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부산진성으로 사용했던 성벽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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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이후 조선 수군이 사용했던 부산진성의 성벽이 드러났다.

우리문화재연구원(원장 곽종철)은 지난 8월 19일부터 부산 동구 범일동 380-6번지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벌이던 중 길이 27m 잔존 높이 1m가량 되는 성벽이 노출됐다(사진)고 밝혔다. 현장에는 15~16세기 자기편과 기와편도 함께 출토됐다. 복원된 자성대 동문과 영가대 사이 조선통신사역사관 건립 예정 부지다.

우리문화재연구원 범일동 발굴조사
길이 27m 전형적인 왜성 확인


성벽이 노출되기 전 비탈면은 흙으로 덮여 있었는데, 흙을 걷어내자 성벽이 드러났다. 발굴팀은 노출된 성벽을 왜성으로 보고 있다. 대형할석으로 70도 정도의 경사를 두고 쌓은 데다 기단석을 깔지 않은 점은 전형적인 왜성의 축성수법이기 때문이다. 성벽의 기초인 기단석을 깔고 그 위에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조선시대 축성수법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한데, 이 왜성이 조선후기 부산진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일제시대 지적도(1910년)에 나오는 부산진성의 성벽 라인과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조선 후기 부산진성의 성벽이 다시 세상에 노출되는 셈이 된다. 정공단이 있던 증산을 둘러싼 부산진성 본성과 현재 자성대 자리에 있던 부산진지성은 오래전 철거됐고, 자성대로 불리는 현재의 성문과 성벽도 1974년 고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임의로 쌓은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최근 시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대한 성벽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역사관 설계를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영가대도 원위치가 아닌 곳에 복원을 시켜놨는데, 조선통신사역사관 역시 유적 한가운데다 작고 초라하게 짓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헌 기자 t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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