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읽기] 삶이 문화가 되고 다름이 수용되기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 오영란 독자위원 부산여성의전화 회장

6·2 지방선거에 대한 보도가 매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풀뿌리 20년 희망을 캐자'는 시리즈가 시작됐고, 시민들이 희망하는 후보를 찾기 위해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이런 후보 없나요'도 마련했다. 지난주 내용을 분석해보면, 교육감의 경우, 부산의 사교육 시장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증가(2일자)되고 있는 현실에서 시민들은 사교육보다는 공교육에 신뢰를 줄 수 있기를 원했고, 기초부터 튼튼하게 다져 내실을 축적할 수 있는 교육감에 대한 요구들이 많았다. 기초단체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나 지역기업의 고민을 들어주고 주민에게 혜택이 가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결국 시민이 원하는 후보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가슴을 여는 사람'이다. 지역기업, 주민, 학생, 동네 작은 가게 등에서 나오는 삶의 목소리를 순간적으로 듣고 그냥 지나갈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마음에 담을 수 있도록 가슴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문도 6·2 지방선거 때까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지면과 더불어 다수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이번 선거에서 누가 가장 뜨거운 가슴을 열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3일자 좋은 교육감 청소년 토론마당기사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충실했다. 우선 교육 당사자인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제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알찼다.

4일자 '삶이 묻어나는 근대사료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타임머신' 기사는 참으로 공감이 갔고 지자체의 근대사료 보존의지가 아쉽기만 했다. 비록 개인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시작된 소장품들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을 함께 읽어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지역적이고 사회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역사적 사료들이 놓일 자리를 찾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 이미 타 지역이나 외국에서는 개인소장품 등을 지역문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만들어가는 사례도 볼 수 있다. 3일자 부산문화재단의 예산이 줄어 문화사업이 막막하다는 기사를 보고서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개인 소장품들에 대한 전시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조차 감히 나오지 못할 판이다. 부산 문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려 하는가. 적어도 지하철 한 켠에 문화매개공간을 만들어 예술과 시민을 연결하고자 시도한 젊은이들의 노력(1일자)보다는 뒤지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또한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실시되었던 입양교육 기사(2일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너무나 혈연적인 우리 사회가 입양 가족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배움이 필요하다. 나와 다른 모습, 다른 삶에 대한 수용은 선행 학습을 요망하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지적한 바처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보편적인 교육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고 더욱 바라는 것은 이런 교육이 특별나게 따로 필요하지 않을 만큼 우 리사회가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콜라텍 이야기(1일자)는 마음을 무겁게 했다. 노인 여가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안전사각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노인들을 다만 닫힌 공간이 주는 편견으로 인해 마냥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볼 것인가. 분명한 것은 먼저 우리 지역에 노인들을 위한 여가복지시설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을 살펴야 하고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들(needs)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이기 때문에 모두가 일률적이고 정적인 욕구만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되레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노인을 더욱 소외시킬 뿐이다. 이번 기사를 계기로 지역사회에서의 노인의 여가와 여가시설, 여가놀이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기획이 시작되었으면 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