거울, 불행의 원인>, 단편소설 <구두장수의 딸>을 쓰며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문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방 후 고향 부산으로 돌아와 프랑스어 교육과 강연 활동을 이어가던 중 정치 혼란, 남한 단독정부 수립 등을 지켜보다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부인 황순조(전 경남여고 교장)와 함께 경유지인 중국 상하이에 들렀다가 우여곡절 끝에 생이별했고 1956년 이후 소식이 끊겼다. 서영해라는 이름은 오랫동안 잊혔으나 부인 황순조 여사가 평생을 보관해 오던 서영해의 유품이 기증되면서 뒤늦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황 여사는 경남여고 재직 시절 국어교사로 함께 근무했던 류영남 선생(전 부산한글학회장)에게 자료를 맡겼고, 이후 류 선생은 34년간 자료를 보관하다 2018년 3월 경남여고 역사관에 기증했다. 이어 경남여고 역사관은 2019년 1월 부산박물관에 기증했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쓰셨던 서영해 선생의 자료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며, 부산박물관 소장품 중 최초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라며 “올해 6월 개최될 부산박물관 특별기획전 ‘광복의 시간, 그날을 걷다’와 8월 개최될 국가유산청 특별전시에 서영해 선생 관련 자료가 출품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주의 새 책] 지역인재정책 外
■지역인재정책 오늘날, 지방 살리기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각도의 ‘지역인재정책’이어야 한다. 결국 ‘지역인재정책’은 ‘밑 빠진 독’의 ‘밑’을 메우는 역할과 같다. 인구가 팽창하던 산업화 시기에는 ‘국토개발’ 중심의 ‘지방산업정책’이 국가균형발전의 근간이었다. 지방소멸의 시기에는 ‘지역인재정책’이 국가인재균형발전의 근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김종한·박성익 지음/문우사/572쪽/3만 5000원. ■질문의 힘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모두 성공을 꿈꾼다. 그래서 경제력이든 권력이든 얻고 가지기 위해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 그런데 정작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저자는 바로 ‘질문’에서 찾았다. 수준 있는 질문을 하는 사람은 수준 있는 인생을 살았으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질문한 사람은 역경을 이겨내며 성공했다. 오정환·곽승종 지음/호이테북스/284쪽/1만 8000원. ■홍콩백끼 50여 일간 현지에서 130곳이 넘는 식당을 취재하고, 500가지 이상의 음식을 맛본 끝에 엄선한 홍콩 맛집 100곳을 소개한다. 딤섬, 훠궈, 완탕면 같은 소울푸드부터 이색 고급 요리, 골목 노포, 미쉐린 파인다이닝, 영화 속 명소까지 아우르며 한 도시의 입체적인 풍경을 맛으로 기록했다. QR코드가 수록돼 있어, 독자들은 식당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손민호·백종현 지음/중앙북스/552쪽/2만 5000원. ■하동 둘레길 깊이 걷기 지리산 둘레길 별천지 하동 구간에서 우리는 지리산의 빼어난 경승과 함께할 것이고, 길 위에 묻어있는 풍성한 이야기들을 만날 것이다. 제10구간의 옥종면 위태에서 시작되는 별천지 하동 구간은 제14구간 화개면 가탄까지의 약 150리(57.5km)의 길이다. 짧다고 할 수 없는 긴 여정이다. 과거와 현재를 우리들의 이야기로써 풀어내는 인문학적 순례길이다. 황부호 지음/뜻있는도서출판/272쪽/1만 8000원. ■자본주의와 페미니즘 임금 불평등·산업 개혁·노동력 착취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논의하며, 이러한 문제들이 여성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고 ‘자본주의’와 ‘여성의 이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각 저자는 상대방의 논점에 응답하면서 관련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친다. 앤 E. 커드·낸시 홈스트롬 지음/성수진·장지은 옮김/에코리브르/448쪽/2만 7000원. ■어릴 적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은 차별과 좌절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힘을 준 다섯 가지 가치를 소개한다. 심지가 굳은 ‘나’, 넘어질 때마다 힘이 돼 준 가족과 선생님, 친구의 ‘사랑’, 불편한 다리 탓에 돌아다닐 수 없는 저자에게 경험과 지혜를 선사한 ‘책’, 배우고 느낀 것을 실천하는 ‘용기’, 어떤 직업을 가지든 그것에 담긴 의미가 중요하다는 사실과 해야 할 일을 알려준 ‘소명’이다.고정욱 지음/샘터/244쪽/1만 7000원. ■죽이고 싶은 엄마에게 27년간 ‘알코올중독자의 딸’로 살아온 저자가 지나간 시간을 열심히 곱씹은 기록이다. 나와 가장 오랫동안 살을 맞대었던 엄마가 나를 가장 외롭게 만든다는 것이 서러워 어린 저자는 죽일 듯 엄마를 미워했다. 어머니 장례식을 끝내고 시간이 흘러 딸은 어머니가 되었고,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엄마의 어린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시영 지음/달/304쪽/1만 7000원.
