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해안 전원 공급 장치) 등 친환경 설비 도입, 탄소 배출 줄여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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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국제항만협회(IAPH) 세계총회에서 항만 관계자들이 25일 학술회의를 열어 세계 항만의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항만 올림픽'인 제27차 국제항만협회(IAPH) 세계총회에서는 세계 항만계가 직면한 핵심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세계 항만계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항만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며 항만의 내일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세계총회의 주제는 '변화하는 미래에 대한 대응과 항만의 역할 확대'. 지난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시작된 IAPH 세계총회는 24일부터 사흘 동안 행사장인 벡스코 컨벤션홀 3층 그랜드볼룸에서 학술회의인 세션을 열어 전문적인 주제를 논의했다. IAPH 세계총회는 오는 27일 막을 내린다. 다음 IAPH 세계총회는 오는 2013년 미국 LA항에서 마련된다.

급변하는 미래 대응 '항만 역할 강화' 논의
철도운송·시민 친화적 재개발 중요성 강조



· 기후변화와 항만업계의 대응

세계총회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세계 주요 항만 및 선사 관계자들은 25일 오전 세션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녹색 실천' 사례를 발표했다. 

클래스 선드마크 스웨덴 고텐부르크 항만공사 부사장은 세계항만기후선언(WPCI)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해안 전원 공급장치(OPS)'의 활발한 운영 사례를 설명했다. OPS는 항만에서 선박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로 선박의 엔진 역할을 대신할 수 있어 배기가스와 소음 등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는 "지난 2000년 OPS를 도입한 이후 이미 기항하는 전체 선박 30%가 OPS에 연결되고 있다. 또 OPS를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는 태양력, 풍력, 수력 등 100%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면서 "탄소가 적게 배출되는 연료를 사용하는 선사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청정해운지수(CSI)에 따라 환경성적이 좋은 선박들을 대상으로 항만세 일부를 환급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럽 최대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컨테이너 허브'를 넘어 '이산화탄소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비쳤다. 피터 몰레마 로테르담 항만공사 이사는 "조만간 탄소 포집·저장에 관한 정책이 추진되면 이산화탄소는 효용가치가 큰 자원이 돼 시장이 형성된다"며 "그러면 로테르담항은 이산화탄소 운송 역할을 담당하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트리플-E 선박'이라는 신규 프로젝트로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머스크라인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1만8천TEU(6m짜리 컨테이너 단위)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했는데, 이 배들은 현재 운영 중인 컨테이너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50% 감소시킬 수 있다. 브라이언 크리스텐슨 머스크라인 부사장은 "선박 엔진 회전수를 낮춰 운항속도를 줄이고 폐열 회수 시스템으로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 항만·물류 경쟁력 강화 전략

25일 오후 열린 세션에서는 세계 항만·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들이 모색됐다.

젠스 마이어 독일 함부르크항만공사 사장은 항만에서 내륙으로 이어지는 철도운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마이어 사장은 "내륙 철송 시스템의 확대가 함부르크항의 성공적인 개발을 이끌었다"며 "함부르크항에서는 80개가 넘는 철도 운영사들이 매주 1천300회 이상의 열차를 운행하며 항만 화물을 내륙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함부르크항 화물의 철로 운송량은 최근 30년만에 10배나 성장했다"면서 "항만과 내륙을 이어주는 철송망 연계는 항만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프레드릭 멜리사 미국 BNSF철도 부사장은 "모든 대륙에서 철로 운송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멜리사 부사장은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촘촘한 철도망 구축은 항만의 미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수 부산항만공사(BPA) 항만정보화TF 팀장은 "PCS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는데 유비쿼터스를 바탕으로 한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모델로 'BPA-NET'을 출범시켰다"며 "실시간 물류 정보 공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부대 사업 규모를 33%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항만 재개발

26일 오전에는 세계 각국의 항만 재개발 사례가 공개됐다. 덜셔 메이저 네덜란드 암스테르당항 CEO는 항만의 환경적 조건을 고려한 재개발로 시민들에게 가장 적합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리차드 신코프 미국 오클랜드항 친환경 프로그램 및 기획 본부장은 새롭게 탈바꿈되고 있는 오클랜드항의 혁신 모델을 설명했다. 오클랜드항은 급하게 항만 시설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채부 부담이 남겨졌고, 지역 구성원들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모델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에 오클랜드항은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올리비어 르메어 국제도시항만협회 사무총장은 '항만재개발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항만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항만과 도시 사이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르메어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의 우수한 항만 개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현우·강희경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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