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의 박찬옥 감독 "부산은 제게 참 고마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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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제게 참 고마운 곳"

"부산국제영화제는 제가 어렵거나 낙담할 때 많은 격려와 함께 영화를 계속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고마운 곳이죠."

두 번째 장편영화 '파주'가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대된 박찬옥(41) 감독은 차분한 어조로 부산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놨다.

데뷔작 이어 후속작도
뉴 커런츠 부문 초청돼


지난 2002년 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 역시 같은 부문에서 소개된 바 있어 연출한 두 편 모두 부산에서 처음 상영되는 행운아다. 평단에선 그의 작품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잔잔하지만 내적으로는 격렬히 동요하는 인물을 그리거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균열을 섬세하게 그리는 데 있어 탁월한 재능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내놓았다.

어떤 영화냐고 먼저 물었다. "러브스토리죠. 파주로 떠나려는 여자와 머무려는 남자 이야기인데 제 경험담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를 시나리오로 옮긴 것이죠. 그래서 파주라는 공간은 임의적인 설정입니다."

하필이면 왜 파주일까. "제가 파주와 가까운 일산에 살고 있고 영화 세트장이 파주에 있어 종종 가곤 하죠. 게다가 한강 하구에 있는 탓에 강 건너편은 북한 땅인데 안개가 자주 끼어 여느 도시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국경도시죠."

첫 작품 이후 두 번째 작품이 나오기까지 7년이 걸렸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장편 데뷔작이 부산에서 상영된 데 이어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에 초청돼 타이거상을 받았어요. 서유럽의 오래된 도시로의 여행이자 저에겐 첫 외유였는데 그곳에서 처음 시나리오 구상을 했죠. 다만, 대학원을 마쳐야 했고 영화투자자를 구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의 작품을 보면 무게감 있는 배우가 눈길을 끈다. '질투는 나의 힘'에선 박해일, 문성근, 배종옥, 서영희를 캐스팅했고, 이번엔 이선균, 서우, 심이영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여러 의도가 있겠지만 배우를 먼저 봐요. 배우가 잘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거죠."

그러면서 박 감독은 "한 편 한 편 찍으면서 경험하고 배우고 있는 중"이라며 겸손해 한 뒤 "영화를 만드는 것은 고통이 뒤따르지만 머릿속에 있는 가상의 것을 현실화시키는 매력있는 작업"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사진=박희만 기자 ph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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