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진솔한 소통이 필요한 정치인 트위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강병균 편집국 에디터

"트위터(twitter)에선 부산일보가 대한민국 제1의 신문입니다." "부산일보 트위터가 부산 사람으로서 그냥 막 자랑스러워요." 이는 며칠전 트위터에서 영향력이 큰 한 파워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과 부산시민 한 명이 부산일보 공식 트위터(http://twitter.com/busantweet)로 보내온 찬사성 글이다.

부산일보 트위터는 지난 4월 중순 필자가 담당자가 돼 운영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인 19일 오전 전국의 팔로어(follower·글 구독자) 수 1만 5천600여 명을 기록하며 지난달 31일부터 국내 모든 일간지 트위터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를 비롯, 상위권인 서울지역 전국지들과의 격차도 상당한 편이다.

트위터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누구나 손쉽게 올릴 수 있는 140자 이내 짧은 글과 시공을 초월한 인적 연결성, 신속한 소통·정보·속보성을 강점으로 인기 소통수단과 강력한 미디어의 하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접속,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점도 트위터에 열광하게 만드는 마력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국내 트위터 이용자가 100만 1천847명으로 집계되는 등 날이 갈수록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트위터리안들과 쌍방향으로 적극 소통하며 공감하고 의견을 수렴하려는 게 부산일보사의 트위터 운영 목적이다. 새로운 마케팅·홍보 도구가 필요한 기업, 정부부처, 각종 기관·단체들도 비슷한 이유로 잇따라 트위터를 개설하고 있다.

특히 여야 정치인들 사이에 그야말로 '트위터 열풍'이 불고 있다. 트위터 도입이 야당들에 비해 늦은 한나라당 내부는 최근 트위터 학습이 한창이어서 일반인과 당원들을 상대로 트위터로써 스킨십에 나선 의원들이 증가추세다. 지난 6월 말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트위터를 본격 시작하고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트위터에서 네티즌과 글로 대화할 정도로 '트위터 정치'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을 거치면서 국민의 마음을 읽기 위한 소통이 정치권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야권은 트위터로 재미를 많이 봤고, 여당은 트위터를 즐기는 젊은층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해 패배했다는 인식이 정계의 트위터 붐에 불을 지폈다. 대세로 등장한 트위터는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더욱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직접 소통'은 명분일 뿐 진정성이 없다. 트위터를 잘 활용 중인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정치인의 소통방식에 불만스럽다"는 게 평소 트위터리안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필자가 부산일보 트위터 팔로어들 중 정치인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견해를 물어보니 냉소적·부정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트위터의 매력은 성·연령·계층, 지위고하를 떠나 누구나 평등한 하나의 이용자로서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데 있으나 상당수 정치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 똑같은 사람이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며 거리감을 좁히기보단 자신의 정책과 하고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알리며 트위터를 홍보창구로 삼기 일쑤여서, 원활한 소통이 힘들다는 지적이다. 예리한 질문과 비판에 침묵·외면하는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팔로어는 아주 많지만 팔로잉(following·친구맺기) 수는 적은 정치인들도 있어 민의를 경청하겠다는 게 아니라 '세 불리기'와 인기 과시용으로 의심된다. 선거 때 트위터리안들에게 감언이설로 지지를 호소하다 투표일 직후부터 방치된 트위터도 숱해 정치인의 트위터 활용에 대한 불신에 한몫하고 있다.

부산일보 트위터가 단기간에 지역한계를 극복, 전국적으로 급성장한 것은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소통의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게 긴밀한 관계 형성에 노력한 결과다. '안티' 정서를 가진 고객들이 트위터를 도배한 항의글에 즉각 사과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밤을 새우며 일일이 답글을 달아 되레 신뢰를 얻은 기업들도 있다. 가식의 가면과 단순 인사말로 진지한 소통에 등한하고, 또 형식적이거나 부실하게 트위터를 운영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바엔 차라리 발로 뛰며 민생현장을 열심히 챙기는 것이 정치인 스스로나 국민을 위해 좋을 것 같다. kb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