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소실 범어사 천왕문 12월까지 원형 복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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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방화로 소실된 범어사 천왕문 터. 뒤쪽으로 불이문이 보인다. 김희돈 기자

지난해 12월 방화로 소실된 천년고찰 범어사 천왕문이 원형대로 복원된다. 소실된 지 꼭 1년 만인 올 12월 원래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범어사는 지난 주 관할 금정구청에 천왕문 복원을 위한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정구청은 관련부서와 협의를 거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번 주 중 허가를 낼 예정이다. 범어사는 허가를 받는 즉시 복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이르면 다음 주 중 천왕문 복원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범어사 측은 복원공사가 3~4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699년 건립된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1964년 다시 건립된 천왕문은 1989년 전면보수로 새롭게 태어났다가 지난해 방화로 소실된 바 있다. 이로써 이번에 다시 복원 절차를 밟게 되면 세 번째 건립되는 것이다. 이번 복원은 1964년 재건립될 당시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기존과 같은 58.90㎡ 부지에 목조를 이용한 기둥과 단청, 기와지붕 등 전통방식대로 건립하게 된다.

건물을 떠받치는 '하체'는 이전보다 훨씬 튼튼해질 전망이다. 천왕문 기단부를 흙에 석재를 섞는 기존 방식 대신 돌기둥(석축)을 쌓는 방법으로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천왕문 내부의 사천왕상 조각은 1989년 보수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이 다시 맡았다. 범어사 측은 이 같은 내용으로 이미 문화재청의 형상변경 승인을 받고 금정구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범어사는 그동안 천왕문이 방화로 소실된 이후 곧바로 복원 계획을 세우고 자발적인 건립을 위해 역량을 모아왔다. 이를 통해 범어사 신도들의 참여와 외부 기금 등 10억 원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돈 기자 happ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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