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보고 생각 키우고] 지구촌 기아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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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문제는 지구촌 인구 70억을 바라보는 지금 전 세계 인류가 다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이다. 사진은 기아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 모습. 부산일보DB

하루 일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아침밥을 안 먹었다면 더더욱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 둥그런 지구 위에서 너무 많이 먹어 비만인 사람이, 하루에 한 끼조차도 못 먹어 굶고 있는 사람보다도 더 많다고 한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지난 7월 전 세계 비만 인구의 수가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 받는 기아 인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연례 세계재난보고서를 통해 밝힌 이유는, 빈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데다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량 구입 능력에 현저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기준 지구촌 인구 중 약 20%인 15억 명은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고, 15%인 9억 2천500만 명은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기후변화로 토지 사막화 식량공급 차질
고기 1인분에 곡물 22인분 사료로 낭비


곡물 가격 급등은 투기적 거래와 기후 변화, 북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의 정치적 불안 등에 원인이 있다. 농업의 근대화, 세계화는 소수의 다국적기업들이 세계 농업 무역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컨대 전 세계 밀, 옥수수, 커피, 파인애플 거래의 90%와 바나나와 쌀 시장의 70%를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는 가운데, 그 가운데서도 단지 5개의 기업이 세계 곡물 거래의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 영국 국제안보전문가 권 다이어는 그의 책 '기후대전'에서 '기후 변화가 무서운 건 토지의 사막화로 식량 공급 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며, 핵전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엄청난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행히 한국은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대비해 자급자족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만큼 이제 식량 문제는 긴급한 문제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기아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아프리카의 동북부에 뿔 모양으로 자리 잡은 지역의 나라들로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지부티 등이다. 이곳은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어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유엔은 소말리아 남부에 '기아 사태'를 선포했다. 기아 사태는 인구 1만 명당 영양실조 사망자가 하루 2명 이상이거나, 어린이의 30%가 5세가 되기 전 사망하는 상황에서 선포된다. 소말리아는 어린이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 상태이며, 1만 명 기준 하루에 죽는 소말리아 난민 수가 7.4명,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소말리아 어린이만도 50만 명이라고 한다.

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은 2009년까지도 미국과 함께 세계 옥수수 수출국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돼지고기, 우유, 계란 등의 소비 급증 여파로 2010년부터는 옥수수 수입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에서 옥수수는 70%가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1인분의 고기와 우유 한 잔을 얻으려면 소에게 22인분의 곡물을 먹여야 한다. 기아 국가에서 22명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 1명의 육식을 위해 가축사료로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먹어야 할 곡물의 3분의 1 이상을 지구상의 가축이 먹어치우고 있다. 원래 가축은 풀을 먹여 키워야 하는데 대량 생산을 위해 나무를 베어 목초지를 만들면서 산의 황폐화는 물론 이상기후 현상까지 생기고 있고, 더불어 곡물의 사료화로 기아 문제까지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식생활도 어느새 육류 위주로 바뀌어 학교 급식에서 '육류'는 거의 매일 올라오는 반찬이며,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구촌 인구 70억을 바라보는 지금, 기아 문제는 70억이 함께 대응해야 하는 전 지구적 문제이다. 그래서 유엔에서도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러니 적어도 내가 먹는 햄버거 하나에 저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이 22명의 생명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은희 부산 신정중학교 교사·

부산시교육청 중등NIE사이버지원단 leh29@paran.com


생각 열기

기아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1. 2010년 기준 지구촌 인구 중 기아 인구와 비만 인구를 100명 기준으로 비교하면 각각 몇 명인가? 그것을 다시 같은 반 친구 30명으로 계산하면 어떻게 되는 지도 알아보자.

2. 유엔이 '기아 사태'를 선포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3. 곡물이 식량으로 사용되는 경우와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는 경우 어느 쪽이 효율적인지 생각해 보자.


생각 키우기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앞두고 빈곤과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식량지원 대상 국가를 후원하기 위해 2011 기아대책 식량지원 캠페인 'STOP HUNGER'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유엔에서 발표한 2015년까지 전 지구적 평화와 안녕을 위한 8가지 새천년 개발 목표의 첫 번째 과제가 '절대 빈곤과 기아퇴치'이다. 이를 위해 기아대책은 이 캠페인을 통해, 2011년 현재 약 14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절대 빈곤 인구의 현실을 알리고 함께 돕는 세계적인 나눔 운동을 하고자 한다.

1.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 2011 기아대책 식량지원 캠페인 'STOP HUNGER' 행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인지 홈페이지를 통해 동참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보자.
스크랩할 부산일보 기사(인터넷 기사 포함)

2011년 8월 12일 27면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

                         5일 12면 소말리아 어린이 3만 명 아사 

                 7월 8일 12면 물 부족, 소와 함께 물 마시는 케냐 주민

                        5일 12면 북한에 긴급구호 식량 1천만 유로 지원금 책정


용어해설

세계 식량의 날(World Food Day) :
유엔 전문기구의 하나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 :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가 1979년부터 매년 10월 16일을 세계 식량의 날로 정하여 시행해 오고 있음. 세계 식량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일깨우고 기아와 영양실조, 가난에 함께 맞서 퇴치하는 것이 이 날의 의미. 1980년 유엔총회도 "식량은 모든 인간 생존과 생활의 기본적 조건이며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라며 이날의 취지를 명확히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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