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풀뿌리 문화 다진 영도구 청소년 오케스트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관공서하면 엄숙한 분위기가 연상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드러운 음악으로 주민들과 한결 가까워진 한 자치단체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지난 1999년 전국에서 구 단위로는 처음으로 만들어진 영도구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우여곡절 끝에 10주년 기념공연을 가졌다. 이 오케스트라의 10년 성상을 우여곡절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이 단체를 유지하는 데 구청이 많은 공을 들여서다. 의회에서 '도로 예산이 급한 것 아니냐'며 예산을 전액 삭감하려했지만 구청의 끈질긴 설득으로 오케스트라를 유지키로 했다. 이후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관련 조례까지 신설했다고 한다. 문화 관련 예산이 항상 후순위로 밀리는 현실에서 다른 지자체의 귀감이 될 것 같다. 이후 전국의 구청 오케스트라가 설립되는 데 자극제가 됐다.

학군 좋은 곳으로 가려고 했던 학부모들이 오케스트라에 남기 위해 이 같은 계획까지 접었다는 소식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길 하나 뚫는다고 주민들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발상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이러한 문화적 접근법이 살기 좋은 명품 공간으로 진화하는 길이다. 각 지자체들은 가용한 예산 범위 내에서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접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늘려야 한다. 딱딱한 관공서의 풍경이 확 달라질 뿐더러,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풀뿌리 문화공연의 활성화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