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에 헛스윙… "착시현상 탓 "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손민한과 장원준의 변화구에 타자들이 헛스윙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야구팬들은 이럴 때마다 '정말 치기 어려울까?'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왜 변화구는 치기가 어려울까?
미국 벅넬대 연구팀은 타자들이 커브볼과 같은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은 착시 때문이라는 연구 내용을 소개해 흥미롭다. 이에 따르면 볼에 회전을 주는 커브볼은 궤적 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시각적 혼란, 즉 착시를 일으키기 때문에 타자가 헛스윙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변화구는 왜 치기 어려운 지' 밝혀내기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회전하면서 전진하는 야구공을 다수의 관찰자에게 보여주면 눈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관찰자들은 처음 중심시(中心視)로 야구공을 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야구공이 점점 몸 쪽으로 다가오면 관찰자들은 중심시와 주변시(周邊視)로 야구공을 보다가 결국 주변시로 전환시켜 야구공을 본다는 점을 알아냈다.
주변시로 회전하는 물체를 보게 되면 뇌는 물체의 회전운동에 영향을 받아 그 물체가 옆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설명이다. "회전하는 볼은 공기의 저항에 의해 궤적이 변화한다. 그러나 그 편차는 완만하다. 하지만 종종 타자들은 '공이 폭포처럼 떨어졌다'고 표현한다. 이는 시각적 혼란, 특히 중심시에서 주변시로의 전환 때 발생하는 착시 때문이다." 타자가 변화구에 당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이 갑자기 떨어지는 데다가 우리가 중심시와 주변시란 두 가지 시각시스템으로 물체를 인식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임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