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만의 디자인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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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전 갖는 조무광 신라대 교수

사진제공=조무광

조무광(사진) 신라대 교수는 1945년 경남 함안 출생이다. 그가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인 것"이라고 했다. "60~80년대 작업에서는 사찰건축 불상 단청 탑을 비롯한 전통적인 것과, 산 나무 꽃 하늘 돌을 비롯한 한국의 자연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았어요. 그리고 90년대 이후 컴퓨터 그래픽으로 넘어갔는데 이전의 작업이 잊힐리가 만무했다.

"한글의 훈민정음체, 한글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어요. 한글을 곰곰이 들여다 보니 디자인의 원리가 들어 있는 거예요." 훈민정음에 삼각형 사각형 원이, 더욱 근본적으로 점 선 면이 들어 있더라는 것이다. 훈민정음의 점 선 면은 천지인(天地人)의 깊은 철학까지 머금고 있었다. 요컨대 자연과 신의 사인(sign)을 풀어내는(de-) '디자인' 작업의 심층까지 육박하는 것이었다.

"그런 것이 저의 44년 디자인 인생의 길이었지요." 그는 부산의 디자인 1세대이고, 부산디자이너협회 창립을 주도했으며 한수 이남의 유일한 부산산업디자인전람회를 창설했다.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을 기치로 내걸며 공공디자인의 역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어떻습니까?

△"부산만의 디자인이 아직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과제가 저의 퇴직 후 향방 및 구도와 연결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전통 기와집을 보세요. 그 선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뾰족하고 직선적인 일본의 선, 스케일이 너무 크면서 다소 직선적인 중국의 선과 분명히 다른 소담한 아름다움이 있죠. 저 선을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부산의 느낌으로 살려내는 것, 그것이 부산 디자인이 되지 않을까요."

그는 사상 팔경대·철강단지·S아파트의 공공미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포스터, 영도·사상·동래구청의 로고 등에 걸쳐 숱한 작업을 했다. 회고전 형식의 부산디자인센터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데 그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 중이다. ▶'조무광 디자인 44' 전. 부산디자인센터 1층 전시관. 25일(오후 6시 오픈)부터 29일까지. 051-790-1000.

최학림 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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