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하천이 보배다] 2.오폐수 넘치던 곳, 다슬기 자라는 쾌적한 휴식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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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해반천

김해 도심을 관통하는 해반천을 찾은 시민 등이 이곳에 살고 있는 각종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다. 백남경 기자

말복이 지나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21일 오후 3시께. 경남 김해시의 시내를 관통하며 흐르는 해반천 변에 적지 않은 시민들이 나와 있었다. 한낮의 더위가 최고조에 달한 시간대였지만, 예상과 달리 산책을 하거나 물속을 들여다 보는 시민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해반천은 이미 김해시민들의 생활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①'우리 동네, 보물1호' 대천천
② 되살아나는 해반천
③ 기적의 하천 대포천
④ 양산천, 시민품으로!
⑤ 밀양강, 도시를 바꾸다


김해박물관 앞 해반천 변에서 산책을 하고 있던 김정미(43·여·김해시 삼계동)씨는 "수질이 좋고 주변 환경이 깨끗해 걸으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 오늘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눈에 띄는 데,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상의 피로가 씻기는 기분"이라며 "주로 저녁시간에 자주 오기도 하지만 틈이 나면 수시로 이곳을 들르는 것이 습관화됐다"고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해반천 변에는 평일엔 하루 평균 3천여명, 주말이나 휴일엔 하루 평균 6천여명이 찾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이 해반천을 즐겨찾는 이유는 우선 자전거도로 겸 산책로(왕복 13㎞)와 체력단련시설이 잘 돼 있고, 접근성 또한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수질이 깨끗해서 다양한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데다, 각종 수생식물들도 대거 분포해 있어서 휴식공간으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하수구 같던 수질
김해시 복원 착수

예산 대거 투입
오폐수 차단 주력

2년전부터 개선
수생생물 대거 발견



부산 북구의 대천천이 민간에 의해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면, 해반천은 행정기관의 주도로 살아난 하천이라 할 수 있다.

김해시가 해반천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

그 이전의 해반천은 물고기나 수생식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산책로가 없어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척박한 상태였다. 특히 수질은 2003년 기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4.07ppm으로 3급수였고, 그 이전의 수질은 훨씬 나빠 하수구나 다름없었다.

이에 김해시는 2004년부터 대대적으로 해반천 수질복원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시는 최근까지 2천5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하수관로사업을 벌여 해반천에 그대로 유입되는 오폐수를 차단했다. 또한 39억원의 예산으로 각종 수생식물 식재, 계단식 낙차보 및 여울, 오폐수 차집시설 등을 건설했다.

그 결과, 2004년부터 수질이 차츰 좋아졌고, 2007년부터는 2급수(BOD=2.24ppm)로 회복됐다. 최근에는 2.05ppm으로까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첩과 다슬기, 잉어, 미꾸라지, 동자개, 민물담치 등이 대거 발견되기도 했다.

최근 해반천 자연생태계 조사에 참여한 곽승국 '자연과 사람들' 대표는 "수질이 눈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좋아졌고, 어류와 수생식물이 다량 서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반천복원사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베스나 블루길, 가시박과 같은 외래종이 보이기 시작해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YMCA 김민수 팀장은 "시의 해반천복원사업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며 "하지만 해반천의 향후 관리방향을 놓고 시민들과 함께 마스터플랜을 짜야 하며, 인근 연지공원 내의 호수물을 유지수로 이용하는 문제를 포함해 항구적인 유지수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해시 환경보호과 조수호 수계관리계장은 "현재로서는 부족한 유지수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여서 다각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에 대해선 대대적인 퇴치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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