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10대 뉴스로 지난해 돌아보고 희망뉴스로 새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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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 비법 … 한 해 정리와 계획

해야할 일의 목록을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하자. 중요한 것은 이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일.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골랐다면 일 년을 계획하고 정리하는 데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연말을 맞아 가족이나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용히 자신만의 정리와 계획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한 해를 보내며 뿌듯함 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다면 말이다. 매일 바쁘게 사는데, 정리하고 계획할 시간이 어디 있냐고? 그런 당신일수록 계획과 정리가 더욱 필요한지 모른다.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또 새롭게 계획을 세우기도 좋은 이맘 때. 시간 관리와 정리의 전략을 알아본다.

# 도대체 왜 시간이 없는 걸까?

입사 5년차 김 대리. 그는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출근하자마자 시작되는 업무는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서도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과중한 회사 업무가 끝나면 접대와 회식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 과음의 후유증은 그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항상 열심히 하는데, 왜 언제나 시간이 부족한지, 김 대리는 어느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연말이 되자 일 년 동안 바쁘게 살았지만 정작 해놓은 것은 없다는 생각에 허무함마저 들었다.

급한 일·중요한 일 정해 시간 배분
짧게라도 '정리·계획의 시간' 도움
"다이어리 인생 설계 플래너로 활용"


김 대리처럼 일 년을 돌아보며 허무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들에게 '우선 순위'를 정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리더십센터 임정희 팀장은 "처리해야할 일이 많은 디지털 시대에 급한 일부터 처리하는 농경 사회의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해 적절하게 시간을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 팀장은 자신이 지금 시간을 적절하게 잘 사용하는지 돌아보려면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것을 권했다. '지난 한 주 동안 했던 일 중에서 1년 후에 생각해도 꼭 했어야 될 중요한 일 다섯 가지는 무엇인가' '만일 당신에게 24시간 외에 매일 3시간이 더 생긴다면 그 시간에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물어보면 자신이 시간을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했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있다면 자신의 시간 관리 방식을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 정리와 계획의 이론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았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많은 '시간 관리의 달인'들은 짧은 시간이라도 계획과 정리를 위한 시간을 갖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GM 쉐보레 부산정비사업소 자재과에 근무하는 박제철 씨. 그는 저녁에는 동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책임교수로 레크리에이션과 웃음치료사 과정을 가르친다. 또 이벤트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각종 행사에 초대되어 진행을 하기도 한다. 요즘 같은 연말이면 그는 3가지 일로 더욱 바빠진다.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을 여유롭게 소화하는 비결은 바로 일요일 저녁마다 정리와 계획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는 일요일의 이 시간이 바로 자신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의 시간 관리 핵심 비법인 셈이다. 이때 한 주 동안의 일을 정리하고, 다가올 한 주를 준비한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면 스케줄이 엉망이 됩니다. 습관이 된 이 시간이 바로 나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박 씨처럼 정리를 하고 계획을 세우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리 컨설팅 업체 베리굿정리컨설팅의 윤선현 대표는 "정리를 잘하는 능력은 습관에서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정리할 것이 많다면 기존의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이미 있는 것을 정리하기보다 새로 생기는 것을 정리하라는 이야기였다.

윤 대표는 시간의 경우, 이런 법칙을 적용하면 계획 세우기도 편해진다고 조언했다. "매일 24시간이 새로 생긴다고 보고, 어제 사용했던 것과 똑같이 사용하지 말고, 늘려야 하는 일과 줄여야 할 일을 판단해서 하루 5분, 10분씩 늘리고 줄이면 습관 만들기가 수월해집니다."



# 정리와 계획의 실제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까? 윤 대표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 해 동안 기억에 남는 사건 중심으로 '자신만의 10대 뉴스'를 작성해 볼 것을 권했다. 잘한 일, 아쉬운 일 등의 카테고리를 정해 만들어도 좋다. 10대 사건을 간단하게 기록하고 짧게 자신의 견해나 생각을 덧붙이는 형태로 메모를 남기는 것도 방법이다.

새해 계획은 생겼으면 하는 사건, 만나고 싶은 사람, 사고 싶은 물건 등 '10대 희망 뉴스'를 미리 적성해 보는 것이다. 바라는 것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 10개 정도로 추려,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 등을 구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이때 새롭게 만들고 싶은 습관도 생각해보면 좋다.

새해 계획이 인생 전체에서 이루고 싶은 일과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 팀장은 계획을 세워도 실천 못하는 경우, 인생의 중요한 목표와 연결되는 절박함이 없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라고 충고했다. 앞서 지적한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데에도 인생의 목적을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 우선될 때 힘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인생의 목표 중 하나를 건강이라고 스스로 결정해서, 이에 따른 계획을 세워야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 다이어리, 어떻게 사용할까

흔히 시간을 잘 활용하는 방법으로 다이어리 사용을 꼽는다. 임 팀장은 단순한 일상을 기록하는 다이어리가 아니라 인생을 설계하는 플래너가 되도록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금전, 건강, 가족 등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살펴보고, 그를 토대로 중장기 목표를 세우라는 것이다. 일단 목표를 설정했다면 그 세부 실행 계획을 월별로 쪼개어 적어 보라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해야할 일을 나열한 다음 중요도와 처리가 급한 것을 순위를 매겨 표시하고, '실행·연기·진행 중' 등의 표시를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것은 A, 중요하지 않은 것은 B로 결정하고, 급한 순서대로 1, 2, 3 순서를 매겨 A1, A2, B1…. 순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너무 복잡하게 계획을 세우면 실천하기 어렵다며 최대한 단순하게 계획을 세우라는 이도 있다. ㈜한들플라닉스 김주연 대표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아침에 '해야할 일 10가지 목록'을 작성하고, 달성했으면 ○, 아니면 × 표시를 한다. 주말이나 월말에 ○를 1점으로 계산해 점수를 내어 성과를 확인하는데, 단순한 이 작업이 엄청난 생활의 변화를 가져다 줬다고 한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고 했던 그가 이 작업 이후에는 일 년에 적어도 60여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또 담배를 끊고 운동도 하게 됐다. 그는 스스로 특별히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라 실천 계획이 단순하기 때문에 생활의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만 표시하는 것이 그리 번거로운 것이 아니라 계속 하다보니 습관이 된 거죠."

윤 대표는 메모를 할 때 굳이 글이 아니라 그림이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마인드맵처럼 키워드나 나름의 분류 방식으로 생각이나 계획을 정리하면 계획 세우는 것 자체를 즐기게 된다는 것. 그리고 너무 많은 목표나 할 일을 기록하기보다 3~5가지 정도만 기록하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사진=이재찬기자 chan@

도움말=베리굿정리컨설팅·한국리더십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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