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수욕장 '북극곰 수영대회'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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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에 '풍덩' 자신감 '우뚝'

해운대로 몰려든 북극곰들의 뜨거운 열기가 늦겨울 추위를 무색케 했다.

부산일보사와 (사)해운대문화관광협의화가 공동주최한 '제22회 북극곰 수영대회'가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 앞 바다에서 전국의 수영 동호인과 가족, 관광객 등 4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북극곰수영대회는 북극곰처럼 차가운 겨울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며 한 해의 건강을 다지는 행사.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이래 우리나라 최고의 겨울철 이색 레포츠로 자리 잡았다.




15일 참가자 730명 비롯 관광객 등 4천여명 운집… 겨울철 이색레포츠 자리매김

특히 올해 대회는 기존 주관사의 사정으로 자칫 대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있었으나 부산일보사가 지령 2만호 발행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주최하게 되면서 명맥을 잇게 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부산지역의 낮 기온이 10도를 오르내리며 늦겨울 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였지만 간간이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차가운 바닷물은 몸을 절로 움츠려들게 했다.

이날 대회에는 부산장애인수영동호회와 아시아공동체학교를 비롯해 해운대구청, 삼성전자, '수영에 미친 사람들', 'SSA 클럽', '물장구사랑 수영클럽' 등 전국의 수영동호회 36개 단체 회원과 개인 참가자 등 모두 730여명이 참가했다.

9세 어린이부터 칠순 노인까지 연령층도 다양했고 외국인도 20여명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대회 참가자들의 가족과 늦겨울의 이색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몰려든 수백명의 사진동호회 회원들, 관광객들까지 모두 4천여명이 해운대를 가득 메웠다.

본보 김종렬 사장은 개막 축사를 통해 "해운대가 전국에서 겨울에 가장 따뜻한 지역이긴 하지만 겨울바다는 여전히 춥고 매섭다. 참가자들이 안전에 유의해 축제를 즐기며 심신도 단련하고 해운대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전 9시부터 참가자 등록과 함께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축제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중앙 무대에서는 팥빙수 빨리 먹기 대회와 오리발 달리기 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펼쳐졌고 무대 주위에서는 페이스페인팅, 북극곰과 씨름하기, 다트 이벤트 등이 부대행사로 열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준비 체조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오전 11시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일제히 바닷가로 뛰어들어 수영과 물놀이를 즐기며 건강미를 과시했다. 해상에서는 연막 축포가 발사돼 북극곰들의 겨울바다 나들이를 축하했다.

중학생 자녀 둘과 함께 참가한 김기중(45·부산 수영구 광안동)씨는 "대회가 중단된다고 해서 무척 섭섭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대회가 계속 지속되게 돼서 수영 동호인의 한 사람으로 기쁘다"며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몸과 마음이 어느 때보다 움츠려드는 시기인데 겨울바다에 뛰어드니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고 가족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이 위기를 극복해내야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조민경(33·여·부산한마음스포츠센터)씨는 "축제장의 뜨거운 열기 덕분에 바닷물이 차가운지도 모르겠다"며 "아무리 어려운 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도전정신을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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