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반디 "속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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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오리까!'

부산의 대표적 문화공간이자 전시공간인 '대안공간 반디'(부산 수영구 광안동·사진)의 현재 심정이다. 대안공간 반디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입주하고 있는 '목욕탕 건물'의 건물주가 최근 집을 건설업자에게 팔아 수개월 이내로 비워 주어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건물주는 지난달 20일 대안공간 반디와 도서출판 비온후가 임대 형식으로 입주해 있는 '목욕탕 건물'(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을 건설업자에게 넘겼다.

입주 건물 팔려 이사할 판
올 사업 차질 빚을까 우려

대안공간 반디 김성연 디렉터는 "지난 2007년부터 이곳에 입주해 2년 주기로 계약을 연장해 왔다. 올해 초 월세를 올려 달라고 해 올려 주었는데 최근 건물주가 '집이 팔렸다'며 6개월 내에 비워 달라는 요구를 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반디와 같은 건물 3층에 입주해 있는 도서출판 비온후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당초 오는 8월께 이사 갈 계획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안공간 반디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간 전시 및 프로그램, 부산문화재단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국제비디오페스티벌, 미술 월간지 비아트(B·ART) 발간 등 예년에 비해서도 벌여놓은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김 디렉터는 "이런 프로그램을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게 적어도 내년 초까지라도 계속 입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사를 하게 되면,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사를 하지 않고 버틸 수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김 디렉터는 "현재 동래를 중심으로 이사 갈 곳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 했다.

최근 부산시에서도 반디 소식을 접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지원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 관계자는 "시에서 구상하고 있는 폐교를 이용한 창작공간에 입주하는 것도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안공간 반디는 1999년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대안공간 섬'으로 문을 연 뒤 2002년 광안리 바닷가 아트타운에서 '대안공간 반디'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이어 반디는 또 한 번 자리를 광안리 동방오거리 근처 골목 주택가로 옮겨 그곳에서 5년 동안(2002~2006년) 활동을 한 뒤 지난 2007년 1월부터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목욕탕을 임대해 지금까지 활동을 펼쳐 왔다.

정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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