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넥스트 도어' 최고 비밀요원과 옆집 악동들의 한판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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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넥스트 도어' NEW 제공

"아저씨, 나 잡아봐라~."

느닷없이 말썽꾸러기 삼 남매를 돌보게 된 아저씨. 하지만 꼬마 악동들은 뛰고 날고 던지며 하나같이 통제 불능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 정체가 궁금하다. 알고 보니 비밀첩보 요원. 무슨 사연 때문에 악동들을 돌보는 처지가 됐을까. 브라이언 레반트 감독의 '스파이 넥스트 도어'는 세계 최고의 비밀요원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친절한 옆집 아저씨로 변해 꼬마 악동들을 돌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스크린으로 옮긴 가족 코미디다. 할리우드 영화이지만 청룽(成龍)이 주연을 맡아 특유의 웃음과 풍성한 볼거리를 던져준다.

은퇴를 앞둔 세계 최고의 비밀요원 밥 호(청룽)는 아이 셋과 함께 사는 이혼녀인 질리언에게 연정을 품는다. 그리곤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평범한 옆집 아저씨로 이사를 와 구애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친구 질리언이 며칠 동안 집을 비우게 되자 그녀로부터 삼 남매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녀와의 결혼이라면 무엇을 마다하랴. 졸지에 베이비시터가 된 밥이지만 삼 남매는 소문난 천하의 악동들. 이들은 밥을 내쫓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괴롭히고, 결국 밥은 최첨단 스파이 기술까지 동원하며 이들과 팽팽한 대결을 펼친다. 이런 와중에 밥은 세계 석유를 모두 없애려는 테러리스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보이는 이 작품은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와 어리숙한 도둑의 대결을 코믹하게 그린 '나홀로 집에'를 연상하게 만든다. 말썽꾸러기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아이들과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는 최고 수준의 첩보요원 간 대결은 시종 웃음거리를 던져준다.

세 명의 꼬마 악동들과 친해지기 위한 밥의 노력은 눈물겹다. 때론 최첨단 스파이 기술까지 동원하기도 하고 때론 형편없는 요리실력으로 스테이크를 굽다가 시커멓게 태운다. 예쁘게 모양을 내려던 케이크와 과자는 반죽조차 엉망이다.

이런 밥을 내쫓기 위한 아이들의 투쟁도 만만치 않다. 실력도 없는 어른임을 감지한 눈치 빠른 아이들은 갖은 꼼수를 써가며 아저씨를 골탕먹인다. 초반에는 아이들에게 당해 넘어지고 구르고 깨지지만 극 중반을 넘어서면서 청룽 특유의 액션과 코믹함이 등장한다.

스파이를 소재로 했지만, 이는 양념처럼 가볍게 다룬다.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 영화의 대표 주자였던 청룽이 이번에 조금 앞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보이는 가족용 영화다. 부드러운 미소와 특유의 액션을 가미한 청룽의 모습은 여전하다. 15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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