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 회원수 '뻥튀기'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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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한 ID 구입, 자동 댓글달기 프로그램 사용…

인터넷 카페 운영자들이 불법으로 구입한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들. 사진제공=부산 북부경찰서

인터넷 카페 운영자들이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카페 방문기' '회원 등록기' 등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해킹한 포털 사이트의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구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북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11일 개인 정보를 구입해 카페 회원수를 조작해온 혐의로 강 모(45) 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1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광고유치·양도 등에 유리
해커에게 50만개 구입
경찰, 40대 등 13명 적발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주식, 보험, 결혼, 성형, 유학 등을 테마로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뒤 회원 수를 부풀릴 목적으로 지난 2009년 2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중국에 거주하는 해커로부터 아이디와 비밀번호 50만 개를 구입했다.

이들 운영자는 카페에 가입한 회원 수가 많고 하루 방문자 수가 많으면 인터넷 검색 순위가 올라가 유료 회원을 받거나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데다 아예 카페를 통째로 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 양도하는 것이 가능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운영자는 아이디를 1만 개 당 120만 원에 구입해 회원 수를 부풀려 왔으며 영향력 있는 카페로 인정받기 위해 하루 평균 50여 명에 불과한 방문자 수를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2천 명 이상으로 부풀려 왔다.

일부 카페는 심지어 회원들의 클릭 수를 속이기 위해 댓글을 자동으로 달아주는 프로그램까지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주식 카페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다 경찰에 검거된 강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카페도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으나 회원 수를 조작한 카페들에게 검색 순위에서 점점 밀리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밝혔다.

북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조재철 경위는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기 전에 해당 카페가 갑자기 회원 수를 부풀린 흔적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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