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도약 큰 획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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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에 앞서 생산라인을 일일이 점검하면서 공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현지 주민들의 환영 글귀가 새겨진 푯말.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오늘은 기아자동차가 글로벌메이커로의 도약을 알리는 뜻 깊은 날입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26일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서 가진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 준공식'에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조지아공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장인 미국에 연간 최대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으로 현지 생산체제를 갖춰 이제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앞으로 인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미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생산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으로 현대·기아차측은 보고 있다.


"유령도시가 기아시로 탈바꿈"

이날 기아차 조지아공장으로 통하는 인근 85번 하이웨이에는 '기아 BLVD(대로)'라는 이정표까지 들어서 있었다. 공장 입구에는 '기아'가 새겨진 대형 물탱크가 20m이상 높이 세워져 있었다.

조지아공장 관계자는 "'유령의 도시'라 불렸던 웨스트포인트시는 인구가 2천명에서 3천600명으로 늘어났고, 기아대로가 생기고 한인식당이 들어서면서 이젠 기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쏘렌토R'을 생산 중인데, 올 하반기 RV(레저용 차량)를 추가로 투입, 연말까지 총 13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쏘렌토R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7천398대가 팔리면서 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판매 순위에서 3위에 올랐다.

또한 내년에는 생산대수를 18만5천대로 늘리는 한편 2012년 이후에는 현지 전략형 신모델을 추가로 투입해 3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기아차는 이로써 43만대 규모의 중국공장과 30만대 규모의 슬로바키아공장과 함께 100만대 이상의 해외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아울러 유럽과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연구개발부터 생산, 판매, 마케팅, A/S에 이르는 통합 경영 시스템이 가능해져, 세계 3대 자동차시장의 교두보를 완성하게 됐다.

연간 30만대 규모…올 13만대 목표

조지아공장은 전체 부지가 917만㎡로, 생산설비와 부품 및 물류창고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연면적 약 20만2천400㎡의 규모를 갖췄다. 부지 규모로는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공장 중에서는 가장 크다. 5공장까지 들어서 있는 울산공장도 528만㎡에 불과하다.

조지아공장은 여러모로 특별난 곳. 최근 토요타 사태를 계기로 업체들마다 품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기아차 측은 이곳에 출고후 주행을 하도록 하는 품질테스트 공정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용접라인에서 244대의 로봇들이 작업하는 모습은 '미래 공장'을 보는 듯했다. 변속기와 주요 부품 공급도 별도 물류비용 없이 공장내 협력업체들로부터 컨베이어 벨트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첨단시스템은 미국내 제조업계와 정부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 산하로 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등 미래 군사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고등연구계획국(DARPA) 연구소장과 엔지니어 출신의 현역 장성 등이 이 공장을 방문해 "원더풀"을 연발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0만여 교민들 "가슴 뿌듯한 일"

지난해 여름에는 인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BMW 미국 법인장과 공장장도 제조업 시스템 개선을 위해 찾아와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것. 공장 관계자는 "BMW와는 향후 상호 업무교류 계획까지 약속했다"고 전했다.

조지아공장 인근에 있는 주수도인 애틀랜타시는 플로리다반도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한국 교민 10만명이 거주해 교민거주 규모로는 미국내 네 번째다. 우리에게는 1996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번에 인근 도시에 조지아공장이 들어선데 대해 애틀랜타 교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현지 가이드는 "이곳은 코카콜라와 CNN의 본사가 있고 최근 뉴욕에 있던 세계적 규모의 기업들의 본사들이 속속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미국 동남부 경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런 세계적인 도시에 한국 기업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교민들이 가슴 뿌듯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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