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필리핀 영어 강사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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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영어 학원에 필리핀 출신의 영어 강사가 질 좋은 영어교육을 시켜주고 있다. 영국이나 미국인뿐만 아니라 필리핀도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을 갖춘 분들이 많다. 이분도 그 실력을 인정받아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근무하고 계신다.

얼마 전 우연히 영어교육 문제 때문에 그 선생님과 잠깐 얘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선생님은 여러 가지 고충을 털어놓았다. 가끔씩 학부모 모임이 있어 학원에 학부모들이 오면 대부분 자신의 곁에 잘 오지 않고, 미국인 강사에게만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인을 더 선호하고, 동남아 국가에 대해 약간의 차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생활 초기에 적응이 힘들었던 것도 말했다. 임신 때 먹고 싶어 마련해 둔 필리핀 음식에서 이상한 냄새 난다며 거주하고 있던 원룸 옆방에서 핀잔을 주었던 일도 있고, 심지어 마트에 갔을 때 판매원들이 자신의 외모를 보고 무조건 반말로 대하더라는 것이다.

학원 강사들은 미국인이나 호주 캐나다인들이 대부분인데 그 중에는 무자격자도 더러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백인 혹은 미국인을 우대하는 풍조가 적잖다고 꼬집었다. 학원장들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가 백인과 유창하게 의사소통을 하면 그제서야 채용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씁쓸해 했다.

우리들 마음 속에 특정 국가를 무조건 무시하거나 지나치게 높게 보는 경향은 없는지 반성해야겠다.

천강희·부산 해운대구 석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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