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계부 이용하면 '귀차니즘'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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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어플이 나오면서 가계부 쓰기에 본격 발을 들여놓은 박선민(24·여·부산 북구·사진 위) 씨와 33년째 종이가계부를 쓰고 있다는 박미자(61·여·부산 사하구·사진 아래) 씨. 박미자 씨는 30년 전 가계부를 펼쳐보며 그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고 했다. 이재찬 기자 chan@

가계부 야심차게 시작하기

"어떻게 십 원짜리 하나까지 다 기록해?" "가계부 쓰는 건 쪼잔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 아냐?"

천만에. 재테크에 성공한 이들 상당수는 돈 관리 제1의 법칙으로 자산 흐름을 파악하는 일 즉 '가계부 쓰기'를 꼽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을 어째. 가계부 하면 깨알같이 적힌 장부와 계산기가 먼저 떠오르면서 몸서리가 쳐지는 것을.

다행히 이들을 위한 반가운 '문명의 선물'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 어플과 인터넷.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24시간 우리 몸과 항상 붙어있기에 지출 즉시 기록을 하기가 쉽다.

잘 둘러보시라. 우아하게 스마트폰 터치하고 있는 동료, 실은 십 원짜리 하나까지 기록하고 있는 중일 지니.

새해 가계부를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해 우선 가계부 경력 30~40년의 주부 박미자(61)·송인자(61)·전순애(55) 씨를 만나 노하우를 들어봤다.



. 신용카드 없애기

-신용카드는 호주머니에 돈이 없음에도 지출을 유도해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원인. 재테크 전문가, 가계부 경력 30~40년 주부들이 내세운 첫번째 절약 원칙은 바로 "신용카드를 없애라"였다. 하지만 세금 공제와 각종 할인 혜택 및 포인트를 어떻게 포기하냐고? 요즘에는 신용카드 못지 않은 똑똑한 체크카드들이 많이 나와 있다. 체크카드를 적극 활용하자.


. 단순하게 작성하자.

-장을 보고 난 뒤 달걀, 콩나물, 대파 가격 등 사소한 것까지 모두 기록하려고 하면 쉽게 지친다.

지나치게 자세하게 작성하려 하지 말고 쇼핑 비용의 합계 정도만 적자. 세부내역은 영수증을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지출예상액을 먼저 설정하자.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쓸 것이냐,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할 것이냐의 문제. 당연히 전자의 경우가 절약과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더 나은 조건이 된다. 매월 초 가계부를 쓸 때 전달과 비교해 그달의 지출예상액을 설정하고 잉여액은 미리 저축하도록 한다.


. 지출예산을 세울 때 항목을 너무 세분화할 필요는 없다.

-대개 주거생활비, 식료품비, 외식비 등 분야를 나눠 가계부 작성을 하는데 매월 초 지출계획을 세울 때는 분야를 너무 세분화할 필요는 없다.

이들 분야를 모두 묶어 예상지출을 '생활비 70만 원'으로 묶는 식. 그래야 실제 지출에서 외식비에 돈이 너무 많이 나갔다면 식료품비에서 좀 더 줄이는 식으로 한 달 생활비 총액을 일정하게 조율할 수 있다.


. 매주, 매달 가계부 지출내역 점검, 결산을 하라.

지난 한 주, 혹은 한 달간 어느 내역에 얼마만큼의 돈을 썼는지, 쓸 데 없는 곳에 쓴 돈은 없는지를 체크해 다음 달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불필요한 곳에 쓴 내역은 형광펜 등으로 표시해 볼 때마다 각성이 되게 한다. 종이 가계부를 쓸 때 가장 유용하다.


. 며칠 못 써도 포기하지 말자.

-야심차게 가계부 작성을 시작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완벽한 가계부를 꿈꾸다 오히려 이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경우. 며칠 건너뛰었다면 기억나는 만큼 다시 쓰고 나머지 부분은 기타 금액으로 설정해두면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히 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자산 변동상황을 수시로 기록하자.

-'저축액 100만 원 증가' '펀드 투자 원금 300만 원 증가' '부채 100만 원 감소' 등 자산 변동상황을 정리해 기록해 두자. 특히 갚아야 할 대출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적어두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자금 계획을 새롭게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장·단기 자금계획을 세워 기록해 두자.

