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별별 뉴스] 게임 속 가상 여친과 여행하는 일본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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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타미에 있는 한국식 불고기집 주인을 촬영한 사진에 게임에 나오는 가상의 여자친구가 함께 서있다. 이 식당은 게임팬들을 위한 특별 요리를 내놓았다. 사진출처=월스트리트저널

일본에서 침체된 도시를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게임소프트웨어업체가 협력관계를 구축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해변 휴양지로 한때 크게 번성했던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와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인 고나미.

고나미사는 일본의 유명 게임기구인 닌텐도(任天堂) DS를 사용해 즐기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인 '러브 플러스+'의 배경을 아타미시로 정했다.

지난 6월 게임이 출시된 이후 아타미시는 7~8월 여름휴가동안 게임의 배경인 아타미를 실제로 방문해 게임 상의 '가상의 그녀'와 여름휴가를 보내자는 캠페인을 벌였는데, 이 기간중 무려 1천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혼자서 게임기를 들고 여행을 온 것.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된 곳을 방문하듯이, 이제는 사람들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무대가 된 곳을 찾고 있는 셈이다.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타미시는 시내 13곳에 특수장치를 설치,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게임에 나오는 가상의 여자친구가 사진에 나타나도록 했다. 사진 촬영을 하면서 가상의 여자친구와 함께 관광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것. 방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확인 도장을 찍어주는 곳도 시내 6곳에 만들었다.

방문객들은 게임속에서 보던 낯익은 장소를 둘러볼 수도 있고, 게임에 나오는 가상의 여자친구와 2인용 호텔방에 실제로 투숙할 수도 있다.

'러프 플러스+' 게임은 가상의 여성 3명 중 1명을 골라서 데이트를 하는 등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내용이다. 일이 바빠 게임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여자 친구는 화를 내며 토라져 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상의 여성과 문자 메시지를 교환하거나, 터치 스크린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손을 잡고 걸을 수도 있다. 게임을 잘해 좋은 점수를 올리면 상으로 여자친구와 일주일간 아타미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다.

방문객은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적지 않다. 게임기를 들고 아타미로 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후카자와 다쓰야(19)는 "내 인생에 로맨스가 많지 않았는데 이 여행이 외로움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용오 기자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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