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38> 신불산 아리랑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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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바위벽! 내가 너를 호령하마

깎아세운 절벽,그것도 수십m 높이에 이르는 수직의 바위벽. 사람으로선 도저히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그 절벽을 거미처럼 타고 올라가 마침내 그 꼭대기에 섰을 때의 기분이 어떠할까. 감히 말하건데 직접 올라본 바위꾼이 아니면 그것을 알 수도 없고 가늠조차 하기도 힘들다. 이번에 소개하는 신불산 아리랑리지 코스는 바위꾼의 그 기분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기 위해 기획했다. 아리랑리지는 영남알프스 신불산(1159.3m)과 영축산(1081m) 사이 동쪽에 있는 한 지릉의 바위지대로 주변의 쓰리랑리지,에베로리지와 함께 바위꾼들의 기술등반 훈련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이번 코스는 바위꾼들이 오르는 암벽길이 아니다. 암벽등반 후 도보로 내려오는 하산로를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다. 그 때문에 조금은 거칠고 힘이 들지만 암릉상의 전망대를 두어군데 올라볼 수 있어 감동이 남다르다.

테마산행도 곁들였다. 삼국시대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단조산성(丹鳥 혹은 端照)을 한바퀴 둘러본다. 산성은 신불평원의 일부분을 서쪽에서 감싸며 영축산 서쪽의 날등을 잇는 석축이다. 임진왜란 때는 조선군이 주둔하며 가천벌에서 왜군과 교전하였다고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코스는 아리랑리지로 올라 단조산성을 둘러본 뒤 영축산 동남쪽의 지산리로 내려오는 것으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가천버스정류소를 기점으로 해서 장제마을~배 과수농가~금강폭포갈림길~아리랑리지~주능선길~단조산성~이정표사거리~영축산~암봉~간이매점~본지산마을(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순이다. 걷는데만 4시간쯤 걸리며 휴식을 포함한다면 5시간30분 안팎이 예상된다.

산행들머리인 가천정류소는 지하철 명륜동역 옆 정류소에서 언양행 12번 버스를 타면 통도사와 삼성SDI를 지나 작천정 가기 전 삼거리에 닿는 곳이다. 버스에서 내리면 맞은편에 한일주유소와 진영상회가 있다. 산길로 향하는 길은 주유소와 가게 사이 좁은 길로 열려 있다. 그 길을 따라 조금 가면 다시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장제마을 뒤편 '연수시설' 가는 길은 바로 이 길로 연결된다. 진영상회에서 왼쪽의 갈림길까지 10여m 남짓. 갈림길로 접어들어 '강남빌라'가 보여 참고한다.

강남빌라를 지나 심천지를 왼쪽으로 끼고 산쪽으로 올라가면 곧 장제마을이다. 마을 입구 공터에서 왼쪽(녹수가든 왼쪽) 길을 따르면 가천마을에서 삼성SDI로 이어지는 우회도로로 올라서게 된다. 연수시설로 가는 길은 이 도로에서 다시 왼쪽으로 조금 가서 만나는 계곡 오른쪽의 시멘트 길로 이어진다. 이후 길은 오름길로 좇아가면 연수시설을 지나 과수농가에 닿게 된다. 버스정류소에서 농가까지 30분 소요.

과수농가를 왼쪽으로 돌아가면 갈림길이 또 나온다. 왼쪽은 군 사격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물론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군부대에서 등산로 표지판으로 유도하고 있는 오른쪽 길을 따르면 된다.

금강폭포 갈림길을 가리키는 키 작은 철제 이정표(흰색)는 방화선(임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있다. 아리랑리지는 이 이정표의 신불산(오른쪽) 방향으로 올라서야 한다. 과수농가에서 이정표까지 15분 소요. 이후 길은 오름길을 따라 가면 아리랑리지 초입까지 별 어려움이 없다. 30분 소요.

