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라인] 벼룩시장배 테니스대회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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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부터 2일까지 부산 금정체육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2008 벼룩시장배 부산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 대회가 열렸다. 올해는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 등 세계각국에서 100위권대 선수들이 다수 참가했고 체코의 이보 미나르 선수가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총상금이 10만달러인 벼룩시장배 대회는 부산시가 예산 1억여원을 지원해서 열린다. 부산시가 돈을 대는 이유는 사실상 삼성증권 테니스 팀 때문이라고 한다. 삼성증권은 전국체육대회에 부산 대표로 출전한다.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벼룩시장을 운영하는 미디어윌의 주원석 회장과 형제다.

그런데 올해 벼룩시장배 대회는 행사 내내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 지역 언론과 부산테니스계를 사실상 배제시킨 채 '자신들만의 리그'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대회 주최측은 행사를 열면서 지역 신문, 방송사에는 보도자료 한장 보내지 않았고 매일 경기결과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언론은 대회가 언제 열리는지도 몰랐고 대회 참가자도 알 수가 없어 보도에 애를 먹었다. 반면 연합뉴스 등 중앙지역 언론에는 착실하게 자료를 챙겨줬다.

주최측은 또 부산테니스협회 등 지역테니스계를 행사에서 배제시켜 불만을 샀다고 부산 테니스인들은 말한다. 지난 25일 한 호텔에서 열린 대회 개막행사에는 지역 언론사에서 단 1명의 취재진도 초청받지 못했고, 부산테니스계에서도 거의 참가하지 않거나 못했다고 한다.

이 대회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중복개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부산에서는 벼룩시장배 대회 외에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테사모)'에서 주최하는 부산오픈국제남자챌린저대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회도 부산시의 예산 지원을 받는다. 부산시가 챌린저급 남자대회 2개를 동시에 예산지원하는 것이 옳으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벼룩시장배 대회는 부산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부산시민의 세금으로 만든 경기장에서 열리는 행사다. 지금처럼 지역을 배제한 채 진행된다면 과연 앞으로 시가 계속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는 게 테니스인들의 지적이다. 남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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