-'불필요한 지출 줄여 1년 뒤 가족 여행하기' 등 장·단기 자금마련 계획을 적어두자. 또한 금융상품마다 용도를 기록해두면 추가로 어떤 투자가 필요한지, 여윳돈을 어떻게 운용해야할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은행 적금 50만 원-3년 후 차량 구입비'라고 기록하는 식.


. 가계부에 일기를 곁들여 보자.

-가계부를 단순 숫자기록 장부로 만들지 말고 우리 가족의 역사책으로 만들어보자. 그러기 위해 지출에 대한 반성은 물론 잘한 부분에 대한 칭찬들도 기록하고 그때그때 느꼈던 감정들도 함께 기록해보자. 버리지 말고 놔두면 훌륭한 기록물이 된다.


. 봉투 가계부를 이용하라.

-가계부를 쓸 자신이 없다면 '봉투 가계부'부터 시작해보자. 수입을 5~6개 항목이 적힌 봉투에 분류해 넣은 뒤 필요할 때마다 해당 봉투에서 꺼내 쓴다. 좀 원시적이긴 하지만 월말이 다가오면 봉투 속에 줄어든 돈을 보면서 지출을 통제할 수 있어 절약을 위해서는 더 없이 좋은 방법. 이 때 영수증을 해당 봉투마다 넣어두면 한 달간의 현금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참고도서=돈 걱정 없는 우리집 플래너, 가계부 잘 쓰는 법, 주부 백단을 위한 가계부 쓰기 10계명(주부클럽)


어떤 가계부 쓸까?

· 스마트폰 가계부 어플

-편한가계부 Pro(1.99달러): 한동안 애플앱스토어 유료 분야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을 만큼 인기 있는 어플. 카드사 결제 문자를 복사해 붙여넣기 할 수 있고 카드 사용 내역도 결제내역, 미청구금액 등으로 분류해 조회할 수 있다.

-ez포켓 가계부(9.99달러): 2006년 PDA용으로 출시된 가계부로 4년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프로그램. PC용 가계부 프로그램과 연동돼 자료관리가 쉽고 편한가계부 Pro처럼 결제 문자 붙여넣기, 카드 미청구금액 조회 등의 기능이 있다. 월 단위 예산 설정을 할 수 있어 어떤 부분에서 초과 지출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

-돈 기입장 Lite(무료): 무료 어플 중 가장 많이 다운 받은 어플. 단 무료 어플만으로는 하루 항목 3개까지만 입력이 가능하다. 4개 이상 입력하려면 2.99달러짜리 업그레이드 버전을 다운받아야 한다.

-Egg Money(500원): 카드사 결제 문자를 바로 붙여넣기 할 수 있고 네이버, 다음 가계부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갤럭시S, 시리우스 등 안드로이드폰 기종에서 사용할 수 있고 T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인터넷 가계부

-네이버: 매일매일 작성하지 않아도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사용내역을 업로드하면 한번에 작성할 수 있는 것이 강점. 예산 설정을 할 수 있고 재테크 목표를 세워 다른 이들과 의견 교환도 할 수 있다.

-다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가계부 등록을 할 수 있어 매번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된다.

-네이트온: 네이트온 메신저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 편리한 가계부. 재테크 전문 사이트인 모네타(www.moneta.co.kr)의 가계부와 연동돼 네이트온에서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하나은행 N money: 은행 계좌와 연동돼 자산 관리가 쉽고 전국 주요 가맹점과 제휴해 1천여종이 넘는 쿠폰을 제공하고 있어 살림에 도움이 된다.

-이지데이(www.ezday.co.kr):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 쓰면 편리한 가계부. 가격 정보, 가격 비교는 물론 차계부, 일기장 등의 기능도 있다.


· 종이 가계부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곳

-은행: 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한국은행 등(농협, 신협, 새마을금고는 조합원 위주로 배부).

-보험회사: 교보생명, 삼성생명, 신한생명 등 보험회사 대부분. 특별히 보험설계사에게 요청해야 한다.

-여성잡지 부록(잡지 구입비 유료)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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