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쉽게 만나는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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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의 한 장면. 부산일보 DB

영화관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독립영화 상영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동체 상영을 처음 시작하는 곳이 생겼고, 예술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이 정기적으로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관객과의 교류'라는 변신도 시도되고 있다.

△어린이 책 전문 서점 '책과 아이들'은 올해 처음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공동체 상영 방식으로 영화 '경계도시 2'와 '작은 연못'을 튼다. 기존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독립영화를 소규모 단체나 마을에서 빌려 상영하는 방식이다. '책과 아이들'의 공동체 상영은 풀뿌리 문화 운동의 하나로 부산의 독립영화 상영 방식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서점 공간서 '작은 연못' 감상
예술영화관 화요일 정기 상영
시네마테크 '인디스 데이' 지정


이번에 상영될 '경계도시 2'(20일 오후 7시 30분)는 지난 2003년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37년 만에 귀국을 감행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 작품이다. '작은 연못'(28일 오후 7시 30분)은 한국전쟁 당시 일어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다. '책과 아이들'의 강정아 공동대표는 "역사 공부에 관심이 많았는데 '경계도시 2'와 '작은 연못'은 현대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어 상영을 결정했다"고 했다. 관객의 호응을 얻으면 앞으로 독립영화를 지속적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051-506-1448.

△예술 영화를 상영하는 국도 & 가람 예술관은 부산독립영화협회와 공동으로 이달부터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저녁 '화끈한 극장'이란 이름을 내걸고 부산에서 제작된 우수한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화끈한 극장'이란 이름을 보고 에로물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화요일의 '화' 자를 따 재미있게 이름을 붙인 것.

이달에는 지난 11일 최용석 감독의 '제외될 수 없는'을 상영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측은 "실상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독립영화를 시범적으로 상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정기 상영을 결정했다"고 했다. 국도 & 가람 예술관의 정진아 프로그래머도 "부산독립영화협회와 협력해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은 물론 다큐멘터리나 단편 영화 등 기존 극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의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51-245-5441.

△시네마테크 부산은 관객이 독립영화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변화를 모색했다. 이달부터 매주 수요일에 열고 있는 '인디스 데이'.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비주류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목요일에 열던 '독립영화 정기 상영회'도 '인디스 데이'에 통합했다.

'인디스 데이'에서는 상영한 영화의 감독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 국내 유명 영화감독이 초기에 만든 단편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도 갖는다. 국내의 중요한 다큐멘터리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디 영화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독립영화 중 최고의 작품을 뽑아 상영하고 나서 그 영화에 대한 강연과 대담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051-742-5377.

부산독립영화협회 관계자는 "최근 이는 독립영화 상영 여건 변화에 발맞춰 우수한 작품을 상영하고 능력 있는 신인 감독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균 기자 kj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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