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동유럽 최초 흑인시장 탄생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대석 자유기고가

지난 24일 치러진 슬로베니아 선거에서 최초로 흑인 시장(市長)이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과거 남유럽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속했던 나라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수도는 류블랴나이고 인구는 200만 명의 나라이다. 유럽 연합과 나토 회원국이다.

슬로베니아는 슬라브족 나라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이다. 2009년 1인당 GDP는 2만4천417 달러이다. 83%가 슬로베니아인이고, 소수민족으로는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보스니아인, 헝가리인, 알바니아인, 이탈리아인이다. 국민 대부분이 백인이고, 거리에서 보이는 흑인은 대부분 관광객이다.

슬로베니아 최초의 흑인 시장을 탄생시킨 도시 피란(Piran)은 슬로베니아 남서부지방에 위치해 있다. 아드리아 해의 피란 만에 둘러싸인 이 도시는 인구가 1만7천 명으로 관광이 주된 수입원이다.

최초 흑인 시장이 된 피터 보스맨(54)은 '피란의 오바마'로 알려져 있고, 아프리카 가나 태생의 의사이다. 그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에 슬로베니아로 의학공부를 위해 유학을 온 후 정착하게 되었다.

사회민주당에 소속된 그는 피란 시의원을 역임했고, 이번 선거에서 51.4%를 득표함으로써 현 시장 토마즈 간타르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되었다.

선거 유세에서 그는 전기 자동차 도입, 부족한 상점 문제 해결을 위한 인터넷 쇼핑 활성화, 관광 진흥을 위한 공항과 골프장 유치 등을 공약하면서 시민들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선거 유세 동안 인종문제에 대한 이슈가 일어나지 않았고, 시민들은 그를 흑인으로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그의 시장 당선은 비백인 정치인을 선택할 만큼 슬로베니아 사회가 성숙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국어인 슬로베니아어를 능숙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그는 앞으로 자신의 언어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 말했다. 동유럽에서 최초로 흑인 시장에 당선된 그가 임기 중 어떤 성과를 거둘지 벌써 국내외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빌뉴스(리투아니아) chtaesok@hanmail.net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