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인데… '저혈당 쇼크'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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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는 대개 혈당을 낮추는데 신경을 쏟기 때문에 정작 저혈당 위험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야간 저혈당과 초기 자각증상이 없을 때는 쇼크와 실신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사진제공=김용기내과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8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운전자는 무의식 상태에서 운행을 하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는 당뇨병 환자였고, 저혈당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쇼크가 원인으로 추정됐다. 김용기 내과의원 김용기 원장은 "당뇨병 환자가 혈당이 떨어지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면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등산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뇨 환자 '저혈당증' 발생할 수 있어
공복감·어지럼증·식은땀 등 전조증상
흡수 빠른 주스 섭취… 심하면 응급실


· 환자 74% '저혈당 위험' 잘 몰라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은 저혈당에 대해 잘 몰라 실신 및 쇼크가 발생했을 때 무방비 상태라는 조사보고가 나왔다.

한국노바티스와 한독약품이 최근 전국의 당뇨병 환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자 74%가 저혈당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혈당은 혈당 수치가 50㎎/dL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공복감, 떨림, 오한, 식은땀, 가슴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실신이나 쇼크 등을 유발하거나, 그대로 방치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야간 저혈당증 및 저혈당 무감지증을 겪은 환자도 각각 37%와 44%에 달했다. 야간 저혈당은 환자가 잠을 자는 동안 일어나 즉각 조처를 할 수 없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저혈당 무감지증 역시 초기 자각 증상 없이 바로 의식을 잃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혈당의 위험성이 적은 약물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전의 당뇨병 치료는 인슐린을 투여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썼는데 이런 치료법은 항상 저혈당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김용기 원장은 "최근에는 혈당을 낮추면서 저혈당의 위험이 거의 없는 인크레틴 호르몬과 관련된 약제가 개발됐다. 기존 약제에 비해 혈당강하 효과가 강하지 않지만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야외활동 중 배고프면 사탕이나 주스 섭취

대개 혈당이 떨어지면 제일 먼저 배가 고프고, 눈앞이 침침해지면서 어지럼증을 느낀다. 마치 몇 끼 식사를 걸렀을 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식은땀을 흘리거나 손이 떨리게 된다.

문제는 당뇨병을 오래 앓았던 사람들은 평소 저혈당을 자주 겪어 이런 증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조증상이 없이 바로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질 위험이 높다.

만약 저혈당이 확인되었거나 저혈당 증상이 있으면 바로 사탕 3~4개에 해당하는 15~20g의 당질을 섭취해야 한다. 흡수가 빠른 주스나 탄산음료, 요구르트, 설탕물도 좋다.

간단한 당질 섭취 후에도 저혈당 증상이 반복되거나 식사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빵, 우유 같은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혈당이 계속 낮고 특별한 이유없이 반복적으로 저혈당이 나타난다면 의사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면 기도가 막힐 수 있다. 저혈당 증세가 심한 환자는 응급실로 바로 내원해야 한다.



· 더울 때 당뇨 식이법과 운동법은

더울 때는 노약자나 당뇨병을 비롯하여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식욕이 떨어져 평소 먹는 식사 대신 과일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달고 찬 음식을 많이 찾게 된다. 또 활동량도 줄고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던 이들도 쉽게 지치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위험이 상존한다.

음식 섭취 후 시간에 따른 혈당 증가치를 당지수라고 한다. 아이스크림이나 단맛이 강한 과일은 섭취 후 혈당이 빨리 상승하기 때문에 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이다. 대개의 경우 혈당이 증가되면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당뇨병 환자는 조절기능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한 후에 혈당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혈당 조절에 유리한 당지수가 낮은 당뇨식은 더운 여름철에 식욕을 떨어뜨려 식사량의 감소로 이어져 다음 식사 전에 저혈당을 유발할 수가 있다. 따라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식단을 만드는 데 세심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

여름에는 평소에 열심히 운동하던 환자들도 게을러지기 쉽다. 그리고 실외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에 혈당을 조절을 위해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햇빛이 내리쬐는 낮 시간대에 오래 운동을 하면 탈수가 생길 수 있는데 당뇨병을 가진 경우 고혈당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할 때는 미리 적당한 열량을 섭취해야 저혈당을 피할 수 있다. 낮 시간대에는 실내에서 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시원한 저녁 식후가 좋다. 아침 일찍 하는 경우에 약간의 음식 섭취를 한 후에 해야 저혈당을 막을 수 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김용기 내과의원 김용기 원장

■ 이런 증상 있을 땐 '저혈당증'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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