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충혼탑 위치 부적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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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5년 마산시 산호동 산호공원에 세워진 마산 충혼탑. 이성훈 기자


경남 마산시 산호동 산호공원 내에 있는 마산 충혼탑의 위치 및 이전문제를 놓고 최근 발족한 시민단체와 보훈단체 간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국방시민연대는 2일 발표한 '마산 충혼탑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서'에서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조선침략을 영구화하려는 목적으로 조선인들의 강제노역을 통해 남해안 연안에 쌓은 일본식 성(城)의 하나인 마산왜성 석축 위에 충혼탑이 건립돼 있다"며 "특히 충혼탑 중심부는 임진왜란 당시 왜장이 머물던 천수각이 있었던 곳"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왜성 석축 위 건립" 이전 촉구
보훈단체 "접근성·조망 좋은 곳" 큰 반발


이 단체는 "왜장이 머물던 곳에 충혼탑을 세워 놓고 호국영령들을 위한 기념식을 거행한다는 것은 호국영령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후세들이 제대로 된 호국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시설이 낡고 장소마저 협소한 마산 충혼탑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고 마산시와 마산보훈지청 등에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당시 남해안 일대에 세워진 왜성은 경남지역 16개소를 포함해 울산과 전남 순천에 이르기까지 남해안에 모두 29개소가 있으나 왜성의 석축 위에 충혼탑이 건립된 곳은 마산 충혼탑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등 마산지역 3개 보훈단체는 "현재 위치는 상이군경과 유가족들이 접근하기 편리하고 조망도 좋을 뿐 아니라 특정단체가 아무 대안도 없이 충혼탑을 이전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더 나은 장소가 있다면 사회적 논의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시 관계자는 "산호공원 내 마산왜성은 대부분 허물어지고 석축의 일부만 남아있는 것으로 문헌에 기록돼 있다"며 "전문가들은 충혼탑 밑의 석축 사이에 있는 시멘트나 돌의 상태 등으로 미뤄 충혼탑을 세울 때 석축을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65년 5월 건립된 마산 충혼탑은 높이 10m, 둘레 6.15m로 된 철근콘크리트 삼각탑이며, 1998년 6월 준공된 봉안각에는 현재 2천7위의 호국영령 위패가 봉안돼 있다.

한편 국방시민연대는 동북아 등 국제평화를 지향하고 내부적으로는 부국강병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시민운동 전개 등을 목적으로 지난 2월 7일 대전에서 발기했으며, 경남국방시민연대는 지난 2일 발족식을 가졌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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