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의 진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백산실업의 온도조절 발열신발

신발의 진화는 어디까지 일까? 1980년 대 후반까지 한국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던 신발업계는 90년 대 인건비 상승과 전문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0년 대 들어 최첨단 기술이 가미된 신발 개발에 잇달아 성공함으로써 신발업계는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들 첨단 신발은 오는 10월 '부산국제첨단신발·부품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발 보호 '옛말'… 척추 교정·뇌졸중 예방까지
GPS 등산화, 매직힐, 이온 슈즈 등도 눈길


△이제는 치료용 신발이다=신발이 단순히 발을 보호하던 시대에서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 위치한 세계산업은 최근 만성요통, 디스크 등 허리질환 치료 보조용 신발 '에스엔피이(SNPE) 바디 테라피 슈즈'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 신발은 경기대 최중기 교수가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척추 교정 운동법 '에스엔피이(SNPE)'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세계산업의 발명특허 기술인 '자석쿠션'을 신발창에 탑재해 잘못된 보행 자세를 바로잡고 신체 균형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실제 동의대학교 의료원 등에서 척추 환자 수백명을 상대로 임상실험한 결과 확연한 교정 효과가 나타났다. 카이로프랙틱, 추나요법 등 척추교정 요법으로 잘 해결되지 않았던 근·골격계 통증, 허리디스크, 만성요통 환자들의 통증이 완화되는 결과가 잇달았다는 것이다,

세계산업의 '에스엔피이'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4월 시장 출시된 후 4개월 만에 국내 판매액만 50여 억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또 세계산업은 '에스엔피이'를 최근 끝난 '2010년 미국 하계 신발 전시회'에 전시시켜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IT 융복합 기능 업그레이드=최근 출시된 IT 신발들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하거나 굽 자체에 충격을 흡수해주는 센서를 부착한 것에서부터 일정한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신발 등 기발한 아이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트렉스타는 지난해 'GPS 신발' 시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신발에 접목된 GPS 기능을 통해 등산을 하는 과정에서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조난사고에 대비해 보행자의 위치, 속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인공위성에 알려준다.

기능성 신발 업체인 히렌슈는 걸을 때 충격을 최대한 흡수해 주는 힐센서가 부착된 '매직힐'을 선보였다. '매직힐'은 굽 안에 감춰진 센서가 있어 최고 8㎜까지 높이를 조절함으로써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해 주며 발 앞쪽에 집중되는 압력은 줄이는 대신 무게 중심을 바르게 잡아주어 바른 자세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보행 시 겪는 통증과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요즘 여성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멋과 발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제품이다.

백산실업의 '온도조절 발열신발'은 한 겨울에도 발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신발에 내장된 발열판과 배터리, 온도조절 키트가 발열 기술의 핵심. 외부기온이 낮은 지역의 국가에서는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뇌졸중·치매 예방까지=휠라코리아는 미세전류를 이용한 기능성신발 '이온 슈즈'(E+ON Shoes)를 출시했다. 이온 슈즈는 신발에 장착한 최첨단 '마이크로커런트 CPU 칩'을 통해 인체가 인지하지 못하는 60~80㎂의 미세전류를 지속적으로 발생시켜 발바닥의 자극점(일명 용천혈)으로부터 이온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온이 활성화하면 세포 간 물질 교환과 세포의 활성·성장·재생을 촉진시킴으로써 뇌줄중 예방 등 건강에 유익한 다양한 생리학적 효과를 제공하게 된다.

전통 한의학과 첨단 IT융합 기술을 결합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한의학 신발'도 곧 개발된다. 전통 한의학에서 발의 경혈을 자극해 뇌기능 활성화를 유도하는 기법을 첨단 IT융합 기술과 접목해 신발에 응용하는 것으로 치매 환자 및 치매 우려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삼덕통상㈜, ㈜트렉스타 등이 전통 한의학 신발 개발에 나서 2012년까지 시제품을 내놓다는 계획이다. 시제품 개발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1년 간의 임상실험 등을 거쳐 2013년 말께 시판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