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기억은 삐걱거리는 의자처럼 낡아버렸다. 국제고무와 삼화고무가 잘 돌아가던 시절, 극장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선 기억도 이젠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젠 흉물스럽다고,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고도 했다. 바로 옆에 있던 삼일극장도 2년 전 철거돼 사라졌고, 보림극장도 마트로 바뀐 지 오래다. 성인영화관이란 간판도 달았지만,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1959년에 개관해 지금껏 영사기를 돌리고 있는 부산에 남은 유일한 단관극장이 된 부산 동구 범일동 삼성극장 이야기다. 영상문화도시 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한 축포를 쏘는 동안 오래된 극장은 씁쓸하게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미술인들 '의기투합'
벽면 계단 등서 전시·영화 상영
시민 대상 추억과 후원 접수도
부산의 젊은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삼성극장을 기억하는 전시와 공연이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삼성극장에서 여는 '극장전(劇場展)'이 그것.
독립큐레이터 이은호,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 디렉터 류성호, 문화단체 숨 디렉터 차재근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실험을 계속해 왔던 젊은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했다. 사라지는 것을 기억하고, 추억이 담긴 오래된 극장을 문화와 예술을 통해 재생의 여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때문이다.
구헌주 송성진 신무경 김경화 유미연 변대용 김다인 손몽주 나인주 류성효 등 30여 명의 작가들이 삼성극장의 공간에 맞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가벽을 전혀 쓰지 않고 극장 포스터가 붙어 있던 자리에 평면 작품을 거는 식이다. 극장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매표소, 계단, 휴게실, 로비 등도 그런 식으로 설치미술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미술작가 최원준, 영상미디어작가 이상현 등은 굴곡 많은 극장 공간을 기록하는 작업도 한다. 여기엔 시민들의 기억도 수집해 작품으로 형상화할 작정이다. 이름하여 '기록전'이다.
전시기간 중에는 김희진 감독의 단편영화 '범일동 블루스'를 틀 예정이다. 바로 삼성극장이 위치한 범일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극장의 장소성과 맞아떨어진다.
'극장전'은 그런데 난관에 봉착해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온전히 행사를 치르기엔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시민들의 후원을 기대하고 있다. 20일까지 삼성극장과 관련된 시민들의 사진과 이야기도 접수한다.
극장전을 기획한 이은호는 "욕심 같아서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삼성극장의 가치를 환기시킴으로써 다른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010-2803-3678. 이상헌 기자 ttong@
화려했던 기억은 삐걱거리는 의자처럼 낡아버렸다. 국제고무와 삼화고무가 잘 돌아가던 시절, 극장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선 기억도 이젠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젠 흉물스럽다고,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고도 했다. 바로 옆에 있던 삼일극장도 2년 전 철거돼 사라졌고, 보림극장도 마트로 바뀐 지 오래다. 성인영화관이란 간판도 달았지만,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1959년에 개관해 지금껏 영사기를 돌리고 있는 부산에 남은 유일한 단관극장이 된 부산 동구 범일동 삼성극장 이야기다. 영상문화도시 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한 축포를 쏘는 동안 오래된 극장은 씁쓸하게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미술인들 '의기투합'
벽면 계단 등서 전시·영화 상영
시민 대상 추억과 후원 접수도
부산의 젊은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삼성극장을 기억하는 전시와 공연이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삼성극장에서 여는 '극장전(劇場展)'이 그것.
독립큐레이터 이은호,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 디렉터 류성호, 문화단체 숨 디렉터 차재근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실험을 계속해 왔던 젊은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했다. 사라지는 것을 기억하고, 추억이 담긴 오래된 극장을 문화와 예술을 통해 재생의 여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때문이다.
구헌주 송성진 신무경 김경화 유미연 변대용 김다인 손몽주 나인주 류성효 등 30여 명의 작가들이 삼성극장의 공간에 맞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를테면 가벽을 전혀 쓰지 않고 극장 포스터가 붙어 있던 자리에 평면 작품을 거는 식이다. 극장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매표소, 계단, 휴게실, 로비 등도 그런 식으로 설치미술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미술작가 최원준, 영상미디어작가 이상현 등은 굴곡 많은 극장 공간을 기록하는 작업도 한다. 여기엔 시민들의 기억도 수집해 작품으로 형상화할 작정이다. 이름하여 '기록전'이다.
전시기간 중에는 김희진 감독의 단편영화 '범일동 블루스'를 틀 예정이다. 바로 삼성극장이 위치한 범일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극장의 장소성과 맞아떨어진다.
'극장전'은 그런데 난관에 봉착해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온전히 행사를 치르기엔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시민들의 후원을 기대하고 있다. 20일까지 삼성극장과 관련된 시민들의 사진과 이야기도 접수한다.
극장전을 기획한 이은호는 "욕심 같아서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삼성극장의 가치를 환기시킴으로써 다른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010-2803-3678. 이상헌 기자 tt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