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거품뇨 나오면 콩팥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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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의 건장한 학생이 심각한 표정으로 "요즘 소변에서 거품이 많아요. 앉아서 볼 때는 괜찮은데, 서서 하면 거품이 납니다. 거품뇨가 나오면 콩팥이 안 좋다고 하던데 괜찮나요"라고 묻는다.

거품뇨는 소변에 비정상적으로 거품이 섞여 나오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서는 소변에 거품이 많지 않고, 있어도 곧 사라진다. 그러나 거품이 지나치게 많거나,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거품뇨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거품이 많은 소변을 보면 단백뇨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각종 신장병을 걱정한다. 소변에 단백질 성분이 많아지면 거품이 잘 생기지만, 거품뇨가 항상 단백뇨는 아니다.

소변 후 변기에 고인 거품은 대부분 생선, 육류, 닭고기 등에서 섭취한 단백질 중 '뮤코프로테인'이란 성분 때문. 이것이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채 소변을 통해 배설돼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서 거품이 발생된다.

수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거나, 아침 첫 소변처럼 농축된 상태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바로 거품이 없어진다. 소변 속도가 빠르거나, 변기와의 낙차가 커도 거품뇨가 심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한두 번에 그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신장에 심각한 병이 없어도 정상적으로 소량의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에도 거품뇨가 나타날 수 있다. 격렬한 운동 직후, 체열, 오후에만 단백뇨가 나오는 기립성 단백뇨, 요로감염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 일시적이며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종일, 수 주 이상 지속된다면 소변검사를 포함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하루 300㎎ 이상으로 실제 의미 있는 단백뇨는 진행된 당뇨병이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거품뇨가 보인다면 무작정 콩팥에 대한 고민보다 식습관, 지속 정도,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판별해야 한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배은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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