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에 새 문화예술 창작공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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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도심 문화예술 창작공간 또따또가. 부산일보 DB

서부산권에 새로운 문화예술 창작공간이 생긴다. 설치 미술작가 창작공간으로 특화할 예정인데, 전국에서 유일하다.

부산시, 부산문화재단, 사하구청은 "사하구 다대동 체육공원 부지에 문화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을 건립한다"고 9일 밝혔다. 가칭 '홍티 아트센터'다. 총 예산 17억 원을 투입해 6천781㎡ 부지에 짓는다. 창작공간은 올해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첫 단계로 부산문화재단은 건축 설계를 현상 공모한다. 오는 15일까지 업체의 응모를 받고 다음 달 16일까지 건축 설계 작품을 접수할 예정이다. 당선작을 출품한 업체에게 기본 실시설계 용역권을 준다.

다대동 체육공원 일대 '홍티아트센터' 신설
설치 미술작가 전문공간 특화 올 연말 완공


가칭 '홍티 아트센터' 건립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건립 논의는 이렇게 시작됐다. 서부산권의 대표적인 문화창작공간이었던 '아트 팩토리 인 다대포'가 지난해 5월 문을 닫은 게 계기가 됐다. 아트 팩토리는 지난 2008년 12월 서봉리사이클링이라는 업체로부터 대지를 무상으로 받아 건립했다. 문화예술공간이 부족한 서부산권에서 아트 팩토리는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서봉리사이클링이 경영난을 겪는 바람에 아트 팩토리는 창작공간을 비워줘야 했다. 업체 측이 땅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부산시와 사하구청은 이를 안타깝게 여겼다. 아트 팩토리는 적극적인 문화예술활동으로 공단 지역의 삭막한 분위기를 바꿨기 때문이다. 주민 밀착형 문화사업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는 지원을 추진했다. 임대 보증금, 연간 임대료, 운영비로 예산 17억 원을 책정했다. 서봉리사이클링과 임대 계약을 맺고 아트 팩토리를 상주시키기 위해서다. 일을 추진하던 중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발견됐다. 서봉리사이클링이 해당 용지를 담보로 은행 융자를 받은 것이 확인됐다. 일이 잘못되면 예산을 날릴 판이었다. 부산시는 지원을 접어야 했다.

부산시는 예산 17억 원을 부산문화재단으로 넘겨 활용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 사하구청 관계자는 수시로 회의를 열어 서부산권 창작공간 건립을 추진했다. 최근 사하구청이 소유한 다대동 체육공원 대지를 내놓아 창작공간사업이 최종 확정됐다.

가칭 '홍티 아트센터'는 설치미술작가 전용 창작공간으로 조성된다. 차재근 부산문화재단 기획실장은 "설치 미술이 인근 무지개공단이나 체육공원과 잘 어울리는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단이나 체육공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섬유, 돌, 나무, 철재는 설치 미술의 주요 재료다. 새로운 창작공간의 건축 설계를 현상 공모한 것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로 만들기 위해서다. 차 실장은 "서부산권 특유의 생태와 환경을 결합한 창작 공간을 짓기 위해 설계 공모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칭 '홍티 아트센터'에는 창작 스튜디오, 공동작업장, 커뮤니티 공간, 휴게실과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설치 미술 작가가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스형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부산문화재단 측은 "새로운 예술 창작공간은 서부산권 지역민의 문화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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