아리랑리지 하산길은 리지에 닿기 전 만나는 너덜(돌이 많이 깔린 비탈)에서 오른쪽으로 숨겨져 있다. 너덜을 건너기 직전 오른쪽 사면을 잘 찾아보면 희미한 길이 보인다. 이 길을 놓쳐 아리랑리지가 시작되는 하단부 전망대까지 갔다면 너덜로 되돌아와야 한다.

너덜 오른쪽의 경사길을 올라가면 층계를 이루며 하늘로 치솟아있는 아리랑리지의 장관을 만난다. 바위 몇 곳에 올라가보면 까마득한 바닥 아래로 꽂히는 짜릿한 고도감을 맛볼 수 있다. 너무 위험한 곳은 오르지 않고 산행도중 바위꾼을 만난다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 리지 초입에서 상단부까지 30분.

상단부 오른쪽에 난 길을 이어가면 10분쯤 지나 주능선에 닿는다. 등로는 여기서 왼쪽(영축산)으로 꺾인다.

단조산성 시작점은 영축산쪽으로 10분쯤 가다 만나는 조그만 돌탑(무더기)에서 20m 전방의 펑퍼짐한 봉우리 오른쪽에 있다. 잡목에 가려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 주릉길의 내리막이 시작되는 직전인 점도 참고한다.

단조산성은 길이 따로 없다. 그저 석축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군데군데 불안정한 돌이 많아 걸음걸이를 조심해야 하고 일부 구간에선 잡목을 헤쳐 나가야 한다. 전설 또는 신화로 스러진 산성과 그에 깃든 사연들을 상기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다소곳한 모습의 꽃을 군데군데 피워 놓은 함박(산목련)은 이 코스의 숨은 매력이다. 산성 초입부터 물이 나는 돌탑군까지 10분,다시 영축산~시살등 주능선 상의 이정표사거리(비로암 갈림길)까지 30분 소요.

이정표사거리에 닿았다면 비로암 방향으로 20m쯤 내려간 샘터도 찾아볼 만하다. 사철 물이 마르지도 않거니와 물맛이 특히 좋기로 이름났다.

등로는 샘터에서 이정표사거리에서 되돌아 나와 영축산 방향으로 30m쯤 올라가다 좋은 길을 버리고 오른쪽의 좁은 길로 이어진다. 단조산성 마지막 부분으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곧 조망이 터지는 바위지대에 올라서게 된다.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이 여간 아니다. 이런 풍광은 영축산 조금 못미친 지점까지 이어진다.

하산은 영축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쑥 빠져나간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나간다. 정상 이정표의 '지산 환타지아' 방향을 따르면 된다. 암봉은 경부고속도로에서 보면 불쑥 튀어 나온 턱 부분으로 조망이 압권이다. 암봉까지 갔다면 되돌아 나와 우횟길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암봉까지 5분.

암봉을 돌아나가면 5분쯤 걸려 안부에 닿게 된다. 동릉갈림길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직진은 동릉 방향. 다시 7분쯤 가면 샘터에 닿고 또 5분쯤 더 가면 간이매점으로 연결된다. 여기서부터가 임도다. 등로는 임도를 따라 가도 되지만 사잇길을 이용해도 괜찮다. 하지만 매점에서 20~30분 걸려 만나는 이정표(방기리 갈림길)에 닿게 되면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의 갈림길로 내려서야 한다. 임도는 낙동정맥길로 이어져 다른 길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12분쯤 가면 뚜렷한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도 오른쪽의 길로 가야 한다. 왼쪽은 취서암쪽이다. 갈림길에서 10분쯤 가면 버스 종점인 지산구판장이 나온다. 산행안내 위크앤조이 레저팀 051-461-4161,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 참고=신불산과 영축산의 높이는 최근에 수정된 지리정보원 발행 2만5천분지1 지형도에 따랐고 리지(Ridge)는 지붕 용마루로서 산의 능선을 말하는 것이 원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암릉,즉 바위로 이어진 능선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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