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양산캠퍼스, 신도시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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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양산캠퍼스 조성사업이 또다시 연기되면서 경남 양산신도시 활성화에 먹구름이 꼈다.

양산시는 18일 "부산대가 지난달 15일 신청한 양산캠퍼스 조성 사업기간 연장 실시계획인가를 최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부산대 양산캠퍼스 조성기간은 당초 계획됐던 2008년 말까지에서, 부지조성과 사업비 확보 지연을 이유로 2010년 말로 한 차례 연기된 뒤, 또다시 2012년 말로 두 번째 연기됐다.

전체 사업기간 2012년 말로 두 번째 연장
민자 사업자 못 구하고 학과 이전도 하세월
신규 아파트·상가 분양까지 줄줄이 여파
인근 상인들 "부산대만 보고 왔는데…" 한숨

이에 따라 38만㎡ 규모의 대학단지를 비롯해 16만5천㎡의 병원단지, 40만㎡의 첨단산학연구단지, 10만㎡의 실버산학단지, 3만3천㎡의 생활단지, 5만㎡의 대학광장 건설 등 부산대 양산캠퍼스 조성사업이 2012년 말까지로 연기됐다.

또한 부산대는 양산캠퍼스 부지(112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사업인 첨단산업단지와 실버산학단지 조성사업의 실시계획인가조차 받지 않았다. 이들 사업은 대학 측이 민자사업으로 추진해왔지만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현재까지 마땅한 사업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개교한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에도 약학대학과 생명과학부 등 의·생명 관련 일부 학과는 현재까지 이전이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산대 양산캠퍼스 인근에 추진 중이던 54만㎡ 규모의 가산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최근 보류키로 전격 결정하면서 부산대가 추진 중인 첨단산업단지 조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양산시 관계자는 "LH마저도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이유로 산단조성을 보류했는데, 과연 부산대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여력이 되겠느냐"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부산대 양산캠퍼스 전체 사업준공도 추가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도시 최고의 중심상업 지구에 위치한 양산캠퍼스 조성사업이 지연되면서 각종 기반시설 건설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지역상권 활성화 등에 나쁜 영향을 미쳐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양산신도시 내에 지난 4년 동안 신규 아파트 분양이 전무한 것은 물론 캠퍼스 주변 지역의 근린생활시설이나 상업부지의 상당수는 허허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다. 또 이미 건립한 근린생활시설 일부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산신도시 주민 및 상인들은 부산대 양산캠퍼스의 조속한 추진과 함께 학생 수가 많은 공대의 우선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모(55·경남 양산신도시)씨 등 일부 지주와 상인들은 "부산대 양산캠퍼스만 보고 비싼 가격으로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시설 부지를 매입했지만 대부분 허허벌판으로 방치돼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일정대로 캠퍼스 건설과 함께 공대 이전이라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양산캠퍼스 조성시기가 늦어지면서 주변지역 상권 활성화에 악영향을 주고있다"며 "부산대와 협의해 양산캠퍼스 조성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약학대학과 생명과학부의 조기 이전도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 관계자는 "국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데다, 편의시설과 로이드선국제공동연구원 건물 신축 등의 현안이 생기면서 사업완료기간을 2년간 연장했다"고 해명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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