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과 부정은 띄어쓰기 하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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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우 박사 한국과학영재학교 특강

강영우 박사가 27일 오후 영어 특강에 앞서 한국과학영재학교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과학영재학교

"긍정과 부정은 스페이스 하나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잇따라 실패하고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낙담할 때 영어로 'No where'이라고 표기하는데 스페이스(공란)를 하나만 뒤로 빼면 'Now here'(바로 지금)가 됩니다. 지금이 바로 또 다른 기회를 잡을 때라는 얘기가 되지요."

유엔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 겸 루스벨트재단 고문인 강영우(67) 박사. 그는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다. 그가 27일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한국과학영재학교 중강당에서 '세상을 바꾸는 꿈-끝없는 도전'을 주제로 영어 특강을 가졌다.


시각장애 극복 미국 백악관 정책차관보 역임
새책 '원동력' 출간 "바로 지금이 기회 잡을 때"


앞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녀를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녀의 자존감을 극대화시키고, 친구를 잘 만나게 해주고, 좋은 글귀를 자주 읽어주어 늘 긍정적인 태도와 꿈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창의력과 집중력, 지구력을 골고루 계발시키면 누구든지 글로벌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시각장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교육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혔지만, 미국에서 두 아들을 잘 키운 부모로서도 널리 알려졌다. 특히 그의 둘째 아들인 크리스토퍼 강은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법 보좌관으로 백악관에 입성해 주목받았다. 그의 첫 아들도 미국 워싱턴안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안과의사다.

그는 그러나 자녀가 어릴 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큰 아들의 경우 청소년 때 공부를 잘 못했어요. 그런데 그 이유를 유심히 살펴보니 자신감 부족이었지요. 그래서 묘안을 꾸준히 생각해냈습니다." 그는 아들의 생일과 겹치는 위인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고 했다. 셰익스피어의 생일이 그의 아들 것과 같았다. 이른바 위인과 동일시시켜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한 것이었다.

부산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부산지역 대학과 교회 등을 찾아 도전과 글로벌 리더십, 자녀 교육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날 부산 강연을 마친 뒤에도 그는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대구대, 대구사이버대 등에서 강연을 펼쳤다. "주말에는 다시 경남에 올 겁니다. 경남지역 기독교총연합회 주관의 공개 행사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거든요."

하지만 이번 귀국이 강연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17일 새 책 '원동력'(두란노)을 출간했다. 새 책을 홍보하기 위한 귀국이었다.

"내달 10일까지 한국에 머물 겁니다." 그 기간 예정된 강연이 무려 50여 차례라고 했다. "강연 내용은 늘 다릅니다. 학생을 상대로 할 때는 리더십을 주로 강조하고, 부모 대상의 강연회에서는 자녀 교육에 초점을 두지요."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그의 청소년 시절은 말 그대로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중학교 때 축구공에 맞아 두 눈을 잃었고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숨졌다. 이보다 앞서 아버지를 여의었다. 우연히 독지가의 도움으로 1972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976년 피츠버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역경과 도전 일대기는 '눈 먼 새의 노래'라는 드라마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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