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노약자석 노인 전유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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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등하교를 하며 2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지하철 안에서 보낸다. 언젠가 다리를 다친 적이 있었다. 걷는 것은 고사하고 서 있는 것도 힘들어서 노약자석에 앉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덩치가 큰 남성인 내가 그곳에 앉아 있자 주위의 시선이 너무나 따가웠다. 결국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억지로 서서 가는 수밖에 없었다.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에서도 들은 적이 있다. 임신한 지 약 3~4개월 밖에 안 된 마른 임산부가 노약자석에 앉았는데 주위의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이 역정을 내시더라는 이야기였다. 라디오에서는 그것을 웃음소재로 이용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결코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듣는 내내 예전 경험을 떠올리며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원래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만든 노약자석은 어느 새 노인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렸다. 노인이 아닌 자가 그곳에 앉으면 이상한 취급을 받는다. 노인은 약자가 맞지만 꼭 노인이 아니더라도 약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의식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상명·부산 금정구 구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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