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질환 '침'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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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서 구강질환을 치료받으면 입속 건강은 물론 오장육부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몸도 건강해진다. 사진제공=수정한의원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이 붓는 등 입 안에 병이 생기면 치과를 찾아간다. 흔히 구강 질환하면 치과를 떠올리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오복 중의 하나가 치아라고 여길 만큼 귀중히 여겼기에 나름대로의 한방치료가 있었을 것이다.

한방 구강치료는 치아를 몸의 일부분으로 보고 침술요법과 한약을 이용해 잇몸과 몸속 장기의 문제를 치료했다. 동의보감에도 다양한 치과 질환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입속 건강에 주목하고 있다. "입 냄새는 위장에 열이 있는 증상이며, 오장육부에 열이 많이 쌓이면 입이나 혀가 헐거나 염증이 생긴다. 또한 치아는 신장이 주관하니 신장이 약하면 이가 부실하다."(동의보감 구설·아치편)

잇몸병 허약한 신장 원인
입냄새 위에 열이 많은 탓

침으로 신장 기능 강화
약재로 위열 제거 가능

만성질환도 3개월이면 효과

● 잇몸 질환은 신장의 기가 허한 때문


통계적으로 성인 10명 중 9명은 잇몸병 구취 구내염 등 한개 이상의 구강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구강질환 중 잇몸병(치주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병원 진료를 받는 만성질환 1위로 꼽히고 있다. 불량한 구강 위생과 흡연, 과다한 당분 섭취 등으로 생긴 플라그와 치석이 잇몸병의 1차 원인이다.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 흡연, 스트레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2차적인 원인으로 잇몸병이 생길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잇몸질환의 원인을 몸의 전체적인 불균형 상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즉, 신장(콩팥)의 기운이 허약하거나 위장과 대장의 과다한 습열(습하고 탁한 열기)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치주염이나 풍치, 치은염은 치과에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한방 치료법을 적용하면 구강 내 증상도 치료되고 몸도 건강해질 수 있다.

잇몸병은 결코 잇몸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입안의 세균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혈전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또 당뇨병은 잇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반대로 잇몸병의 원인균이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잇몸질환의 1차적 원인치료는 물론 몸 내부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신장의 기능을 강하게 해주고 습열을 조절하는 한약재를 배합한 한약을 알약 형태로 복용한다. 침법은 잇몸이 약하면 콩팥기능을 강하게 해 주는 경락침을 놓고, 잇몸이 부어 있으면 열을 가라앉히는 침을 놓는다.



● 내부 장기 이상으로 구취 생길 수도

입 냄새는 일반적으로는 구강 내부의 원인이 많다. 보통 치석과 설태가 부패되면서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올바른 양치로 구강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치과적 치료가 끝난 후에도 입 냄새가 계속된다면 구강 외적인 요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즉, 내부 장기의 이상이나 다른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입 냄새는 위장에 열이 있는 증상으로 열이 입으로 올라와 냄새가 심해진다고 본다. 많은 스트레스와 기름진 음식으로 인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허화(몸이 허해서 생긴 열)나 담음(비정상적인 체액)으로 체내의 자생력이 약해지면서 구강의 면역력도 저하돼 입 냄새가 심해진다.

그외에 입냄새를 일으킬 수 있는 질병으로 축농증 등의 비강질환, 위염 등의 소화기질환 등도 원인이 된다. 입 냄새의 치료는 근본 원인을 없애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한약치료는 위열과 담음을 제거하는 한약재를 사용한다. 위열이 원인일 때는 열을 낮추어주는 경락침을 놓고 스트레스가 원인일 때는 심장의 열을 조절해 주는 경락침을 놓는다.



● 몸속 면역력 높여 구내염 예방

조금만 피곤하면 입안이 헐고 염증이 생기는 것이 구내염이다. 구강의 점막 부위에 생긴 염증성 질환으로 재발이 잘 된다. 혀나 잇몸, 입술의 안쪽 부위 등에 심하게 통증이 일어난다. 음식물 섭취에 곤란을 느끼며 발음에 어려움을 느끼는 증상도 나타난다. 기본적으로는 구강 내 면역력이 약화됨에 따라 세균의 침입을 이겨내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므로 몸 전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오장육부에 열이 많이 쌓이면 입이나 혀가 헐거나 염증이 생긴다고 본다. 즉, 체내에서 정상 순환하지 못하는 화(火) 가 있거나 장기의 균형에 깨지면 입 안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때 구내염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는 호르몬 불균형과 갱년기에 겪는 스트레스가 몸속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이 심해지고, 궤양이 생기면 통증으로 인해 미각을 느끼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심해질 경우 입안 전체로 염증이 퍼질 수도 있어 평소 구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구강질환 치료는 중금속과 농약 잔류물 검사를 통과한 최상품의 친환경 약재만을 사용해 고농축 발효시킨 한약을 환으로 만들어 복용한다. 1일 3회, 1회 5~7알 정도의 환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휴대하기 편하고 먹기에 좋다.

한방으로 구강질환을 치료할 경우 3~7일이면 붓고 시리고 아픈 통증이 개선된다. 대부분의 구강질환 치료는 2~4주, 심한 만성인 경우 3개월 정도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수정한의원 석화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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