[현장 속으로] 뮤지컬 ‘알라딘’ ‘위키드’ 팝업 존 인기
-4월 15일 오픈한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 ‘매지컬 드림 2025: 알라딘 & 위키드’ 팝업 존. “진짜 공연도 아닌데 누가 와요?” 착각이었다.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오늘 7월과 11월 연이어 부산 초연을 앞둔 뮤지컬 ‘알라딘’과 ‘위키드’ 내한 공연을 미리 경험하는 팝업 존 ‘매지컬 드림 2025: 알라딘 & 위키드’가 15일 드림씨어터에 차려졌다. 평일 오후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친구나 연인, 직장 동료끼리 찰칵찰칵 사진을 찍었다. 드림씨어터 1층 외부 공간에 마련된 ‘알라딘’ 팝업 존은 실제 소품과 동일한 매직 램프와 아그라바 왕국의 자스민 방 등이 재현된다. 스탬프 존에는 배우들 손 글씨로 된 럭키 멘트 스탬프로 나만의 램프도 꾸밀 수 있다. 위시 존에서는 지니에게 소원을 적어 위시 박스에 넣으면 추첨을 통해 공연 티켓과 공식 MD를 증정한다. ‘위키드’ 팝업 존은 드림씨어터 2층 공간에 펼쳐진다. 이 공간에는 상징적인 소품인 빗자루와 모자가 배치돼 실감 나는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의상 전시 존은 주인공 엘파바와 글린다 의상과 소품이 마련된다. 올해로 개관 6주년을 맞은 드림씨어터는 오는 18일과 29일, 5월 2일로 이어지는 드림클래스도 진행한다. 프로듀서, 음악평론가, 출연 배우와 함께 작품 이야기와 비하인드를 만날 수 있다. ‘알라딘’ 부산 공연은 오는 7월 11일~9월 29일 개최된다. 팝업 존은 5월 17일까지 매주 화~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한편 뮤지컬 ‘알라딘’ 부산 공연(7월 11일 드림씨어터 개막) 첫 티켓 예매 오픈은 오는 25일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부산 해운대구 오케이앤피(부산)와 수영구 리앤배(구 갤러리이배)가 각각 운영하는 스페이스토핑과 이젤리(Easelly)는 중견 이상의 작가 전시를 주로 하는 본관과 달리, 개성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 전시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화랑의 의지가 반영된 공간이다. 화랑 측은 “자매 갤러리 혹은 세컨드 갤러리는 점점 늘어나는 영 컬렉터 트렌드를 반영한 면도 없지 않다”며 “이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은 확실히 젊은 층이 많다”고 밝혔다. 스페이스토핑(해운대해변로 292, 그랜드조선부산 4층)이 오는 20일까지 마련하는 ‘돌과 나무’는 문지영·조정환 두 작가의 2인전이다. 두 사람 모두 부산시립미술관이 부산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전에 참여한 바 있다. 오케이앤피 이보성 큐레이터 총괄은 “각기 독창적인 주제와 표현 방식을 가진 두 작가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다른 환경에서 무엇이 변했는지 한자리에서 확인할 소중한 기회”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표현주의적 회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현대 사회를 다층적으로 조망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조정환 작가는 삭막한 도시 풍경을 그리면서도 거대한 생명체가 꿈틀거리는 모습을 담아낸다. 훨씬 전에는 흑백 그림이 많았는데 점점 컬러를 많이 쓰게 되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더욱더 추상적으로 변해간다. 그런데 삭막하기만 한 도시 공간에 따스한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빛 인상’ ‘빛 응고’ ‘빛 연기’ ‘빛 사이’ ‘Red Alert’ 등이다. 그에게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는 장소인 것이다. 동의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부산대 미술학과에 편입해 서양화 전공으로 졸업했으며 홍익대 회화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같은 유화 작품인데도 문지영 작가 작품은 오일을 듬뿍 사용해 훨씬 가벼운 느낌이 난다. 문 작가는 ‘나무’ 시리즈를 새로 시작했다. ‘나무가 된 여자(들)’와 ‘살갗은 나무’ 등이다. 문 작가를 설명하는 장애, 여성, 가족, 돌봄 키워드도 더 단단해지고 있다. 그에게 나무는, 단단한 뿌리로 연결된 공동체적 존재이면서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다. 문 작가는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통해 여성의 강인함과 연대, 지속적인 변화를 형상화한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대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으로 편입해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마쳤다. 현재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이다. 이젤리(좌수영로 127, 3층)가 기획한 2인전 ‘토폴로지컬 랜드스케이프(Topological Landscape)展’도 주목할 만하다. 5월 3일까지 이어질 이 전시는 시공간을 콜라주 하는 방식으로 작가만의 독특한 회화적 지도로 풍경을 창조하는 김 봄 작가의 ‘나무’ 시리즈와 실리콘 페인팅으로 일상에서 펼쳐지는 자연경관을 공감각적 심상으로 재구성하는 문준호 작가를 초대했다. 서울서 활동 중인 김 봄 작가는 일상에서 익숙한 풍경을 선택하고, 선택과 삭제, 추상적 변형의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독창적인 풍경으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위성지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바라본 낯선 풍경은 작가가 경험하고 기억한 감각들과 결합돼 새로운 풍경을 완성한다. 김 작가는 정부청사갤러리 열두 달 공모 기획전에 당선돼 내달 30일부터 ‘수집된 기억’이란 제목의 전시를 약 한 달간 연다. 김봄 작가는 덕성여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첼시 칼리지 오브 아츠에서 파인 아트를 전공했다. 문준호 작가는 재료적 물성을 통해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자연풍경을 재구성한 ‘Landscape’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실리콘의 다양성을 회화의 드로잉 작업에 활용하며, 이를 쌓아 중첩하거나 드라이버와 같은 공구를 사용해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대구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한 문 작가는 호반문화재단의 전국 청년작가 대상 미술공모전인 ‘2024 H-EAA’ 대상을 수상하면서 많이 알려졌다. 그는 이번 부산 전시와 관련해 “이젤리가 부산에 있고, 리앤배의 세컨드 갤러리여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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