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발자취가 한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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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부산 최초로 무용학원(민속무용연구소)을 개설했던 김동민의 생전 모습. 부산일보DB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이사장이자 '동래고무' 예능보유자인 김온경 씨와, 같은 춤꾼의 길을 걷고 있는 그의 딸 윤여숙 씨가 '부산 춤 100년사'(한글문화사/168쪽/2만 원)를 냈다.

"1920년을 전후해 동래권번, 봉래권번, 부산권번이 개설되었지요. 일제시대였던 만큼, 당시 가무악이 권번에서 행해졌으니 춤과 권번은 사실상 뗄 수 없는 관계였지요. 광복 직전까지 이들 권번이 부산 전통춤의 명맥을 이었지요. 강태홍 최송학 김해월 석국향 등이 이름을 날렸지요." 이때 김해 출신으로 한국 최초로 1927년 서울에서 무용연구소를 세운 배구자는 신 무용에 눈뜬 이다.

'부산 춤 100년사' 출간
춤꾼 김온경씨 모녀 집필
시대별 인물·사건 설명


"40년대에 주목할 분은 강태홍과 김동민(김온경 이사장의 부친)이었어요. 가야금 산조의 명인이었던 강태홍은 동래권번의 예술사범으로 춤을 최초로 일반에 보급했고, 김동민은 48년 부산 서구 토성동에 부산 최초의 무용학원(민속무용연구소)을 열었지요." 광복 직후 활동했던 명인으로는 김강남월 문장원 김애정 박성옥을 꼽고 있다.

1950년대는 부산에도 신무용의 장르가 새롭게 시작되는 시기. 저자는 이 무렵, 강이문(1923~1992)이라는 걸출한 춤평론가가 나타나 춤꾼들의 활동에 활력(비평)을 불어넣어 주면서 '춤 고장'의 면모는 더 확고해져 갔다고 한다. 책은 1980년대까지 부산 춤의 중요한 인물과 사건을 간략히 서술한다. 특히 다양한 인물 사진은 물론이고 주요 무용단 창단 연도, 주요 상 수상자, 공연포스터, 팸플릿도 함께 보여 준다.

김온경 이사장의 따끔한 충고다. "50년대 명창 명인들은 하나같이 '춤을 무겁게 추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과거 춤의 멋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점차로 내적인 감성보다 외적인 구조에 집착하고 느림의 미학에서 빠름의 감동으로 미의식이 전환되었어요. 그래서 표피적이고 인위적인 외향적 미의식으로 바뀌면서 우리 춤의 멋이 점차 약화되었습니다."

부산 무용사를 처음 정리한 이 책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아쉽다. 부산 춤 100년 역사를 담기에는 책의 부피가 적은 편이다. 정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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