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썰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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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님께서 맛있는 동태찌개 집에서 식사하자고 하셨는데 먼저 먹어버려 좀 죄송했습니다. 내일 전주시청 촬영 후 맛있는 백반 집으로 안내하려 합니다. 조미료 안 쓰는 담백한 집입니다." 영화배우 박중훈 씨가 트위터(twitter) 친구들에게 전한 글이다. 한지를 소재로 한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서 열연 중인 그는 거의 매일 촬영하면서 일어났던 일들을 이처럼 미주알고주알 트위터 친구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의 트위터 친구인 필자도 박 씨의 영화 촬영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았다. 신문과 방송에서 이를 보도한 것은 한참 후였다. 그는 또 각종 일상사들을 알리며 팬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

유·무선으로 '친구 맺기'를 할 수 있는 트위터는 이같이 엄청난 속보성과 소통력을 가지고 있다. 며칠 내에 100명 이상의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으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금방 트위터 식구로 만날 수 있다. 글자 수 140자 이내라지만 링크를 통해 현장 중계도 가능하기 때문에 무한대의 정보량도 제공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트위터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수단으로 보고, 각종 규제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에 강력 항의하고 있다. 소수 의견 공유자들의 공간인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보내는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과 다르다는 것이다. 트위터 가입엔 인터넷 실명제가 필요 없어 적발도 사실상 어렵다. 선관위와 네티즌 간의 치열한 숨바꼭질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통제와 감시 방식으론 인터넷의 변신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잘못하면 표현의 자유만 침해할 수 있다. 백악관 공보팀은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정부도 규제보다 장려를 통해 공정성을 이뤄내는 고차원적인 방책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 강국은 감시의 시선 속에서는 세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준영 논설위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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