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하락 꾸지람에 중2, 유서 남기고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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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험 정말 잘치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뜻대로 안 됐다. 성적때문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이 세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성적하락을 이유로 부모에게 꾸지람을 들은 중학생이 자살을 선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갖고 싶던 학생은 중간고사 성적이 오르면 사 주겠다는 부모의 약속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25일 오전 9시 30분께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 20층 베란다에서 중학교 2학년 A 군이 몸을 던졌다. 맞벌이하는 부모가 출근한 후 초등학생인 동생까지 학교에 보내고 난 뒤의 선택이었다. 책상엔 볼펜으로 쓴 유서 3장이 남아 있었다. "스마트폰이 갖고 싶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얻지 못했다.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 사회를 떠나고 싶다. 한국이 왜 자살률 1위인지 잘 생각해봐라." "아이팟을 함께 묻어달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최근 중간고사를 친 A 군은 지난주 금요일 성적표를 받은 뒤 부모에게 심한 꾸중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부산대 교육학과 유순화 교수는 "공부하는 내적동기 유발 없이 물질적 보상을 내세우는 방식은 학생들에게 더 큰 상실감을 줄 수 있다"며 "부모들이 어릴 때 통했다는 이유로 고학년 자녀들에게도 계속 고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희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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