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살기 좋은 도시 돼야 브랜드 가치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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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1 도시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 따르면 부산의 도시브랜드 자산가치는 올해 77조 7천840억 원으로 서울의 340조 9천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02년 아시안게임 유치, 2005년 APEC 정상회의 개최,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2010년 국제회의 개최 아시아 4위에 따른 성적표로 볼 수 있다. 부산시가 다양한 국제적인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공로는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시와의 도시브랜드 격차가 현격한 것은 개선돼야 할 사항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의 머서휴먼리소스컨설팅은 '삶의 질'에 있어서 산업정책연구원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지구촌 221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 도시 생활의 질' 순위에서 부산은 지난해와 같은 92위에 머물러 부끄러운 성적을 냈다. 머서휴먼리소스컨설팅 조사의 특징은 경제 우선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교육·복지와 같은 기본적인 삶의 행복이 어느 단계인지를 주요 평가척도로 삼는다. 그런 이유로 뉴욕·런던·도쿄 시가 매번 3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들에 의한 도시브랜드 상승과 시민이 느끼는 '체감행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시민들은 이런 국제적 행사들이 실제 자기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른다.

부산시가 도시 브랜드와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경제적이고 물량화된 수치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한 이러한 국제행사들이 실제 부산에 어떤 경제적인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데이터를 산출해내야 할 것이다. 도시가 좋아지면 사람과 기업은 저절로 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시민들이 그 도시를 살 만하다고 여기며 좋아해야 한다. 실제 시민들의 행복한 삶이 반영된 도시브랜드에 치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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