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발 세계화 전략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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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상승과 경기침체 등으로 일선 지자체들의 국제협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산 영도구청이 해외교류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해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노만구와 14년째 공무원 교류·청소년 홈스테이

호주 맨리와 우호 협정·필리핀 저소득층 지원계획도


7년 째 중국인 친구 징징(23·여)씨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 정지현(23·여)씨. 정씨는 지난 2002년 7월 '제1회 부산 영도구-상하이 노만구 청소년 홈스테이(Home-stay)'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징징씨를 만났다. 여름방학에는 정씨가 노만구의 징징씨 집에서, 겨울방학에는 징징씨가 영도구에 있는 정씨 집에서 각각 1주일가량 함께 지냈다. 지난 2007년 정씨가 6개월 간 홍콩에 있었을 때 징징씨는 정씨를 만나러 홍콩으로 달려오기도 했다. 지난해 제12회 홈스테이 프로그램에는 정씨의 추천으로 남동생 정용훈(18)군까지 참여했다. 아버지 정만수(56)씨는 "구청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학생이 집에 오면 박물관 등을 데리고 다니다보니 아이들과 나도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게 되고, 꾸준히 연락하면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영도구청의 노만구 청소년 홈스테이 프로그램은 올해 14회를 맞았다. 부산남고등학교와 영도여자고등학교에서 선발된 학생 10명은 10일 부산을 출발해 4박5일 일정으로 노만구의 결연 학생 가정에 머물며 해양수족관 등을 견학한다. 노만구의 결연 학생들은 이미 지난 1월 19일 영도구를 방문했다. 지금까지 모두 140여명의 학생들이 노만구 청소년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공무원 상호 교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1년에 한 명씩 6개월가량 노만구에 파견되는 영도구 공무원은 관내 중소기업을 중국 현지에 홍보한다. 상하이의 성공사업으로 꼽히는 '신천지 개발'에 대한 연구도 한다. 노만구에서 영도구로 파견되는 공무원도 6개월 체류기간 동안 영도구 행정자료를 수집하는가하면 한국어도 공부한다.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양 구에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타 지자체의 국제협력 프로그램은 일시적 행사에 그치는 반면, 영도구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때문에 일선 지자체들 사이에서는 '영도구 세계화 전략'을 벤치마킹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영도구청은 영어권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등 가까운 아시아권에 한정해 국제협력을 맺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5월 29일 호주 맨리(Manly)와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하고 청소년 어학연수와 공무원 파견 연수, 행정교류 세미나 등을 추진 중이다.

게다가 해외를 찾는 발길이 잦아지면서 바다 건너 온정까지 나누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영도구청은 10일부터 오는 11월 20일까지 우호도시인 필리핀 마리키나(Marikina)의 저소득층에 보낼 헌옷과 노후 컴퓨터를 수집한다. 마리키나시와는 이미 청소년 홈스테이, 우정의 펜팔사업을 통해 교류를 하고 있다.

성화선 기자 s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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