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썰물] 프라이카우프(Freika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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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군인 1명과 팔레스타인 재소자 1천27명의 교환에 합의했다. 2006년 하마스에 사로잡혀 5년간 포로생활을 해 온 길라드 샬리트(25) 상병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유를 얻는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재소자 477명이 우선 풀려났고, 나머지 550명은 두 달 안에 풀려난다고 한다.

이 같은 맞교환도 있지만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도 있다. 옛 서독의 동독 반체제 인사 석방사업인 프라이카우프(Freikauf·'자유를 산다'는 뜻)가 그것이다. 1963년 첫 사업을 시작한 이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까지 이어졌는데, 서독은 3만 3천755명을 송환한 대가로 34억 6천400만 마르크에 해당하는 현물을 동독에 건넸다. 대략 1인당 10만 마르크쯤인데 당시 환율로 계산한다면 5천300만 원 정도다. 

미국은 죽은 군인의 자유로운 본국 송환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국전 당시 전사자 유해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여기에도 돈이 들어간다. 1996년부터 10년간 북한에서 33차례의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220여 구를 발굴했고, 그 대가로 시신 1구당 9만 달러(약 1억 원)의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프라이카우프를 응용한 형태도 송환 방안 중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프라이카우프 방식은 현 정부 들어 자주 언급되어 왔지만 햇볕을 보지 못했다. 지난 정권의 햇볕정책을 퍼주기 정책으로 몰아붙이면서 인도적인 식량지원마저 김정일 정권의 체제 보장 및 핵무기 개발 전용 가능성으로까지 언급해 온 터라 자충수만 두고 있는 형국이다. 맞교환이든 돈이든 협상의 기본 전제는 역시 신의다. 임성원 독자여론팀장 fore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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