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자유와 평등 꿈꾸는 무지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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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 빌레펠트대학 사회학과 석사과정

친구 아들인 막스가 그린 가족에는 두 여자가 등장한다. 누구냐고 물으면 막스는 우쭐대며 말한다. "이 사람은 우리 엄마고 이 사람도 우리 엄마야."

독일에는 막스처럼 동성부부와 살아가는 아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명 '무지개 가족'이라 일컫는 새로운 가족 모델이다. 현재 만 명 정도의 무지개 가족 아이가 있는데, 대개 두 엄마와 가정을 이룬다고 한다.

독일 밤베르크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동성부부가 이성부부에 비해 부모로서의 자질이 결코 부족하지 않고, 무지개 가정 아이와 다른 아이의 차이점도 없다고 한다. 나아가 무지개 가정 아이가 우울한 성향이 짙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친구가 "넌 아빠도 없지?" 라고 놀려대도 꿋꿋이 견뎌낸다고 한다.

독일은 법적으로 동성결혼이 가능하다. 한데 동성부부의 입양과 조세, 복지혜택에 관한 법률 문제로 가면 이성부부에 비해 적잖은 과제가 남아있다. 이에 독일 법무장관은 최근 입양법과 조세법에서 동성부부와 이성부부의 평등을 주장하며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성향의 녹색당(Gruenen)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수성향의 기민·기사연합당(CDU·CSU)은 "이성애 부부 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더 관대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대체로 분위기는 법 개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우리의 동성애자 문제는 유명 연예인의 커밍아웃과 함께 불과 몇 년 전에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게다가 얼마 전 악플과 편견에 시달리던 트랜스젠더 연예인이 자살하는 등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눈총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즉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인간이 살아가는 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빌레펠트(독일)=

schauspiel02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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