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좌충우돌 민주당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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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선거의 핵인 부산시장 후보 선정을 놓고 상궤를 벗어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이면에는 조경태 부산시당위원장의 '갈지자' 행보가 있다.

시장후보 선출 "전략공천" "경선" 오락가락
야권 "사사건건 독단적 일처리 어디로 튈지 …"


△경선 논란=부산시장 후보도 배출하지 못하던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와 조경태 부산시당 위원장, 친노진영이 모두 나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등을 떠밀었다. 가족과 지인들의 반대로 고집을 꺾지 않던 김 전 장관도 '야권 생존을 위한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부산에 연고도 없는 김민석 최고위원이 부산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인터넷으로 주소만 부산으로 옮겨놓은채 서울에 머물며 "부산시장 후보는 경선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조경태 위원장은 "경선은 없다. 김 전 장관을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줄곧 일축해왔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8일 갑자기 '경선 실시' 쪽으로 입장을 번복해 혼선을 부채질했다.

그는 "정세균 대표를 만나 부산시장 경선을 실시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경선 일정과 방법에 대해 "일단 19~20일에 후보 공모에 들어가고 세부 일정 및 방법은 향후 조율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이 같은 입장 선회에 대해 김정길 전 장관 측의 친노 행보를 문제삼았다. 조 위원장은 "돌아가신 분이나 친노 인사에 기대 선거를 치를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 측은 "중앙당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며 경선도 안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면서도 "당에서 빠른 시일 안에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면 야권 후보 단일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좌충우돌 조경태=지역 야권에서는 조경태 시당위원장을 두고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시장 후보 선정 방식을 놓고 하루 아침에 방향을 180도로 선회하는 '돌출행동'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5일 예정됐던 민주당 및 열린우리당 전·현직 지역위원장 모임이 무산된 것도 조 위원장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김 전 장관과 김 최고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조 위원장이 모임의 성격에 대해 극도의 불쾌감을 표시하자 모임을 주도한 측이 "황당하다"면서도 모임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조 위원장이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사사건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김사권 전 사하경찰서장을 영입해 사하구청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언론에 발표까지 했지만 정작 김 전 서장은 잠적 후 출마포기를 선언한 일을 빚댄 말이다. 한때 조 위원장은 "사하구청장 후보가 많아 정리하기 힘들다"고 '호기'를 부렸다.

야권 관계자는 "유일한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시당위원장이 부산 야권의 미래를 위해 전체를 아우르는 폭넓은 중진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속좁은 정치'로 일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손영신·김영한 기자 ze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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