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탈북자의 무사 출산… 일본인 신생아의 무사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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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태어난 새 새명


어느 탈북자의 무사 출산

경찰·병원 등이 함께 아기 받아

"건강한 셋째 아이, 남한에서 받은 첫 선물입네다".

20일 부산 사하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남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북한이탈주민 아기가 무사히 태어났다. 아기의 어머니는 양강도 출신 정혜선(가명·39·사진)씨. 정씨는 6년 전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해 9월 홀로 국내로 들어왔다. 지난 14일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 3개월 간 사회적응교육을 마치고 나온 정씨는 사하구 다대동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 새터를 잡았다.

출산 예정일을 보름 앞둔 지난 20일, 임신확인서를 받기 위해 사회복지사와 함께 사하구 장림동 신세계산부인과를 찾은 정씨는 '긴급 출산'을 하게 됐다. 이미 양수가 터지는 등 출산이 임박했던 것. 마침 사하경찰서와 '새터민 치료 협약'을 맺고 있던 병원이라 긴급 입원을 할 수 있었다.

낮 12시30분께 분만실에 들어간 정씨는 4시간이 채 안 돼 오후 4시14분께 몸무게 3kg의 건강한 셋째 남자아이를 순산했다.

사하경찰서 정보과 경찰들과 보안협력위원회 관계자는 출산 다음날인 21일 정씨의 병실을 방문해 미역과 아기옷, 산모용 내의 등 축하선물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새터민 여성들이 많아져 지난해 9월 산부인과 병원 등과 의료협약을 맺었는데, 새터민 여성이 이 병원에서 출산을 하기는 처음이다"면서 "아기와 함께 건강하게 남한 생활을 시작하라는 의미로 직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선물을 받은 정씨는 "하나원 퇴소 전부터 출산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여러 도움의 손길 덕분에 아이를 잘 낳을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하루 빨리 중국에 남아 있는 아이들을 데려와 함께 살고 싶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사진=이재찬 기자 chan@



일본인 신생아의 무사 퇴원

부산의 따뜻함을 먹고 부모 품으로


"퇴원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1일 서구 아미동 동아대병원 신생아실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일본인 관광객 히로시마 유(35·사진)씨로부터 7개월 만에 태어나 사경을 헤맨(본보 2009년 11월 26일자 5면 보도) 유우고의 퇴원을 기념하는 파티.

그동안 유우고를 보살펴준 동아대병원 직원들은 유우고와의 작별을 기념하기 위해 케이크와 생일떡, 액자에 끼운 유우고의 사진을 준비하는 정성을 모았다. 특히 기저귀 120개로 만든 꽃다발과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적힌 작별카드에는 유우고에 대한 병원 직원들의 사랑과 이별의 아쉬움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기념 파티의 마지막 순서로 유우고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돌잔치용 남아 한복이 유우고에게 전달됐다.

유우고를 데려가기 위해 다시 부산을 찾은 히로시마씨는 유우고를 품에 꼭 안은 채 병원 직원들과 함께 기뻐했다. 그는 아기의 상태가 나아지면 함께 돌아가려 했지만 경제적 이유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히로시마씨는 "일본에서 유우고를 데리고 올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날이 오기까지 기다린 시간들이 무척 길게만 느껴졌다"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아기가 건강해져 병원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유우고에게 늘 부산에서 일어난 일들을 들려주면서 곤경에 처한 이방인도 흔쾌히 돕는 부산 사람들의 따뜻함을 전할 것이라고 한다.

어려운 형편으로 치료비를 걱정해야만 했던 히로시마씨의 걱정도 말끔히 해결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분 치료비 3천40만원은 일본 정부와 히로시마씨가 가입한 보험사가 지급하게 됐다. 또 동아대병원 측은 1월분 치료비인 890만원을 히로시마씨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사진= 정종회기자 j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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