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재촉하는 '김해 농경지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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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 화포천에서 바라본 리모델링대상 농경지와 새마을부락 및 공장들. 백남경 기자

경남 김해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저지대 농경지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경지에 대한 매립설계가 잘못돼 마을이 침수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김해시와 한국농촌공사 등에 따르면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김해지역 10개 공사구간의 보상이 거의 완료됨에 따라 5공구(대동면), 14공구(생림면), 15공구(한림면)에서는 공사가 최근 시작됐다. 이와 함께 저지대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도 추진될 계획인데, 김해지역의 경우 12개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지구 중 낙산지구 등 7개 지구가 이달 중 착공된다.


4대강병행사업으로 추진
하천높고 마을낮게 설계
우수기 피해 우려


이처럼 두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것은 낙동강 준설에서 나오는 퇴적토를 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저지대 농경지가 성토(매립)될 계획이기 때문.

하지만 사업대상지 중 한 곳인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 앞 농경지(낙산지구)의 경우, 성토 형태가 하천(화포천)쪽은 높고 마을쪽으로 갈수록 낮게 설계됐다.이같은 사실은 최근 낙산지구내 새마을부락 주민들의 요구로 사업시행자인 한국농촌공사 측이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밝혀졌다.

실제로 본보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문제의 농경지(36.3㏊)는 화포천과 새마을부락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화포천의 제방은 농경지보다 높았고, 마을은 농경지 보다는 높았지만 화포천 제방보다는 낮은 특수한 지형이었다.

하지만 농촌공사는 이런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설계해, 성토가 완료될 경우 농경지의 경사가 제방쪽에서 마을로 갈수록 낮아지는 기형적인 형태가 되고 말았다. 농경지 인근에는 20여가구의 자연부락과 30여곳의 공장 및 농가창고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주민들은 "화포천 제방 쪽에 매립되는 높이가 마을쪽 보다 2~3m 가량 높은 6~7m로 설계돼 있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설계"라면서 "이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여름철 가옥침수 등 엄청난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선 농경지를 수평으로 매립하거나 농경지 중심부에 배수로를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촌공사 김해양산지사 관계자는 "해당 농경지에 대한 리모델링 설계가 이미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변경하기는 곤란하고, 일단 착공한 뒤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쪽으로 설계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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